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교실을 열었다. 요통은 '허리가 아픈 것'을 이야기한다. 그럼 허리는 왜 아픈 것이고 우리는 어떻게 '왜 아픈 것'의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할 것인가? 허리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되는데 '요통교실'은 또 무엇인가?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보려 한다.
요통교실 첫 강의에서 한 말이 '요통은 서커스이다.'였다. 요통은 척추와 관련된 통증을 이야기하며 특히 척추 중에서도 요추와 관련된 통증을 정확히 요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요추 부위(허리) 뿐만 아니라 흉추 부위(등)와 미추, 천추 부위(골반, 엉덩이)까지의 통증도 요통에 포함시켜 이야기한다. 거기에 더하여 이야기하면 경추 부위(목)까지도 요통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더 확장한다면 다리와 발까지도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나는 요통교실 첫 강의에서 '요통은 서커스'라고 하였는가? 그것은 요통의 근원이 되는 척추의 해부학적 구조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척추가 구부러졌다' 또는 '휘어졌다'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여기에 문장의 오류가 있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구부러졌다'라는 상태는 본래 긴 막대 모양의 물체가 어떠한 힘을 받아 휘어진 상태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척추는 실제로 긴 막대 모양이 아니라 하나의 사각 주사위 모양에 더 가깝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낮은 원통형 모양에 측면과 후면에 돌기가 나 있는 형태이다.(아래 사진 참조) 물론 그 주사위 모양의 물체도 어떤 특정 부위가 눌리거나 하여 찌그러진 상태가 될 수는 있다. 이러한 찌그러진 상태를 가지고 휘어졌다거나 구부러졌다고는 할 수 없으나 우리는 여전히 '허리가 구부러졌다' '등이 휘었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것은 척추가 구부러졌다거나 휜 것이 아니라 각 개의 척추로 이루어진 척추의 배열이 구부러졌다거나 휘어졌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척추는 낮은 원통형 모양에 측면과 후면에 돌기가 나 있는 형태이다.
척추는 목 부위의 척추(경추) 7개와 등 부위의 척추(흉추) 12개 그리고 허리 부위의 척추(요추) 5개로 주를 이루며 골반 사이의 척추(천추와 미추)가 베이스를 이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추가 몇 개이고 흉추가 몇 개이며 요추가 몇 개인가 하는 숫자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 각 척추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며 일단은 다른 척추들과 별개라는 것이다. 다른 척추들과 별개라는 것은 각 척추가 개별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같은 말이네. 이것은 우리가 생각해야 할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이러한 개별 척추가 주변의 다른 척추들과 관계를 맺어 하나의 막대 모양의 관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관 모양을 우리는 척추관이라고 하며 이 척추관의 모양이 휘어있거나 구부러진 상태를 보고 우리는 '허리가 구부러졌다' '등이 휘었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럼 허리가 구부러지고 등이 휘면 모두 나쁜 것인가?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실제로 모든 사람은 척추가 구부러져있고 등이 휘어 있다. 이것이 정상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목 부위의 척추(경추)는 전방으로 휘어 있으며(전굴), 등 부위의 척추(흉추)는 후방으로 휘어 있고(후굴), 허리 부위의 척추(요추)는 다시 전방으로 휘어(전굴) 있다.
옛날에 동네 공터에서 천막을 치고 공연을 하던 서커스를 보면 단지 몇 개의 접시 또는 드럼통을 쌓아 올려 균형을 유지하며 하는 묘기를 보면서 우리는 박수를 치곤 했었다. 그러나 실제 우리는 24개의 개별 척추를 가지고 균형을 유지하며 앉고 일어서고 걷고 구부리는, 갖은 묘기를 다 부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이렇듯 24개의 개별 척추가 더욱이 앞 뒤로 휘어진 상태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바로 서서 걸어 다니고, 구부리고, 앉고 하는 것은 가히 서커스라고 할 수 있다. 24개의 척추 중에서 12개의 척추(경추 7개와 요추 5개)는 앞으로 휘어 있고 나머지 12개의 척추(흉추 12개)는 뒤로 휘어 있어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24개 주요 척추의 만곡과 균형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각 개별 척추를 이어주는 연부조직들의 작용 때문이다. 각 개별 척추에 작용하는 주요 연부조직으로는 인대와 근육이 있다. 인대는 각 개별 척추가 자신의 위치를 이탈하지 못하도록 묶어주는 역할을 하며, 근육은 수축과 이완을 통하여 각 개별 척추들이 움직이게 함으로 전체의 척추 무리 즉, 척추관이 구부러지고 휘어지게 해 준다. 이들 인대와 근육이 정상적으로 작용을 하면 요통이 발생하지 않지만 비정상적으로 작용하면 요통을 유발하게 된다. 물론 구조적이지 않은 요통은 인대와 근육의 작용과 관계없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찾거나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대와 근육의 비정상적인 작용으로 일어나며, 여기에 신경의 작용이 가해지게 된다.
다음 편에서는 요통을 유발하는 주요 부위인 요추의 전굴(앞으로 휘어진 상태)을 활과 비유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요통 탐험가'의 저자 다카노 히데유키에게 이 글을 권한다. 다카노 히데유키는 마흔두 살이 되던 해에 시각장애인들과의 블라인드 사커를 하다 요통이 발생되어 2년이라는 기간동안 각종 요통 치료를 받았던 경험을 토대로 '요통 탐험가'라는 책을 저술하였다. 책은 저자 특유의 유머와 재미를 곁들여 독자들의 눈을 사로 잡고 관심을 끌었으나, 정작 작가 자신은 요통의 밀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요통은 곧 인생'이라는 에필로그로 글을 마무리 한다.
요통은 통증 만을 보아서는 평생 헤어나올 수 없는 밀림과 같은 세계이다. 그러나 요통이 나타나는 기전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다면 대부분의 요통은 더이상 질병이 아닐 수 있다. 나는 이 글이 척추를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이 꼭 읽고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카노 히데유키가 이 글을 읽고 요통의 밀림에서 탈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