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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하연 Oct 27. 2022

2-2. 작가목록 수집하기

2부 : 다음에는 뭘 읽을까? - 모험하는 독서가들에게

책을 읽어나갈 수록 낯익은 이름들이 늘어난다. 한 동네에서 오래 살수록 단골 가게가 생기고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이웃들이 많아지는 것처럼 특별히 애정이 가는 작가, 번역가가 생길 수 있다. 어느 작가(역자)에 꽂히게 되면 전작을 다 파헤치는 책읽기를 해볼 수도 있다. 한 작가를 잘 알게 되면, 그와 쓰는 방식, 쓰는 내용이 비슷한 다른 작가로 건너가기도 더 편해진다.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 옆에 놓인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으로 넘어가듯이, 여러 책들을 넘어다니면서 나만의 작가목록을 만들어가볼 수 있다. 베스트셀러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작가들도 좋지만 의외로 많이 주목 받지 못하는 여기저기 숨어 있는 좋은 작가들이 많다. 그들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해본다. 


1) 출판사 확인하기

어떤 작가들은 특정한 출판사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예를들어 김연수 소설가의 소설 대부분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고 줌파 라히리 작가의 책들은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들은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여러 출판사와 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마음 맞는 편집자가 있다면, 해당 출판사 브랜드의 지향점을 선호한다면 마치 기획사의 연예인처럼 전속으로 계약을 맺어 작품을 출간하기도 한다. 해외 작가의 경우에는 작가와 출판사를 이어주는 에이전시가 있어 특정 작가와의 계약이 한 출판사와만 이루어지는 케이스가 많다. 좋은 작가들을 찾기 위해 출판사의 이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출판사는 작가들을 묶어 시리즈를 만들기도 한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모던 클래식, 오늘의 작가 총서 등이 대표적이다. 민음사에서 나오는 동일한 디자인의 책들의 목록만 훑어보아도 세계적으로 읽히는 작가들의 이름을 확인해볼 수 있다. 세계문학전집보다 비교적 현대에 속하는 작가들의 정전을 모아놓은 ‘모던 클래식’ 시리즈에는 가즈오 이시구로, 오르한 파묵, 마거릿 애트우드 등의 이름을 볼 수 있다. 한국 소설가 중 민음사가 중요시하는 작가들을 묶어 만든 ‘오늘의 작가 총서’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이승우, 강영숙, 조해진, 구병모 등의 작가들이 추가되었다.  

전집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독특한 기획으로 만들어진 에세이 시리즈에서도 다양한 작가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주로 문학이나 인문서를 출간하는 출판사에서 이러한 기획을 자주 하는 편이니 참고해보자.

출판사는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귀중한 작가를 미리 찾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믿을만한 출판사에는 원고를 보는 눈이 밝은 실력 있는 편집자들이 많고, 그런만큼 독자들이 원하는, 독자들을 놀라게 만들 수 있는 작가를 찾아내는 경우도 많다. 아직 평가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작가들도 익숙한 출판사라면 한 번 읽어보겠다 시도하기 더 쉽다. 


2) 앤솔로지와 잡지 훝어보기

앤솔로지는 여러 명의 작가들의 짧은 글을 묶어 만든 묶음집이다. 문학동네의 '젊은작가상 수상집'이 대표적인 앤솔로지라 할 수 있다.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공유하지만 자기만의 관점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앤솔로지 안에서 작가들의 스타일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나의 관심사에 맞추어 먼저 책을 찾은 뒤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주제로 뻗어나가기 편하고, 작가들이 누구인지 찾아보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예를들어 비건주의에 관심이 생겨 <비거닝>이라는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하면 이 책에 글을 실은 10명의 저자들의 생각들을 조금씩 알게 되고 나중에 이 작가들의 신간이 나왔을 때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된다.  

잡지도 앤솔로지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앤솔로지는 형식이 상대적으로 정적이라면 잡지는 더 역동적이다. 뻔하지 않은 페이지 구성, 인터뷰나 사진 등도 포함되어 있다. 잡지는 앤솔로지와 다르게 주기적으로 출간되는 간행물이기 때문에 유행에 민감하고 시의성 있는 글을 써낼 수 있는 작가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편이다.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해석하는 지금의 사건, 담론을 찾아보고 싶다면 잡지를 찾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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