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나만의 목록 수집하기

2부 : 다음에는 뭘 읽을까? - 모험하는 독서가들에게

모험하는 독서가들 중 남들이 찾아주는 목록에 만족하지 못하는 독서가가 있을 수 있다. 타인의 취향으로 만들어진 목록에서 독립해 나만의 목록을 만들고 싶을 수 있다. 아직 편집자의 눈에 띄지 못한, 서점 MD나 북튜버에게 조차 소개되지 못한 나만의 추천도서목록, 작가목록을 만들고 싶다면 여기를 찾아가보자.

1) 독립서점

독립서점과 큐레이션 서점이 무엇이 다른지 헷갈릴 수 있다. 교보, 영풍과 같은 대형 서점처럼 엄청나게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고, 어딘가 감성적인 자기만의 분위기를 풍기는 건 동일한 데 말이다. 독립서점과 큐레이션 서점은 독립출판물을 판매 여부에 따라 나뉜다. 독립출판물이란 ISBN(국제표준도서번호), ISSN(국제표준연속간행물번호)가 붙어 있지 않은, 개인이 별다른 사업장을 통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제작한 출판물들을 말한다. 대형 온/오프라인 매점, 큐레이션 서점에는 독립출판물이 없다. (다만 큐레이션 서점의 성격과 독립서점의 성격이 합쳐져 있는 서점도 있다.) 

서점에 입고하기 위해서는 ISBN, ISSN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독립서점에는 그런 제약이 없다. 독립출판물을 만든 사람이 독립서점과 직접 거래한다. 그만큼 독립서점에는 기존 출판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책들의 규칙을 과감히 깨버리는 작품들이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규격화된 책 판형을 그대로 따르지 않은 정사각형, 카드 크기의 책도 있고, 수제 실 제본, 병풍형 등의 일반적이지 않은 제본 형태도 볼 수 있다.

독립출판물은 출판사의 판단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을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출간되는 책도 많다. 책 내용의 양이나 질이 천차만별이라 별 다른 정보 없이 구입했을 때 마음에 들지 않을 확률이 좀 더 크다. 리스크는 좀 더 커지지만 그만큼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이고 파격적인 시도들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 모험을 해보고 싶다면 도전해보자.

2) 북페어

북페어는 수많은 작가, 출판사, 발행자, 기획자가 참여해 책을 판매하는 전시이자 벼룩시장이다. 마치 부산국제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등에서 새로운 감독들의 작품들을 미리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독립출판 북페어에서도 새로운 문장을 가진 작가들의 참신한 출판물들을 확인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독립서점 중 하나인 유어마인드가 주최하는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독립출판북페어, 아트북페어이다. 언리미티드 에디션 외에도 커넥티드북페어, 서울퍼블리셔스테이블 등 다종의 독립출판물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행사들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위에 소개된 북페어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형 북페어이지만 지역별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북페어도 비/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으니 찾아 방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