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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언두 Jul 15. 2024

여름, 납량특집!

『혼모노』성해나 with 꿀선생


나는 하루키를 좋아했다. 왜 과거형이냐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하루키를 좋아한다고 쉬이 말하기 어려워졌다. 하루키를 처음 읽던 때보다 성숙해졌고 수많은 작가들이 하루키를 넘어 좋아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나 『기사단장 죽이기』는  나의 꽤 견고한 취향으로 남아있다.


매일 5장씩 쓴다는 하루키의 근면성실한 문장이 마음에 들었던 것도 아니고, 뒤돌아 서면 사라지는 하루키의 가벼움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는 하루키의 매력은 일본 스러운 기괴함이었다.



하루키는 일본 특유의 스산한 이미지를 잘 잡아낸다. 직접적으로 요소를 가져오지 않아도 소설의 모든 요소들이 신사의 옅은 안개나 제단에서 피어오르는 향을 떠오르게 한달까.


『혼모노』는 일본과 다른 한국의 스산함을 일깨워주는 소설이었다.



『혼모노』는 절에 들어갈 때 느끼던, 오색찬란한 섬뜩함이,

직접 맡아본 듯한 피비린내가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납량특집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무더운 여름,

집 앞 몇 발자국 지나지 않은 가까운 곳 어딘가 있을듯한 공포를 찾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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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조 ※
1) 왠지 노르웨이의 숲이라 부르는 것보다 상실의 시대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2) 비교적 최근 것이지만 수험생 시절, 몰래 숨겨두고 읽는 스릴이 담겨있기에 파릇파릇한 추억으로 기억한다.
3) 상실의 시대는 비교적 현실적이라 하지만 상실의 시대를 읽을 당시, 어린 나는 자살이 반복적으로 등장해서 굉장히 혼란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으로 상실의 시대를 굉장히 기묘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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