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안다는 것, 그 잔인한 일 말이다

그럼에도 나 자신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어야 한다

by 장아무개
20200327_101904~2.jpg


이석원은 참 고통스러운 작가다. 스스로 가진 상처가 너무 크다. 하지만 상처를 애써 감추려 하지 않는다. 서둘러 봉합하려 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겪어야 상처를 똑바로 대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석원의 글을 보면 상처만큼 큰, 넓은, 긴 시간의 흐름과 깊이와 폭이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글을 쓸 때도 스스로의 상처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이어진다. 결국 독자 역시 상처에 공감하고, 상처에 운다. 그만큼 솔직함에 이석원의 책을 다시 찾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에세이집 <보통의 존재>에서 이야기하는 스스로의 모습은 보통의 존재와는 사뭇 다르다. 작가는 '보통'이라는 단어와 환경이 가진 보통의 매력에 이끌렸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본인의 지향점을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보통의 존재로 정하고 있는 것일 수도.


책은 아픔이 넘쳐난다. 어떻게 이렇게 상처가 많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책을 읽다가 작가가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가장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문장을 발견했다.


"자신을 안다는 것, 그 잔인한 일 말이다."


이석원은 지나온 시간, 삶, 모습, 얼마 없는 관계... 자신과 관련된 대부분의 것에 상처를 남겨두고 있다. 작은 기억의 조각을 하나하나 떠올릴 때마다 상처가 벌어지고 참을 수 없는 아픔을 느껴야 한다. <보통의 존재>는 기억의 상처가 벌어져 흐르는 피와 까마득한 아픔을 다시 떠올리며, <보통의 존재>가 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담았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없다.

'이렇게 솔직하게 나의 치부를 드러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나 자신이 없다.


최소한 두 가지 면에서 이석원은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고, 나의 기준으로 봤을 때 보통을 넘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두근두근 내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