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것에 관심을 갖는 일은 생각만큼 힘들고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단지, 허리를 구부려 가까이 다가가면 보인다. 그런데 그것이 어렵다. 그럼에도 관심을 갖고 세상과 더불어 살기를 원한다면 관성의 법칙을 활용해 보자. 나는 어느 날 문득, 엄청난 사명감이나 박애정신이 없이 해외에 소외된 아이를 돕기 위해 월 3만 원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자동이체로 설정해 놓은지라,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외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몇 년에 한 번씩 후원아동이 바뀌었다는 내용의 우편물을 받는다. 관성적인 후원이 성의가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나의 후원을 받은 서너 명의 아이들은 분명 삶에 도움을 받고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엄청난 사명감과 박애정신을 단지, 논하기보다는 허리를 구부리는 작은 행동을 할 때에 세상은 변화해 가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