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추는 ( 활 )이다.
'요추는 ( )이다.'의 괄호 안에 하나의 단어를 써넣으라고 하면 나는 '활'이라고 써넣을 것이다. 요통교실 강사로서 요추를 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병원에서 요통 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에게 활을 비유로 들어 요통에 대해 설명하곤 하였다. 전편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요추는 5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앞으로 휘어져(전굴) 있다. 이 모습이 활과 같은 모양이기도 하면서 그 특성이 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활은 활등의 양 끝에 활시위가 걸려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요추와 비교해 이야기하자면, 5개의 요추는 활등에 해당하고 허리 뒷 쪽 근육은 활시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활시위가 탄탄하게 당겨지면 활등의 휘는 정도가 커지게 되고 반대로 활시위가 느슨해지면 활등의 휘는 정도는 완만해지게 된다.
[사진 출처 = 경북일보]
허리도 마찬가지이다. 활시위에 해당하는 허리 뒷 쪽 근육이 탄탄하게 긴장된 상태가 되면 요추 부위가 앞으로 휘어진 상태는 심해지고 허리 뒷 쪽 근육이 이완되면 요추 부위의 만곡은 완만해지게 된다.
활에서 활등이 구부러지는 정도를 좌우하는 것으로 활시위의 탄력 상태 외에 활등 재질의 탄성이 있다. 활등 재질에 따라서 탄성이 강하기도 하고 약하기도 하다. 활등의 탄성이 강하면 펴지려는 성질이 강하여 활등을 구부리는 데에 많은 힘이 필요하나 활등의 탄성이 약하면 펴지려는 성질이 약하여 보다 적은 힘으로 활등을 구부릴 수 있다.
요추 부위의 만곡 정도를 좌우하는 요소에도 허리 뒷 쪽 근육의 긴장도 외에 복부 근육의 강도를 들 수 있다.
요추에서 활등의 탄성 역할을 하는 것이 복부 근육이다. 복부 근육이 강하면 요추의 전굴 정도가 심해지는 것을 막아줄 수 있으나, 복부 근육이 약하면 요추의 전굴 정도가 심해지는 것을 막아 줄 수가 없게 된다.
이와 같이 요추의 만곡이 형성되는 기전을 활과 비교할 수 있지만, 활의 성질에는 없으면서 요추의 만곡에 작용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배가 나온 정도이다. 이것은 복근과는 별개로 배가 앞으로 볼록하게 나온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부황을 뜰 때에 피부가 빨아 당겨져서 나오는 것처럼 요추 부위가 당겨져 나오게 되어 요추의 전굴 정도가 심해지게 된다.
주변에서 보면 배가 나온 사람이 허리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평상시에 배가 나와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아기를 잉태한 임산부들도 허리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 나의 경우에는 밥을 많이 먹어서 일시적으로 배가 나온 상태에 있을 때도 요통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잠시 후 화장실에 가서 속을 비우고 나오면 허리 통증이 가시곤 한다.
여기서 우리는 허리에 통증을 유발하는 일반적인 기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요통이 나타나는 주요 원인은 요추의 뒤쪽으로 빠져나가는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구조적인 문제로 인하여 발생되는 요통의 일반적(대부분이 해당되는)이며 기본적인 요통 발생 기전이다. 본래 요추는 앞으로 휘어진 전굴 상태이므로 뒷 쪽 공간이 좁아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굴이 정상 이상으로 심해지게 되면 신경 압박 상태를 증가시켜 통증을 발생시키게 된다. 요통 발생을 예방하고, 이미 발생된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요추가 심하게 전굴 되지 않게 하여 뒷 쪽 공간을 충분히 확보함으로 신경을 압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척추의 뒷 쪽으로 신경이 빠져나온다.
요추가 심하게 전굴 되지 않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일상적인 활동에서 등 쪽 근육은 매일 항상 사용하여 긴장된 상태이나 반대로 복부 근육은 의도적으로 운동할 때를 제외하면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윗 몸 일으키기 운동과 같은 의도적인 복근 운동을 할 때를 제외하고 일상생활에서 복근을 사용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라.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볼 때 정도 잠시 사용하고 그 밖에는 거의 없다. 반면에 허리 뒷 쪽 근육은 거의 하루 종일 사용한다. 허리 뒷 쪽 근육의 사용 예로 신발을 신거나 물건을 들기 위하여 허리를 구부렸다 펼 때를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겠으나, 서 있거나 걸을 때 심지어 앉아 있을 때도 허리 뒷 쪽 근육은 항상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활처럼 생긴 요추 무리가 점점 만곡이 심한 활이 되어 가게 되고 뒷 쪽으로 빠져나오는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제 눈치 빠른 독자분들께서는 어떻게 해야 허리 통증을 완화시키고,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채셨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복근을 강화하여 요추 무리의 탄성을 높여 주고, 스트레칭으로 허리 뒷 쪽 근육을 이완시켜 요추가 앞으로 휘어지는 전굴의 정도를 줄여 줌으로 허리 뒷 쪽으로 빠져나오는 신경의 압박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요통 발생 기전이고 치료 방법이다. 요통이 발생되기 전에, 평상시에 복근을 강화시키고 허리 뒷 쪽 근육을 이완시킨 상태를 유지하며, 배가 나오지 않게 한다면 요통을 예방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요통 예방을 위한 복근 강화 운동법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요통 예방을 위한'이다. 복근 강화를 위한 운동은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여기서는 '요통 예방을 위한' 복근 강화 운동법에 대하여 다루도록 한다.
대학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하여 좋은 점은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서 일 할 수 있다는 것 외에 물리치료에 대한 전문 지식을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통과 관련된 글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나도 허리가 아플 때가 있다. 그러나 요통의 발생 빈도가 적고 요통이 발생되더라도 남보다 쉽고 빠르게 회복시키고 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하여 회복시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내가 요통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고 그 지식을 생활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나의 지식을 공유하여 독자분들도 나 정도의 지식을 습득하고 생활에 적용하여 요통으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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