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계절은 이렇게나 부지런히 바뀌는데, 나는 바뀌고 바뀌고를 반복하다 바뀐 게 조금씩 앞으로 온 건지 조금씩 뒤로 간 건지. 저 앞에 열심히 뛰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기분, 나도 뛰어야하는데 도무지 발이 떨어지지 않는 그런 기분. 마지못해 뛰어보는데 자꾸 뒤에 뭔가 있는 거 같다. 그 뒤에 있는 걸 두고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조금씩 주워담다 보니 뛰는 게 무겁다. 다시 담은 것들은 하나씩 버리면 난 좀 빨라질까? 근데 그러면 난 왜 달리지? 답이 없는 질문에 계속 답을 찾는다. 누구는 나에게 A라고 하고 누구는 B라고 한다. 이 말도 저 말도 다 맞다. 애초에 답이 없는 질문이었거든. 그래도 답을 찾으려고 하다보면 그 답을 생각하느라 잠시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그렇게 계속 잊은 채 달려야 한다.
그래도 달리다 멈추고 싶으면 멈추자. 멈추는 게 끝났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멈추고 다시 생각하자. 주워담은 속도는 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