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소비에 대한 어떤 것

 어떻게 사면서 살아가고 있지 

물건을 사는 일이 늘었다. 최근 내가 하는 행동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였고, 그 변화가 거진 끝났기에 이에 대해 써보기로 했다. 


지출의 시작은 식단관리를 위해 닭가슴살을 사면서부터였다. 그 전엔 한달에 두어번 갈까말까한 슈퍼를 이젠 야채와 과일 등을 사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기본으로 간다. 


나는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 아니고,  아무거나 잘 먹고, 지금은 먹을 수 있는 게 제한된 상태니 매번 사는 건 비슷하다. 한달 전부턴 닭가슴살도 닭가슴살로 된 걸 먹으라 권고받아(소세지 형태나 큐브 안됨 흑흑) 닭가슴살 쪽에선 별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에 비해 야채는 양상추, 양배추, 애호박, 브로콜리, 상추, 버섯 등 선택의 여지가 많아 나름대로 한 가지가 질릴 때쯤 다른 걸 먹으며 지루함을 달랜다.


모아 놓고 보니 상당히 단조로운데,  이는 순전히 내가 게으름뱅이기 때문이다. 브로콜리도 전자렌지로 익힐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안 먹었을 듯


야채를 고르는 과정에서 가격은 매우 중요하다.  야채마다 비싼 시기가 조금씩 다르다. 겨울에는 양상추와 양배추, 가지, 가끔 애호박이 비쌌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 슈퍼에 가 보니 어쩐지 브로콜리가 매우 비싸서(한 송이에 3000원이 넘다니!) 당연히 오늘의 선택은 양배추로 정해졌다. 


그런데 버섯, 특히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송이버섯의 경우는 항상 가격이 비슷비슷한 느낌이다.(양송이처럼 비싼 버섯은 먹지 않음) 버섯은 실내에서 키우기에 특별한 제철이 없어서 그런가? 쉽게 재배되고 많이 먹으니까 그런가? 이유까진 모르겠다.  


먹을 것 이외에 가장 많이 사는 건 역시나 운동과 관련된 것들이다. 운동화, 긴바지, 짧은바지, 운동용 양말 등등. '많이 산다'고 하니까 어쩐지 자주 사는 것 같은데 나는 물건을 많이 사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무언갈 사는 방식은 다르고, 나의 경우는, 한 카테고리의 품목을 하나 정도 가지고 있으면 그에 만족하고 고장날 때까지 그럭저럭 잘 쓰는 편이다. 


뭐 쓰지 고민하고 있다가 마침 보인 신발 상자들

그렇기에 최근의 쇼핑에서 한 번에 신발을 네 켤레나 산 이유는 용도에 따라 나눠신던 신발들이 귀신같은 타이밍에 모두 닳고 닳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엄마찬스였지만......


어쨋든 내가 적고 싶었던 것은 따로 있는데, 위와 같은 아주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음과는 별개로, 돈을 쓰면서 정말로 즐거웠다는 거다.(얏호) 왜 그랬는지 한번 생각해봤는데, 아마 '와, 내가 돈을 쓸 수 있는 인간이구나=쓸 수 있는 인간이구나=쓸모있는 인간이구나'로 이어졌기에 그랬던 것 같다. 상당히 찌질한 연상이지만, 사실이다. 그래서 가끔은 '나는 원래 물욕이 미친 듯이 많은 사람인데, 물욕을 펼칠 환경이 되지 않아서 그냥 가만히 있는 건가?'라는 생각도 든다. 


원래 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오늘 또 다시 면접본 회사 불합격 통보를 받고(개색기들아!) 텐션이 매우 떨어졌ㄷㅏ. 내가 가장 자신있는 그것, 탈락! 개색기들아! 




 

작가의 이전글 존버에 대한 어떤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