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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 삼거리에서 Jan 08. 2020

가매기 사용 설명서

작가 소개


[부제 : 40여 년만에 만나는 고교 반창을 위한 자기소개서]




본 사용 설명서는 단 한 줄이면 충분하다.
그냥 편하게 써라.

조금 궁금하면 처음과 마지막 세 개씩만 보시라.


무릇 사용 설명서란 무료할 때나 변기에 앉아 느긋하니 쪼아 보면 제격이다. 
과연 그렇다면 그리 하시라.


자, 출발이다.


가매기 삼거리 옛집에 귀소 해서 누구나 먹는 치킨집 한다.
그러니 부담 말고 치킨집 간다 생각하고 언제든 오시라.
다만 치킨 한 마리는 내가 쏜다. 


꿈이 있다.
그러니 같이 꿈꾸자.
다만 소박한 거다.


맘이 열렸다.
그러니 맘 놓고 대해라.
대신 상처는 주지 말자.


착하다. 
그러니 편하게 써라.
대신 망가뜨리지만 말아다오.


정이 많다. 
그러니 터치하라.
다만 봇물처럼 터질 수 있다.


가슴이 뜨겁다.
그러니 온기를 가져가라. 
대신 따스한 게 좋아서 만날 때마다 껴안는다.   


잘 웃는다.
그러니 좋은 일 있으면 연락해라.
대신 내 좋은 일도 좀 들어 다오.


울 때 운다.
그러니 울고 싶으면 서슴없이 불러라.
다만 내가 더 울 수도 있다.


작은 거에 감동한다.
그러니 친절하면 고맙겠다.
대신 먼저 친절하다.


떠벌이다.
그러니 한마디 하면 세 마디 들어야 한다.
대신 싫어하면 중단한다. 



10



이야깃거리를 좋아한다.
그러니 입 근질거리면 찾아라.
다만 캐물을 수 있다.


호기심이 많다.
그러니 어린애로 생각해라.
다만 마음만 어리다.   


엉뚱하다.
그러니 돈키호테인가 보다 해라.
아님 반쯤 미친 녀석 같아 보인다.
 


짓궂다. 
그러니 불편하면 즉시 말해라.
다만 악의는 없다.


나댄다. 
그러니 총대 멜 일 있거든 내세워라.
다만 총알을 대신 맞으니 감안해라.


고아다.
그러니 부모 가시거든 불러라.
다만 두 번 절보다 생전에 큰 절 한 번 하게 해 다오. 


3남 3녀 중 장남이다.
그러니 책임감이 확실하니 멀 맡겨도 안심해라.
다만 손해 봐서 장 자리는 꺼린다.  


아부지는 나를 한없이 사랑하셨다.
그러니 내게 아부지 자랑함 맞질 게다. 
다만 너무 일찍 가셨다. 57세, 내 나이 28세 때.
그 후 늘 어무이도 60 좀 넘으면 가시겠구나 두려웠다.


어무이도 나를 가없이 사랑하셨다.
그러니 어무이 자랑은 해도 될 기다.
다만 생각보다 오래 사셨다. 86세에 가셨다.


두 분은 평생 서로 사랑하셨다.
그러니 부모 간 사랑은 언급을 않는 게 남는 게다.
다만 어릴 적에 명절날마다 연례행사로 대판 정기전을 벌였다. 
설날과 추석. 
아부지는 이날만큼은 쉬자고, 어무이는 대목이니 절대로 안 된다고.



20



사랑으로 범벅된 집이었다.
그러니 내게 천국을 말하지 마라.
다만 그땐 그걸 몰랐다.


두 분 다 유언 없이 평안히 가셨다.
그러니 드라마처럼 유언장이나 숨 몰아쉬며 마지막 말을 남기는 건 꼭은 아니다.
대신 어릴 때 늘 말씀하셨다. 
장남이니 동생들 잘 돌보라고.



-- 아부지, 어무이 생각하니 울컥한다. 쉬어 가자 --



2남에 마눌은 여섯 살 어리다.
그러니 내 앞에서 마눌 자랑 마라.
다만 요즘 밤 일이 좀 딸린다.


자식, 아내를 참으로 사랑한다.
그러니 사랑도 학습인가 보다.
다만 부모 두 분간이든 두 분이 내게든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다. 


지금의 나는 질풍노도의 고교 때 봤던 내가 아니다.

