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 놓쳐버린 생각의 끈
문득.
잠이 안오는 밤, 잠을 청하기 못내 아쉬운 밤.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주욱 내리며 친숙한 이름들, 친숙했지만 더이상 그렇지 않은 이름들, 그리고 목록에 굳이 있지 않아도 될 사람들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관계의 사람들이 스쳐지나갔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아무 생각없이 하는 이 행동이 오늘은 묘하게 달리 느껴지고, 또 그 사람들과의 희미한 기억들이 보다 선명한 기분이었다.
그 사람과 기억들 속에는 관계나 대화의 지속 여부와는 무관하기 그저 그 때 그 경험과 기억만으로 충분한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어색한 인사를 마지막으로 덩그러니 머물러있는 채팅방을 보자면 공허한 마음이 스치는 이들도 있다.
일적인 관계가 늘어가고, 그나마 몇없는 인간적 관계마저 단편적으로 서서히 변해감에 따라 우리는 종종 그들과의 관계에 어떤 감정과 생각의 끈들이 있었는지 무감각해져간다.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 단기 기억에 머물러있던 대화들, 관계는 서서히 우리 무의식 어딘가로 스며든다. 그 당시에는 충분히 의미있고,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던 관계들도 말이다.
나는 분명 지금도 많은 소중했던 기억들을 잃어버리며 살고 있다. 그 기억 속에 담긴 관계는 물론 그 당시 내가 느껐던 감각과 기분, 그 사람과 관계하기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생각들 같은 것들 말이다. 그것이 내가 당장 마주한 삶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자, 효율이라는 명목 하에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전에는 내가 그 존재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고 여겼던 나의 가치와 생각들이 언제부턴가 내가 규명할 수 없는 내 속 안의 공간 어딘가에서 둥둥 떠다니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이에 대해 나는 이전과 같은 통제권을 발휘할 수도 없고, 내가 원할 때 이 가치와 생각들을 동원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희미해져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순간들을 조금이라도 더 잡아두어야 한다고 스스로 다독이면서도 월요일이 시작되면 나는 다시 아직 내 스스로도 익숙지 않은 모습으로 탈바꿈한 채 건조하게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