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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앗의 정원 Aug 31. 2021

마트에서 산 밤을 화분에심으면 어떻게 될까

베란다텃밭 씨앗 관찰 프로젝트

 우리나라에서 밤은 예로부터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는 중요한 과실로 이용되었을 뿐 아니라 영양가도 풍부하여 널리 재배되어온 대표적인 구황식품입니다. 밤은 다량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으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량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밤은 단맛이 있어 날로 또는 삶아서 먹거나 구워 먹으며, 요리에 첨가하기도 하고 찹쌀, 대추, 잣 등과 함께 섞어 약밥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밤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븐에 구워먹으려고 밤 한 봉지를 샀는데, 집에 와서 열어보니 대부분의 밤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 밤들은, 무슨 씨앗이든 심어보는 집인 줄 알고 찾아온 걸까요?

“오호라! 환영한다 밤들아! 이왕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으니 화분에 심어주마.”




■ 밤을 화분에 심어보아요.


 1. 밤 발아시키기

 뿌리가 너무 길게 자라난 밤은 골라내고, 이제 막 뿌리를 내리려 준비하는 밤을 골라 심어보기로 했어요. 이미 냉장고 속에서 발아를 시작한 밤이지만, 3-4일간 촉촉한 종이 행주로 감싸 뿌리를 더 내리도록 했어요. 





 2화분에 밤 심기

 밤은 그 자체로 씨앗이에요! 밤을 잘라 자세히 살펴보면 뾰족한 부분에 씨눈이 있어요! 적절한 온도와 습도가 주어지면 바로 그 뾰족한 부분이 갈라지며 뿌리가 나온답니다. 






 화분에 상토를 넣은 뒤 작고 하얀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레 심어주었어요. 싹이 올라올때까지는 흙이 마르지 않도록 수시로 물을 뿌려주었습니다. 




19일 뒤 


 밤을 심고 19일 뒤, 새싹이 많이 올라왔어요. 이제 막 피어나는 여린 잎의 모습이 정말 예쁘지요? 나무라 그런지 새싹 치고는 매우 단단해 보이는 줄기에요! 




20일 뒤

 다시 하루 뒤, 햇빛 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인 아기밤나무에요. 나무 줄기 맨 꼭대기 부분을 ‘우듬지’라고 하는데, 이 우듬지는 빛이 많은 쪽으로 나무가 자라도록 방향을 결정한답니다. 밤나무는 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나무인데, 아무래도 실내에 있다 보니 빛이 부족했는지, 작은 몸을 한껏 기울인 모습이 정말 기특합니다. 

 어제의 모습과 비교해보니, 하루만에 잎이 활짝 벌어지고 다시 가운데에서 새 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는듯한 모습이 귀엽습니다.




22일 뒤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한 뒤, 아기 밤나무의 초기 성장은 매우 빠른 편입니다. 줄기 끝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잎이 나오려 준비 중입니다. 여린 잎은 햇빛을 받아 반짝 반짝 빛을 내며 열심히 광합성작용을 합니다. 




24일 뒤

 다시 이틀 뒤, 키가 쑤욱 자랐습니다. 이틀 사이에 잎이 많이 커졌고, 끝에서는 어김없이 새 잎이 올라옵니다. 얼핏 보면 식물들이 늘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하루하루 모습이 바뀌며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4일 뒤

 씨앗을 심고 34일째 되는 날의 모습입니다. 아기 밤나무는 키가 30cm를 훌쩍 넘게 자라났고 잎도 제법 무성해졌습니다. 잎을 자세히 관찰해보았어요. 아직 나무라 부르기 민망한 작은 식물이지만, 잎의 모습은 영락없는 밤나무 잎입니다. 잎 가장자리가 이렇게 뾰족뾰족하네요. 창가에서 따스한 햇살을 받는 밤나무가 계속 눈길이 갑니다. 아직은 앙상한 가지가 점점 굵어져 나무로 자라게 될 모습을 상상하니 입가에 스윽 미소가 번집니다. 




67일 뒤 (분갈이)



 훌쩍 자란 밤나무, 작은 화분이 너무 좁아 보여서 큰 화분으로 이사시켜 주었습니다. 



작은 화분 속 밤나무를 꺼내보니 화분 끝까지 뿌리가 뻗어 동그랗게 말려 있어요. 

커다란 화분으로 옮겨주니 밤나무가 좀 더 편안해 보입니다. 




현재 (꼬마농부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아기 밤나무)

 아기 밤나무는 현재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일 뿐, 화분 속 뿌리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는 시기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뿌리가 더욱 튼튼해지면 또 한번 밤나무가 성장하는 때가 오겠지요!


 요즘, 멈춰버린 세상 속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많으시지요! 저 역시 많은 부분이 멈춰선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동안 내실을 키워,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덧붙이기!

 밤 수확을 위해 밤나무를 키우고자 한다면 묘목을 심어야 합니다. 이렇게 씨앗을 심어 키우는 경우, 밤이 제대로 달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씨앗을 심어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런 시간이니, 여러분도 밤나무 심어 키우기 도전해보시기 바랄게요! (혹시나 밤이 달리려나 기대하며 잘 키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냉장보관하던 밤에서 싹이 트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종종 볼 수 있는데요, 밤은 차가운 냉장고 속에서 어떻게 싹을 틔운걸까요? 밤이 발아되는 조건을 살펴보면 그 비밀을 알 수 있는데요, 가을에 땅에 떨어진 밤이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이 되면 자라나듯이 밤은 한동안 추운 곳에 있어야 싹을 잘 틔울 수 있습니다. 화분에 밤을 심고 겨울동안 베란다에 보관하면서 흙을 항상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면 밤나무를 키울 수 있습니다. 




* 농촌진흥청 블로그에 <베란다 텃밭 씨앗 관찰 프로젝트>로 발행한 기사입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rda2448&logNo=222459435785&referrerCode=0&searchKeyword=%EC%9D%B4%EB%AF%B8%EC%A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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