그러니 지금의 나로 보아 주라.

대신 나 또한 지금의 너로 보겠다.


친구에 굶주렸다.

그러니 친구가 필요하면 신호만 다오.

다만 돈은 빌려 달라 마라.


친구가 궁금하다.

그러니 살아온 얘기 좀 들려다오.

대신 공감할 자세가 되어 있다.


친구 자랑에 목마르다.

그러니 실컷 말해 다오.

다만 커피 값은 내라.


친구라면 하루가 아깝지 않다.

그러니 적적하거든 불러라.

대신 오롯이 둘이면 더 좋다.


추억이 고프다.

그러니 추억이 그립거든 툭 건드려라.

대신 같이 빠져들 각오 하라.



30



존경할 만한 친구를 갈망한다. 

그러니 존경받기 쉽다.

다만 기준은 친절, 배려, 봉사다. 


친구 부고장은 싫다.

그러니 보내지 마라. 

다만 절 할 때 주책없이 울지 않게 정 너무 주지 마라. 


우리 아들, 딸이다.
그러니 주저 말고 청첩장 보내라.
다만 머리가 굳어 이름은 잘 기억 못 한다.


우리 손주다.
그러니 돌잔치 자리가 비거든 나로 채워라.
대신 손주 한 번 안게 해 다오.


긍정적이다.
그러니 비관되면 찾아라.
다만 소주는 내가 산다.


보람, 가치를 중시한다.
그러니 보람 있는 일 가치 하자.
다만 작게 하자.


동행하고 싶다.
그러니 어디든 같이 가자.
다만 무릎이 시원찮아 악산은 중간만 간다.


술이 약하다.
그러니 권하되 알아서 먹게 두자.
대신 분위기는 띄운다.


2차, 3차는 더 좋다.
그러니 데리고 가라.
다만 비싼 데는 부담된다.


노래방도 좋다.
그러니 함께 가자.
다만 도우미는 돈이 아깝다.



40



추억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그러니 같이 듣자.
다만 팝송은 약하다.


궁금증이 많다.
그러니 먼저 물어봐라.
아님 꼬리를 물고 물어볼 수 있다. 


상상을 즐긴다.
그러니 허황돼 보일 수 있다.
대신 다 들어 보면 어떤 건 그럴듯하다.


생각 놀이를 즐긴다.
그러니 같이 놀자.
대신 쉬운 거다. 
60세 한 바퀴 돌면서 소회, 안목, 화두 
머 이런 거다.


여러 갈래다.
삶이란, 한 줄 개똥철학, 인생 비망록, 청춘 비망록, 말이란.
그러니 같이 썰 풀자.
다만 가지를 더 칠 거 같다.


글쓰기를 즐긴다.
그러니 글 속에서 나랑 100년만 더 살자. 
대신 술 옴팡지게 사라.


기록하고 싶어서 쓴다.
그러니 기억되고 싶거든 잘 보여라
다만 내 언어로 한다.



한 줄기다.
과거 응답하라 1968, 현재, 그리고 그 사이다.
그러니 우리 세대 얘기다.
다만 쓸 시간이 부족하다.


대개 경험이다.
그러니 알 만한 거다.
다만 글의 형식을 빌었을 뿐.


책은 거의 안 읽는다.
그러니 머든 좋은 글귀 좀 카톡 보내다오.
다만 먼저 공감한 거.



50



빠칭코를 재미로 즐겼다.
그러니 강원랜드 가자 유혹 마라.
다만 일 년에 한두 번 했고, 마지막은 십 년쯤 되었다.


로또 언젠가 1등 20억 된다.
그러니 그때 크게 함 쏜다.
다만 달라면 안 준다.


군대 바둑 6급이다.
그러니 몇 점 깔고 두어줄 순 있다.
다만 안 둔지 30년 었다.


붕어 낚시 좋아한다.
그러니 바다낚시 처음 데려가다오.
다만 둘 다 낚시 도구는 없다.


수영한다.
그러니 물놀이 함 가자.
대신 내가 어릴 때 개발한 강 건너기용 측영법 가르쳐 준다.


테니스 채는 잡아 봤다.
그러니 정 아쉬우면 쳐줄 수 있다.
다만 게임의 룰이 가물가물 한다.


