(사진, 세바시 강연 中)
출근길, '세상을 바꾸는 시간', 오늘 올라온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의 강연을 들었다. 강연을 듣고 강연자를 검색하니 68년생이었다. 나보다 1살 위다. 동시대의 지식인의 강의를 들으면서 내 삶을 돌아보았다. 강연 시작 전의 예고에서 그는 월요일에는 발레, 금요일에는 피아노를 배운다고 했다. 내 귀를 쫑긋 하게 만들었다. 나는 올해부터 화, 목 저녁에는 상담대학원 수업을 듣고 있어 나의 다른 'want'들은 잠 재우고 있었다.
올해 작은 아들까지 대학에 입학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가 상담대학원 입학이었다. 개인 PT, 바이올린 레슨, 경제 관련 온라인 강의 수강, 그리고 강연자처럼 발레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우선순위를 두었던 것은 은퇴 후의 밥벌이, 또는 놀거리를 준비하자는 마음이었다. 막상 상담대학원에 입학을 하니, 내가 원하는 것이 충족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상담이 은퇴 후의 밥벌이가 되기 위해서는 수련, 슈퍼비전, 시험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한다. 과연 그만큼 내가 원하는 것인가?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등록금을 내었기에 '이번 학기는 빠지지 말고 강의를 듣고 제때 과제를 내자'가 지금의 목표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더 알아가는 과정이 재밌기도 하다. 내가 원하는 건 재미인가?
2024년을 맞이하며 PDS 다이어리를 샀다. 20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지닌 유튜브채널 '스터디언'에서 지속적으로 홍보를 했기에 나도 갓생에 대한 'want'가 있었다. PDS 다이어리 관련하여 동기를 부여하는 오픈채팅에도 들어갔다. 그러나 작심 일주일이라고나 할까? 매일을 꽉 차게 살기가 어려웠다. 갓생의 이유가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짐작할 뿐이다. 2월에는 세바시 강연가 중 오현호 파일럿의 <굳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돈을 내야 끝까지 하게 될 거라 생각하고 입금부터 했다. 21일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일들을 의미를 두고 굳이 했다. 일주일간 새벽 5시 기상을 해보니 PDS 다이어리도 다시 쓰게 되고, 아파트 헬스장에서 '런데이' 앱을 활용하여 달리기도 했다. 충만감이 있었다. 그런데 일주일 후, 입술에 포진이 생겼다. 열심히 연고를 바르고 곧 나았지만 일주일 후 다시 입술포진이 생겼다. 새벽 5시 기상을 멈췄다. 연이어 아침 운동, 책 읽기, 글쓰기도 멈춰졌다. 21일 이후 자체적인 굳이 프로젝트 작가님들과의 오픈채팅도 눈팅으로 바뀌었다.
브런치 구독작가인 실배 작가님을 통해 라라크루를 알게 되었다. 브런치에 글을 일주일에 두 번은 올려야지 생각했었는데, 혼자이면 어렵겠지만 여럿이면 그래도 같이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라라크루 글쓰기 모임을 신청했다. 내가 원하는 건, 글을 쓰는 것이다. 왜 글을 쓰고 싶을까? 그 이유를 찬찬히 생각해 본다.
첫째, 약속을 지키고 싶다.
두 아들이 어렸을 때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때론 잠들기 전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준 적이 있다. 아이들이 재밌어했다. "아빠가 동화책 쓸 거야" 말하면 아들들은 기대의 눈빛으로 바라보곤 했다. 그런데 아무 소식이 없자, 종종 "아빠, 언제 책 나와?" 물었다. 그랬던 두 아들이 모두 성인이 되었다. 책이 출간될 때까지 써보련다.
둘째, 중학교 때 국어선생님의 칭찬을 잊지 못해서다.
"지수야, 네 글은 남다르구나. 고등학교에 가서도 꼭 글을 쓰렴" 그러나 고등학교 때는 글을 쓰지 않았다. 매일 중창단 동아리 연습에 푹 빠져 있었다. 퇴직하신 선생님에게 내가 쓴 책을 선물해드리고 싶다.
셋째, 나를 위해서다.
글쓰기는 오늘을 의미 있게 살았다는 충족감을 준다. 내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며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하는 나를 기대한다.
넷째,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
가족 간의 갈등, 자살충동, 공황장애, 다양했던 직업 등의 경험자로, '상처 입은 치료자'까지는 아니어도 독자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
#라이트라이팅 #라라크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