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의 노래
지나는 바람, 내리쬐는 햇빛에도 구원받을 수 있음을 느낄 떄
by
Sehy
Oct 19. 2024
눈을 감아봐요
지나는 바람이 속삭여요
겨우 그대에게 닿았다고
귀를 기울여 봐요
누군가가 그대를 기다려요
그대의 이름이 들리지 않나요
무너뜨릴 수 없는 벽 뒤에서
그대는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있죠
햇볕이 닿지 않는 곳에
그대는 자신의 세계를 그리네요
.
.
창문을 열어봐요
햇빛이 그대 맘을 두드려요
겨우 그대를 만났다고
이제 맘을 열어봐요
세상은 그대 생각만큼 어둡지 않아
겨우 태어난 자신을 보여봐요
열 수 없는 문 뒤에서
그대는 숨어 흐느끼네요
소리도 내지 않고서
그대는 자신의 세계에 빠져 있죠
그러다 어느 날
울음이 그치는 날이 오면
고개를 들어 문을 열고
마음을 여는 날이 오면 알겠죠
오랜 정적 끝에
무엇인가
그대 발밑에 피었다는 것을
어느 날 새벽에 이 글을 썼던 이유는 뭐였을까.
저장된 시간은 새벽 3시. 웬만하면 잠에 못 들다가도 잠자리에 들 시간.
조용히 창문을 열어보면 밤하늘 아래 있는 모든 것은 잠자리에 든 듯하거늘.
홀로 심야의 반항자가 되어버린 난 결국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이 하나뿐인 머리가 밤하늘을 지고 있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새벽 시간대에 가만히 눈을 뜨고 내 인생을 생각하고 있노라면
가끔 내 인생은 어두운 새벽에 조용히 아침을 기다리는 것 같다.
곧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면서 사는 내 인생.
아침이 얼른 내게 다가와서 겨울날 포근하게 이불을 덮어주듯
"오래 기다렸지?" 하며 날 따뜻하게 안아주기를
난 그런 추상적인 따스함을 희망 삼아 살고 있다.
새벽 시간에도 아침이 더디 오면 아침이 올 줄은 알아도 아침이 오길 꿈을 꾼다.
밤하늘과 아침을 동시에 머리에 이고 사는 모순이 내 안에 소용돌이를 일으키는지,
세상에 빛과 어둠은 항상 공존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더욱 평화롭게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난 이런 마음으로 '정적의 노래'를 내 가슴에 썼다.
지나는 바람, 스치는 햇빛에도 조용히 구원받을 수 있길 기다리며
keyword
그대
바람
Brunch Book
to go with my mood
13
그대라 부르는 계절
14
방명록
15
사계(四季)
16
정적의 노래
17
epilogue. 겨울개화
to go with my mood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7화)
이전 15화
사계(四季)
epilogue. 겨울개화
다음 1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