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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미미수플레
Dec 06. 2024
흑설공주 이야기
옛날 옛날에
일곱 난쟁이들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백설공주의 요구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녀는 더욱 신경질적으로 변해갔으며, 만족하지 않으면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난쟁이들은 백설공주를 독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날 밤도 공주는 난쟁이들을 차례대로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난쟁이들은 계획대로 독약을 탄 사과케이크를 공주에게 먹였고, 공주는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투명한 유리 관에 공주를 넣어 붉은 장미로 장식해 주었다.
"우리는 이제 해방이야. 슬픈 척 울기나 하라고."
난쟁이들은 대장난쟁이의 지시에 따라 통곡하기 시작했다.
지나가던 백마를 탄 왕자는 슬픈 장례식에 걸음을 멈추었다.
"이렇게 아
름
다운 여인이 어찌 차가운 유리관에 누워있느냐."
대장난쟁이는 새어머니를 피해 도망친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질투심에 내몰려 이렇게 죽게 되었다고? 아, 가엽고도 아름다운 백설공주이구나."
왕자는 유리관을 열어 공주의 얼음처럼 차가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난쟁이들은 구역질이 나는 것을 겨우 참았다. 그때 왕자는 입속의 사과 조각을 뱉어 냈다.
공주의 입술이 다시 빨갛게 돌고, 까만 눈동자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난쟁이들은 하얗게 질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공주는 관을 잡고 서서히 일어나 난쟁이들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저것들이 나를 죽이려 했구나.'
공주의 눈에는 독기가 서렸다.
"공주님, 공주님! 다시 깨어나
셨
군요. 우리 멋진 왕자님이 공주님을 살리셨습니다."
대장난쟁이가 재빠르게 말을 하며 왕자를 가리켰다.
'왕자?'
공주는 대장난쟁이의 손끝에 서 있는 잘생긴 왕자를 바라보았다.
"어머, 감사합니다. 새 어머님에 쫓겨 죽을 뻔한 것을 왕자님이 구해주셨나 봅니다."
왕자는 공주의 손
등
에 입을 맞추며,
"아름다운 공주, 나와 함께 가시오. 내가 안전하게 그대를 지켜주겠소."
왕자의 성은 공주가 살던 성보다 몇 배나 컸다. 왕자는 공주의 방을 아름답게 꾸며주었다.
반짝이는 보석들과 매일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들로 공주의 방을 가득 채웠다.
"공
주,
나의 아내가 되어 주시오."
왕자는 백설공주를 끌어안았다. 공주는 알듯 말 듯 쓴웃음을 지으며 그를 두 팔로 감싸 안았다.
그리고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침대로 푹 쓰러져버렸다. 왕자는 급히 그녀의 옷을 벗기고 그녀의 아름다운 몸을 쓰다듬으며 그녀를 안았다.
"당신은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명체인 듯 하오."
"그러겠죠."
공주는 오래도록 왕자가 하는 대로 두며 천장을 보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에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만이 흔들릴 뿐이었다.
"내가 뭐가 좋아요?"
"아름다워."
"나를 믿어요?"
"그럼.. 믿지."
"그거 알아요? 난쟁이들도 처음에 내가 예뻐서 곁에 두었지. 그리고 왕도 나만 사랑했어. 그런데 누구도 나에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묻지 않더군.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걸까?"
"그게 무슨 말이야?"
"당신도 나한테 사실 관심 같은 건 없잖아. 더러운 시체에 키스 따위나 하는 변태주제에. 내가 괴물인지 뭔지도 모르고 예쁘다고 데려온 거잖아. 아니야?"
백설공주의 까만 눈동자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미친년이구나. 너."
"내가? 아니, 너겠지."
공주는 왕자의 목을 있는 힘껏 졸랐습니다.
동화 속 왕자는 아름다운 공주를 자신의 성으로 데리고 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예쁘다. 하루는 한 소녀가. 아이 이뻐라 이리온. 또 하루는 다른 소녀가
그렇게 쓰다듬어 주며 먹을 것을 주고 따뜻한 담요를 주고 보살폈습니다.
차가운 겨울이 되어 모두들 떠나가 혼자 남은 고양이는 자신을 예뻐해 주던 아이들을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나를 안고 싶어 하던 사람들은 나를 정말 알고 있었을까?'
오래도록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에 조금 더 몸을 동그랗게 말고 또 다른 누군가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누구라도 상관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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