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법륜스님의 행복
무교지만 제 철학은 불교와 결이 맞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스님이 쓴 책은 대체로 저와 잘 맞았습니다. 지루한 책은 있었지만요.
그런데 이번 책은 저와 의견이 갈리는 책이었습니다.
인과응보를 말하는 여려 사례들을 보면 다른 이의 죄를 내게 덮어 씌운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타인이 끼친 민폐를 왜 내 응보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전에 봤던 것과는 새삼 다른 느낌에 감정이 파도치는 기분이분이었습니다.
상대가 내 말을 안 듣는다고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됩니다.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말을 안 들으면 그만이지, 내가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어요. 만약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말로는 ‘그 사람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내 필요 때문에 한 조언에 불과합니다.
부탁과 거절에 대한 대처
내가 상처받는다는 것이 타인도 상처받으리라는 것 때문에 부틱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간단하면서도 단순한 것인데 상대가 오죽하면 나에게 이런 부탁을 할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제 상황보다 상대가 먼저였어요.
어릴 때 어른들의 말을 듣고 얌전히 따르는 게 시작이었습니다. 바르고 순한 아이는 타인의 말을 따르는데 익숙했어요 선택하는 것보다 선택받는 것을 바라며 타인에게 의지하다 보니 이런 상황까지 와버렸어요.
아무튼 순응하는 삶을 벗어나기 위해 상대를 피해 다녔습니다. 거절하려니 불편하고 들어주려니 제가 힘들었기에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은 거죠. 기대에 부흥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고 좋았습니다만 답이 되지 않았어요. 모든 상황을 피할 순 없었고, 이런 도피생활로 인해 생긴 다른 문제점들 역시 스트레스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제가 도움 받을 때였습니다. 어울리다 보면 도움을 주기도, 받기도 하는 건데 받을 때면 제가 느낀 부담을 상대가 느꼈다는 생각에 큰 죄책감이 이들었어요.
그래서 부탁받는다는 생각 자체를 바꿨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게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여기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고마운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니 그가 거절하더라도 상황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 내겐 행복이라 여기는 겁니다. 거절은 그의 선택이고 권리니 중요하지 않죠. 부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겁니다.
그렇게 되니 부탁과 거절에 대한 부담이 덜어졌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란 것이니까요.
물론 거절당하면 서운할 겁니다. 하지만 그건 부탁받는 이의 권리이자 선택이니 존중해야겠죠.
괜찮다고.
오히려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좋은 일이라 여기기로 했어요.
우리는 늘 현재를 놓치며 삽니다. 과거를 생각하다 현재를 놓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또 현재를 놓칩니다. 행복이란 어디서 뚝 떨어져서 내게 오는 게 아니에요.
실패란 만족하지 못한 것. 그리고 포기하는 것.
실패라는 게 반복하게 되면 그게 제 미래처럼 느껴져요. 하는 일마다 매 번 실패만 하는데 무슨 일을 하고 싶을까요. 그러니 무슨 일이든 하기 싫어지고 의욕이 떨어지니 매사에 성실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또 그저 그렇게 흘러가겠죠.
왜 나는 실패뿐일까? 생각해 봤는데 그건 만족하지 못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기대한 만큼 결과가 미치지 못하니 실패했다 여기는 거지요. 그런데 제 기준에 만족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제가 다이어트로 15kg을 뺐다 다시 9kg을 찌워버린 일도 그랬습니다. 한창 러닝을 즐기던 전 매일 기록을 경신하며 폼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다이어트를 목표로 시작했던 운동이었는데 어느새 하프마라톤을 바라고 있었죠. 매일이 즐거웠습니다. 한 번 달릴 때 7~12km. 컨디션이 좋으면 16, 17km도 뛰었습니다.
그런데 허리를 다친 후 컨디션이 떨어지며 점점 러닝 기록이 떨어졌습니다. 5km도 간신히 뛰더니 이젠 3km도 안 나왔죠. 결과가 좋지 않으니 뛰는 횟수도 점점 줄었습니다. 이 정도 뛸 거면 차라리 안 한고 만다는 것이었죠.
운동을 안 하니 풀리던 스트레스도 쌓이고 스트레스는 폭식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요요가 와버린 거죠.
요즘은 그냥 처음처럼 기록에 얽매이지 말자며 가볍게 다시 뛰고 있습니다. 그저께도 4km를 뛰었습니다. 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하다 보면 다시 늘어날 거라 여기면서요. 그냥 한 다는 것에 만족하는 거죠.
일단 만족한다면 실패하지는 않겠죠.
읽으면서 부딪치는 말들이 많았어요.
가령 어려움이 닥쳐도 그게 과거에 지은 업보가 시차로 다가왔다는 말이라던가.
화가 나는 건 나의 옳고 그름을 가르려는 습관 때문이라는 말이라던가요.
마치 타인이 저지른 잘못을 두고 나를 탓하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상대가 저지른 민폐에 화가 나있는데 거기에 부채질하는 것 같아 천불이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현실을 받아들이는 법들 중 하나겠지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게 저를 행복하게 한다면 따르는 게 맞으니까요.
무엇이 저를 더 행복하게 하는지 생각해 봐야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