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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민 Jun 03. 2023

우리에겐 혼자가 필요해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기,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않기.

결국 이 말은 나에게 더 집중하기 위함과 나를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한 조언처럼 쓰인다. 복작복작한 사회망에 섞여 피곤함이 몰려올 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사람 틈에 섞여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태도가 가치가 아닌 실용성이 있는지는 또 다른 물음표를 남긴다. 내가 느끼는 피로도와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의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때로는 후자로 살기가 더 현명할 때가 있다. 그것이 곧 내가 짊어지고 수습해야 할 피로도를 덜어내기도 하니까.

내가 속한 여러 집단에서 욕 안먹고 살아가기. 아니, 덜 먹고 살아가기를 택했다면 나에게 주는 확실한 보상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밀려오는 공허함과 우울함을 무엇으로 다스릴 것인가. 그럼, 일단 억지로 혼자만의 시간을 만든다. 충분히 하루를 온전히 다 쓸 수 있다면 좋겠다.

아침에 일어나 의식의 흐름에 따라가는 무계획성 휴식보다는 부지런히 내가 좋아할 것들을 생각해본다. 나는 지금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 또 어떤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인지. 이 행위에 타인이 빠져야 하는 이유는 곧, 배려 또한 빠지는 것이다. 그 대신 나를 배려한다. 이건 나를 위한 보상이니까.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면 어떤 기분을 느끼고 싶은지 생각한다. 평온함, 안정감, 적당한 고립.

그래! 일단 유튜브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몰디브 4k 영상을 틀었다. 그리고 배달앱을 열어 지금 가장 먹고싶은 음식을 주문한다. 나를 자꾸 현실로 부르는 핸드폰은 잠시 치워두고. 이렇게 오늘은 내가 가장 중요한 날이다. 내일부터 다시 나와 함께하는 수많은 이들을 기꺼이 배려하며 살면 되니까. 충분히 혼자가 되어보는 것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나와 완벽히 함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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