기타 줄도 퉁겨 봤다.
그러니 코드를 모르거든 음을 논하지 마라.
다만 아는 코드가 넷 정도뿐이다.
C, Am, Dm, G7


고스톱, 육백, 민화투, 훌라, 포카 친다.
그러니 같이 시간 보낼 수 있다.
다만 하수다.


태권도 유단자다.
그러니 물로 보지 마라.
다만 안 한지 45년 되어 물 맞다.


소파에 누워서 유선 테레비 영화 즐겨 본다.

그러니 같은 과면 스토리 탄탄한 영화 몇 편은 소개해 줄 수 있다.

다만 잘못 고르면 허탈해서 주로 무료만 튼다.



60  반 왔다. 우아아아아



갱 영화가 젤 재미있다.

그러니 대부 시리즈 다시 함 봐라. 

다만 하도 보니 뻔해서 범죄, 스릴러로 넘어갔다.


앤디 가르시아 걸음걸이가 멋있다.

그러니 전성기 때 그 자 함 봐라.

다만 지금 따라 하면 애들이 보고 웃을 거다.  


무교다.

그러니 어떤 종교도 좋다.

다만 포교는 말라.


불교는 깨우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니 법어는 전해주길 바란다.

다만 7일마다 7번 재판받는 사후 세계관은 믿기지 않는다.


젊어 한때 방황기에 도꾸였다.

그러니 흑역사 말해줘도 된다.

대신 품위 떨어지니 내 건 묻지 마라.

깡패나 하는 짓거리다. 

철없던 시절이다.


무역학과에서 영문과로 갈아탔고, 부전공으로 경영학을 했다. 회계학은 혼자 파 봤다.

그러니 깊이는 없어도 웬만한 대화는 될 거다.

다만 우리 나이면 다 문과니 별것 없다.


LG 십 년 다녔다.

그러니 고달픔을 이해한다.

다만 난 너무 재밌었다.


생각과 달라 사표 썼다.

50대 초에 그룹 대표 회사의 사장돼서 10년간 폼나게 키워 볼라 했는데,

60세나 되어야 사장해 먹을까 말까라 판단했다.

그러니 구조 조정된 거라 오해 말라.

대신 37세에 스스로 사장됐다. 


더 배울 게 없어서 사표 썼다.

그러니 건방진 거다. 

다만 은행에 돈 빌리러 다니는 재무는 못 해 봤다.


어머니 모시고 함께 살려고 사표 썼다.

그러니 어쩜 바보다.

대신 자연스레 고향에 눌러앉게 되었다. 

복 받은 거다.



70



사표 쓰니 그룹서 미래 경영자로 선정되었다고 당장 복귀하란다.  

그러니 신문 지면에서 내 이름 석 자 볼 뻔도 했다.

다만 당장 이 계급 특진이냐 연봉 두 배냐 택일하라 조건 거니 깨갱 꼬랑지 내리더라.


대기업이나 구멍가게나 사장은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나보다 높지 않으면 어깨에 힘 빼자ㅋ

대신 스케일이 다른 건 뻔히 안다.


업종을 다섯 번 바꿨다.

그러니 은퇴 후가 걱정되면 들러라.

다만 동업은 사절이다.


3조 벌려다 좀 번 거 다 날렸다.

그러니 3조 아니면 돈 자랑 말라.

다만 땅 가진 거 있냐 묻거든 빼지는 마라.


딴엔 무혈 혁명을 시도했다. 

인터넷 유통 혁명.

그러니 혁명가로 불러다오.
다만 혁명이 으레 그렇듯이 예상대로 실패했다.


거액 빚더미에 영혼까지 털렸다.
그러니 혹 실패하거든 마지막에 날 찾아라.
대신 짜장면 200그릇 값 100만 원은 준다. 물론 갚지 않아도 된다.


짜장면 한 그릇이 소중한 줄 안다.
그러니 짜장 함 같이 먹자.
대신 계산은 내가 한다.


10년 걸려 빚 다 갚았고 약간 재산은 있다.
그러니 영 없는 건 아니다.
다만 당장은 생활비가 좀 부족하다.


과정이라 생각했으니 좌절은 없다.
그러니 동정은 사양한다.
다만 공감은 고맙다.


사업에서 차별화를 최고의 가치로 친다.
그러니 창의, 역발상, 발상의 전환이 있다면 같이 토의해 보자.
다만 실제 사업은 위험하니 재미 삼아다.



