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권하는 사람들

말해 봐요. 나한테 왜 그랬어요

by 김돌

잘 놀고 있던 아이가 별안간 한 손에 핸들 장난감을 쥔다. '삐뽀삐뽀' 구급차와 '애앵애앵' 소방차, 좌회전과 우회전 깜빡이 소리, "건너가는 길을 건널 땐 빨간불 안 돼요, 노란불 안 돼요, 초록불이 돼야죠." 같은 노래가 나오는 핸들이다. 다른 손엔 잠자리에 들 때마다 오랜 절친인 양 껴안고 자는 강아지 인형 샤샤의 목덜미를 붙잡는다. 양손에 늘 쥐어야 할 걸 쥐고서 소파로 기어 올라간다. 소파 중에서도, 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가장 푹신한 곳에 엉덩이를 들이밀어 앉는다. 그리고 집이 떠나가라 힘차게 외친다.


"엉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요즘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단어, '엉아'. 녀석이 목놓아 부르는 이들은 바로 여섯 살 신우, 네 살 이준이다. 방송인 김나영의 두 아들들이 나오는 유튜브 채널 <노 필터 TV>를 틀어달라는 말. 그 형아들을 처음 만난 건 몇 달 전이었다. 동네 산책을 하던 중 아이는 유모차에 타고 있거나 걸어 다니는 자기 나이대의 아기들을 보고서 헤실거렸다. 친구나 형, 누나들에게 마음이 끌리는 걸까. 집에 돌아온 뒤 유튜브에서 또래 아기들이 나오는 동영상을 찾아 몇 번 보여 줬더니 또다시 헤실거렸다. 그렇게 몇 번을 보다가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의 인도를 받아 마침내 신우와 이준이네까지 닿은 것. 아이는 그 형들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마치 중독이라도 된 양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댄다.



※ 책 발간으로 인해 기 발행 글은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806655


(알라딘)

http://aladin.kr/p/ERRv5



뭐가 그리 재밌는 걸까...
핸드폰으로 영상을 튼다는 걸 깨우친 지 오래다.
소리나는 핸들과 강아지 인형 샤샤. 아들의 소울메이트들.
keyword
이전 01화코로나 19는 멀리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