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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사랑 biglovetv Jul 11. 2024

글씨와 고통 그리고 인생

필사 일기 2024.7.10. 수. 오락가락 날씨

책 :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작가 : 최옥정

페이지 : 130p

내용

글이란 한 개인의 내면과 깊은 연관이 있다. 남의 글을 피드백할 때도 예의를 갖추고 가능하면 해법을 함께 모색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누군가는 나에게 들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평생 기억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자체,8분,6명의 필우,가로줄 노트,중성펜

https://youtube.com/live/JzUSd8U9n0M?feature=share

글씨에는 고통이 따른다.


다른 말로 하면, 보다 나은 글씨를 쓰기 위해서는 시련을 견뎌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글씨에 만족하지 못하고 교정을 결심했다면 몇 가지 장벽을 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는 말과 같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단박에 명필로 다시 태어나고 싶지만 좀처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영상을 몇 번이나 보고, 교본을 충실히 따라 써봐도 변화가 없다. 연습할 때는 감 잡았나 싶었는데 돌아서면 그 감은 사라지고 없다. 내 손에는 악필만 남아있다. 똥손이라는 자책을 시작한다. 글씨를 잘 쓰기 위해서는 이 느려터진 지루함을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


손가락이 저려 온다.

글씨를 고치기 위해서는 많이 써야 한다. 잘 쓰려다 보면 손에 온몸의 힘이 쏠린다. 손가락 끝은 하얗게 변하고 손목은 뻣뻣하다. 선생님의 손 모양은 참 편해 보이는데 내 손은 어딘가 불편하다. 펜에 눌려 살갗은 밀리고 손톱마저 아린다. 날이 갈수록 통증은 심해진다. 몸 건강을 위해 교정을 포기하는 자가 속출한다. 근육의 성장에는 근육통이 뒤따르는 것처럼 손글씨의 성장에는 손가락 통증이 함께 한다. 고통 없는 성장은 찾기 어렵다. 영광의 통증으로 여기고 꼭 이겨내야 한다.


주변의 핀잔이 날카로워진다.

딴에는 고군분투 중인데 타인의 눈에는 생쑈로 보인다. 더딘 교정에 괜한 헛수고라며 포기를 종용한다. 글씨가 밥 먹여 주지 않는다고 비꼰다. 납득이 가려한다. 고개를 끄덕이고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AI 시대에 글씨는 필요 없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찬다. 노트를 덮고 펜을 내려놓는다. 남의 시선에 맞추는 인생을 여태껏 살아왔다. 이만하면 충분하니 철저히 무시하자.


지루함,

통증,

남의 시선.


글씨를 잘 쓰기 위해

반드시 멀리해야 하는

녀석들이다.


아니다.


인생을 잘 살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씨와 인생,

닮았다.


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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