80



새로운 시도를 즐긴다.
그러니 고생을 사서 한다고 보면 맞다.
대신 보상은 짜릿하다.


안정보다 변화를 선호한다.
그러니 먼 당인지 알쥐?
다만 논쟁은 피한다.


어떻게보다 왜가 우선이다.
그러니 뿌리까지 파헤친다.
다만 첨에 시간이 좀 걸린다.


그다음 어떻게다.
그러니 개선이나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다.
다만 생소할 수 있다.


지시받는데 익숙지 않다.
그러니 협조를 구하는 편이 낫다.
대신 알아서 두 배 몫 한다.


시킬 때는 세심하다.
왜, 얼마나, 어떻게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니 꼭두각시 느낌이 들 수 있다.
대신 잘 따라 주면 서로 뿌듯하다.


상류층 가볼래다 못 갔다.
그러니 누구든 그쪽 세상 얘기라도 들려다오.
다만 부러워하는 건 아니다.


돈 벌면 부가티 베이론을 가족 수만큼 4대 사려 했다.
그러니 썩 괜찮은 차 사면 시승 함 하자.
다만 지금은 똥차 된 BMW밖에 못 몬다.


오린지 색 두건 두르고 노랑 람보르기니 새 차 몰고 치킨 배달이 꿈이다.
그러니 원하면 태워 주겠다.
다만 쪽 팔릴 거다. 


돈에 미친 거 아니다.
그러니 속물이라 속단 말라.
대신 게임으로 즐긴다.



90



혹 큰돈 벌면 멋지게 쓸 거다.
그러니 큰돈 벌게 기원해 다오.
다만 이번엔 돈보다 세월을 투자해 본다.


나이 들어 거시기가 시쭈구리하다.
그러니 기죽지 말고 날 보고 살아라.
다만 끼는 아직 빳빳하다.


대머리다.
그러니 머리숱 하나로도 나를 압도한다. 
다만 겨울에 모자 쓰는 건 추워서지 가리는 거 아니다.


나이보다 15년은 늙어 보인다.
그러니 젊어 보이고 싶다면 나를 끼워라.
다만 동생, 심하면 아들로 오인받는다.


비후성 비염과 축농증 수술만 평생 세 번 했다.
그러니 동병상련 궁금하면 물어봐라.
다만 후각을 잃어 냄새를 못 맡는다.


오른 어깨에 오십견인가를 접시 8자 돌리기로 일주일 만에 고쳤다.
그러니 팔이 안 올라가면 당장 날 찾아라.
다만 치킨 한 마리 주문해야 한다.


공복 혈당 수치가 145다.
그러니 당뇨반 만들고 첫 모임은 종로 스타벅스에서 갖자.
다만 주문은 설탕 없는 아메리카노로 통일한다.


B형이다.
그러니 B형 반도 하나 만들자.
다만 1기 반장은 젤 키 작은 친구가 하자.


키 174.5cm, 키 작은 순으로 우리 반 61명 중 번호 58번, 체중 71kg이다.
그러니 나 만날 때 셋 빼고 키 높이 깔창 깔아라.
다만 자식들에서는 중간이라 맥 못 춘다.


푸시업 45년 했다.

그러니 내 앞에서 웃통 벗지 마라.

다만 복근은 시원찮다.



100



아무거나 잘 먹는다.

그러니 묻는 척만 하고 먹고 싶은 거 시켜라.

다만 50 넘으면서 우유가 소화 안 된다.


가문의 전통이 둘 있다.

목욕탕서 이태리 타월 사용법과 군 백 키로 행군 시 솔잎의 용도다.

그러니 가문의 전통을 만들어 보자.

대신 두 개 알켜 주었으니 하나는 들려 다오.


육군 병장이라 말이 걸다.

그러니 이해해 다오.

다만 순화하려 애쓴다.


대통령 특별 관심 사병이었다.

그러니 대통령 아님 까불지 마라.

대신 원 없이 매 맞았다.


최전방 철책 GOP서 30개월 꼬박 채우고도 일주일 더 했다.

그러니 면제, 방위, 공보의는 술 사라.

다만 걸은 안 바란다.


문무대 두 번 가고도 군 2개월 감축 혜택 못 받았다.

그러니 언젠가 나라에서 보상해 줄 끼다.

