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의 노래

지나는 바람, 내리쬐는 햇빛에도 구원받을 수 있음을 느낄 떄

by Sehy



눈을 감아봐요

지나는 바람이 속삭여요

겨우 그대에게 닿았다고

귀를 기울여 봐요

누군가가 그대를 기다려요

그대의 이름이 들리지 않나요


무너뜨릴 수 없는 벽 뒤에서

그대는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있죠

햇볕이 닿지 않는 곳에

그대는 자신의 세계를 그리네요

.

.

창문을 열어봐요

햇빛이 그대 맘을 두드려요

겨우 그대를 만났다고


이제 맘을 열어봐요

세상은 그대 생각만큼 어둡지 않아

겨우 태어난 자신을 보여봐요


열 수 없는 문 뒤에서

그대는 숨어 흐느끼네요

소리도 내지 않고서

그대는 자신의 세계에 빠져 있죠


그러다 어느 날

울음이 그치는 날이 오면

고개를 들어 문을 열고

마음을 여는 날이 오면 알겠죠

오랜 정적 끝에

무엇인가

그대 발밑에 피었다는 것을




어느 날 새벽에 이 글을 썼던 이유는 뭐였을까.

저장된 시간은 새벽 3시. 웬만하면 잠에 못 들다가도 잠자리에 들 시간.

조용히 창문을 열어보면 밤하늘 아래 있는 모든 것은 잠자리에 든 듯하거늘.

홀로 심야의 반항자가 되어버린 난 결국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이 하나뿐인 머리가 밤하늘을 지고 있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새벽 시간대에 가만히 눈을 뜨고 내 인생을 생각하고 있노라면


가끔 내 인생은 어두운 새벽에 조용히 아침을 기다리는 것 같다.

곧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면서 사는 내 인생.


아침이 얼른 내게 다가와서 겨울날 포근하게 이불을 덮어주듯

"오래 기다렸지?" 하며 날 따뜻하게 안아주기를

난 그런 추상적인 따스함을 희망 삼아 살고 있다.


새벽 시간에도 아침이 더디 오면 아침이 올 줄은 알아도 아침이 오길 꿈을 꾼다.


밤하늘과 아침을 동시에 머리에 이고 사는 모순이 내 안에 소용돌이를 일으키는지,

세상에 빛과 어둠은 항상 공존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더욱 평화롭게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난 이런 마음으로 '정적의 노래'를 내 가슴에 썼다.


지나는 바람, 스치는 햇빛에도 조용히 구원받을 수 있길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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