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씨앗의 정원 Sep 12. 2021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치유정원

나만의 작은 정원을 가꿉니다.

 코로나로 인해 자유로운 일상생활이 어려워진 것이 벌써 1년 반이 넘어갑니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 사람을 멀리하고 서로를 경계하는 생활 속에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위축됩니다. 우리 마음, 이대로 괜찮을까요? 


 코로나가 국내에 막 퍼지기 시작하던 2020년 초아이들과 함께 작은 화분에 씨앗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사과나무


 가장 처음 심은 씨앗은 사과나무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사과를 먹고 남은 씨앗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심어볼까?” 씨앗을 물에 담가 두고 싹이 트기를 기다렸지요. 며칠 뒤 놀랍게도 사과 씨앗이 벌어지며 하얀 뿌리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살아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던 작은 씨앗이 놀라운 생명력을 내뿜으며 자라나는 모습은 신기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사과나무를 시작으로 하여 우리는 과일과 채소의 씨앗을 화분에 심고 자라는 모습을 매일 관찰합니다. 어떻게 씨앗이 벌어지고 뿌리가 나오는지, 줄기와 잎은 어떻게 자라나는지 관찰하는 것이 하루의 중요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나만의 작은 치유정원을 꿈꾸는 꼬마 농부네 베란다 텃밭 식물들을 잠시 보여드릴게요!


망고나무


 망고를 먹고 나온 씨앗을 심어 키운 아기 망고나무들입니다. 이제 16개월 차에 접어든 아기 망고나무들 정말 예쁘지요? 


아보카도 나무


 아보카도 씨앗도 여러 개 심었어요. 어느덧 1년이 된 아보카도 나무예요. 발아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지만, 일단 싹을 올리고 잎이 생겨나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밤나무

 밤을 구워 먹으려고 샀는데 싹이 트기 시작하기에 화분에 심어주니 이리 큰 나무로 자라났어요!


도토리나무

 아이들과 산책길에 주워온 도토리도 화분에 심어주니 작고 귀여운 상수리나무로 자라고 있습니다. 


파인애플


 얼마 전엔 파인애플을 먹다 나온 씨앗을 심었는데, 아주 작은 새싹이 열심히 자라나더니 이제 제법 파인애플다운 모습을 뽐내는 중입니다. 


 씨앗으로 심어 키울 경우 열매를 얻기 어렵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반짝반짝 싱그러운 잎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심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왜 자꾸 씨앗을 심는 것일까요?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다 보면 마음속에 기분 좋은 감정이 생겨납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설렘과 희망이 느껴진다 할까요? 마치 이른 봄 나무 끝에 새 잎이 올라오는 것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그 기분 좋은 설렘이 느껴집니다. 그 느낌이 좋아 계속해서 씨앗을 심게 됩니다. 


 등교가 중지되고 외출을 삼가며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도 우울한 기분을 느끼던 생활에서, 씨앗을 심어 키우는 일은 굉장히 재미있는 이벤트였고 아이들도 호기심을 보이며 좋아했답니다.  



 어느덧 거실 창가에는 씨앗을 심어 키운 식물들이 가득합니다. 

파릇파릇한 식물이 가득한 거실 창가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우리 가족만의 치유정원입니다. 


 여러분들에게도 나만의 마음의 안식처가 있으신가요? 아직 없다면, 작은 화분에 씨앗을 심어 보는 건 어떨까요? 그 씨앗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만의 치유정원이 되어줄 것입니다. 



경기도 농업기술원 블로그에 발행했던 글입니다. 

https://blog.naver.com/ggnong/222477860972


이전 08화 산책길에 주워온 도토리 한 알을 화분에 심었더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