다만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미안하다고.


길치다.

그러니 내 차 조수석에 앉거든 일러 다오.

다만 그래도 한 번쯤은 길을 지나친다.


안전 운전한다.

그러니 내 차 타거든 뒷 좌석도 안전벨트 매라.

다만 브레이크를 꽉 밟아 덜컹한다.


맞은편에서 깜빡이등 안 켜면 어디선가 뒤질 거라고 저주한다.

그러니 웬만하면 좌우 회전 시 점등하자.

대신 선진 시민으로 인증한다.


예의가 바른 편이다.

그러니 무례하지 않으면 좋겠다.

대신 먼저 무례 안 한다.



110



세상에서 바퀴벌레가 젤 무섭다.

그러니 겁 줄라면 바퀴벌레를 얼굴에 갖다 대라.

대신 사람은 두렵지 않다.    


테레비에 함 나오는 게 꿈이다.

그러니 나갈 때 꼭 함 델꼬 가다오.

대신 방청석에 앉을 테니 PD에게 얼굴 좀 크게 잡아 달라 해 주라.


제멋대로 살아 후회는 없다.

그러니 그냥 냅두자.

대신 신세는 지지 않는다.


한 번 살면 족하다.

그러니 남은 인생 같이 즐겁게 살자.

다만 시간이 많지 않으니 아끼자.


내 부고는 알리지 않을 게다.

장례는 가족, 친지만 불러 오붓하게 치르고 싶다.

그러니 영원한 이별 전에 웃는 얼굴이나 함 보자.

다만 친구 하나만 눈물을 훔쳤으면 좋겠다. 뒤돌아서서.


혹 날 보러 오거든 아직 숨은 붙었을 거다.

그러니 죽음의 부의는 하면 안 된다. 

아마 제대로 먹지 못할 터, 약 오르니 암 것도 사 오지 마라.

다만 편의점서 천 원짜리 삼립 크림빵 한 개만 사와라. 

길 오느라 출출한데 밥 한 끼 대접 못 하고, 

우리 추억이자 마지막 만찬이니 쪼개서 나누어 먹자. 

나는 한 조각 크림 맛이나 보마.


비석에 '잘 놀다 간다'라고 새기고 싶다.

그러니 같이 잘 놀자.

다만 어쩌다 내 글 보고 그리워하면 좋겠다.




<사용상 주의 사항>



딱 하나다.


벽이 막아 서면 피가 끓는다.

돌아가지 못 하고 타 넘거나 깨부순다. 기질이다.

그러니 막지 않으면 고맙겠다.

다만 바른 길을 간다.


머든 과용, 남용하면 안 좋다.


아껴 쓰자.



119  헥헥헥 완주다. 



사용법이 쉬울 줄 알고 시작했는데 119다. 가끔은 필요하단 뜻이다.


역시 난 떠벌이다. 가지 뻗기 들어가면 한도 끝도 없으니 이만 하자.
너무 길어 사용 안 할까 살짝 걱정된다. 모두에 말했듯이 가매기 사용법 별 거 아니다. 단 하나다.
그냥 편하게 써라. 
모르는 건 직접 묻든지, 친구들이 사용하는 거 보고 대충 따라서 쓰면 된다.



옜다, 먼길 달려왔으니 재미 보너스! 



당신은 채용 결정권을 가진 대기업 사장이다. 자기소개서 회사 양식을 무시하고 '가매기 사용 설명서'를 제출한다면 이따구 인간을 채용하겠는가?


1. 채용 안 한다.
2. 채용한다.


취업 대상 자녀에게 'OOO 사용 설명서'를 작성해서 과감하게 제출하라 권할 의향 있나?


3. 없다. 미친 짓이다.
4. 있다. 효과 볼 거 같다.


어차피 수십 개 취업 원서 쓰레기통 들어가고, 천하의 서울대 경영학과도 취업 못 하는 경우가 있는 현실.

두어 번 시도해서 손해 볼 일 있나? 

사용 설명서 자체가 창의, 도전 정신에 유머 감각까지. 기업이 강조하는 인재상 아녀?

구글에 넣으면 합격할 듯.

가만, 내가 함 지원해볼까? 영어도 되겠다. 번역이야 번역기 돌리고 다듬으면 될 거고.

거기도 나이 따질래나?ㅎㅎㅎ




2018. 0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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