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跡)

들이마시면 마실수록 타들어간다. 담배도, 인생도

by S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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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하루의 끝에

빛이 보고파 손에 쥔 담배 한 개비


들이마시면 마실수록 타들어간다

담배처럼 내 인생도 타들어간다


밟히면 밟히는 대로 저항 없이

검은 연기만 뿜어내며

그곳에 남아 재만 되어갈 뿐


주워줄 사람도 하나 없이

결국에 몸도 흩어져 갈 뿐

마치 내 인생을 보는 것 같구나

.

.

저물어가는 하루의 끝에

사람들 틈에 섞여 걷는 내 모습


걸으면 걸을수록 피곤해져

벽에 기대 담배 한 개비를 더 꺼낸다


하루의 끝에 오늘의 연기(演技)를

검은 연기(燃氣)로 뿜어내며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아


알아줄 사람도 하나 없으니

결국에 사람들 틈에 섞여 가면 돼

목에 걸리는 하루가 오늘도 이렇게 끝난다

.

.

길 위로 툭하고 떨어지는 담뱃재

내 살 속으로 스며든 담배 냄새는

집에 가는 길에도 남아 있다


길 위로 툭하고 남모르게 흘린 눈물

내 삶 속으로 파고든 눈물 방울은

내 옷 위에 자국으로 남아 있다


그것을 누가 흉하다고 하겠는가

.

.

저물어가는 하루의 끝에

빛이 보고파 손에 쥔 담배 한 개비는


녹록치 않은 하루의 끝에서

내 인생을 상기시키며 타들어 갔다






저물어가는 하루의 끝

혹은 녹록치 않은 하루의 어딘가에 있는 당신에게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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