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뜨겁네
이 땅이 타오르고 있어
태양은 세상을 굽고
인간은 아지랑이가 됐어
우린 모두 아지랑이
결국, 서로에게 환상일 뿐
.
.
뜨거워
내 발밑이 타고 있어
태양 손아귀에 든
우리는 아지랑이가 됐어
나는 그대에게 연기(演技)
그대는 내게 연기(燃氣)
.
.
잡으려 마요
잡을 수 없는 것을
결국, 손에 아무것도
쥐지 못하고 울고 말 거야
모락모락 피어나는 환상에
사라질 것에 마음을 주지 말아요
.
.
이 세상은
덧없는 꿈을 열심히 꾸게 해
태양은 조명이 되어
인간을 열심히 비춰
하지만 우린 아지랑이
환상 같은 연기를 계속하지
.
.
이 세상을
살기 위해선 웃을 줄 알아야 해
태양에 비친 날 봐요
이렇게 열심히 웃고 있잖아
그러니 날 보고 웃어 봐요
그대의 광대가 되어줄게
.
.
이 세상을
살기 위해선 눈물은 감춰야 해
가면 뒤에 날 숨겼으니
내 눈물은 보지 못할 거야
아, 결국 연기에 익숙해지지 못한 난
허무한 세상 속의 ‘인간실격’
이 에세이의 출발점인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에서 영감을 얻어 쓴 시.
가끔은 세상 속의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지만,
요조의 마지막 말대로 모든 것은 지나가니 이 새벽도 그렇게 넘어보려 한다.
<기분 한 장 시리즈>의 1집인 본 에세이는
제목 'To go with my mood'에 맞게 그때그때의 여러 감정이 혼재되어 있다.
절망이 비명을 지를 때도 있었고, 자책감에 얼굴을 싸매며 쓸 때도 있었다.
그리움에 누군가를 부르고 싶을 때도, 손 틈새로 떠나가는 덧없음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래도 결국 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보겠다는 희망의 새싹이 폈다.
이 에세이를 읽는 독자분이 계신다면
절망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새싹을 당신의 가슴에 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