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로 돈 버는 사람 되기
플롯 걸 서머(Plot Girl Summer)
-뒷 일은 생각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보자-
앞선 글에서도 소개했지만 저는 인사팀에서 근무하던 직장인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은 다양했고 늘 도전적이었으나,
언제부턴가 남들처럼 평범하고 일반적인 길을 걷게 됐고 어쩌다 보니 인사팀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약 4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하면서 저는 <행복했던 순간>이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지옥 같던 출퇴근 전쟁도 그렇고, 지하철에서 구겨져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가 되어 매일 무표정으로 살았어요.
특히 마지막 회사였던 스타트업을 다니는 4개월 동안에 저는 거의 좀비 같았어요. 그냥 눈만 뜬 채 빈 껍데기만 남아있다고 스스로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결국 퇴사와 직장인의 삶은 중단하는 것으로 마음을 먹게 됐는데, 그 이유는
첫 째.
조직 생활에 지쳤어요. 어딘가에 소속이 되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있고,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는지 도 모른 채 의미 없는 일들의 반복이라고 느꼈죠. 동기부여가 사라지게 되다 보니 왜 사는지도 모르겠고, 삶에 의욕이 없어지더라고요. 난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늘 열정 있고 의욕 충만했던 제가 죽어버린 것 같았어요.
둘째.
일의 재미를 찾고 싶었어요. 누군들 재미로 일 하는 사람이 있겠냐 하겠냐만은, 분명 제 주변엔 눈을 반짝이며 ‘일이 재밌다’라는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근데 전 더 이상 인사 업무가 하기 싫었어요. 내 일을 사랑하며 사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스스로조차 인사 업무 하는 제가 자랑스럽지 않았어요.
셋째.
나이가 들었을 때도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함께 일했던 동료들, 선배들, 리더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꾸역꾸역 버티고 있는 것 같았어요. 회사원 말고는 무엇을 해야 자신이 행복한지를 몰랐고, 직장 밖의 꿈은 없었어요. 근데 저는 그렇게 살 자신이 없었거든요.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동료와 경쟁하여 직급을 달고, 팀장이 되고 은퇴 후 뭐해먹고 사나 고민하며 버티는 건 제가 원하는 삶이 아니었어요. 조금 덜 벌더라도, 꾸준히 나만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쌓아 아이를 낳고도 40대, 50대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퇴사 전까지 나름 많은 노력을 했는데요.
이직도 해보고, 무작정 퇴사 후 잠깐 쉬어보기도 하고, 부서 이동을 요청해보기도 하고, 일에 대한 저의 고민을 동료들과 나눠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답답한 마음과 상황 자체가 더 나아지지는 않더라고요.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껴 입은 사람인 것 같은 느낌만 계속 들었고, 원래도 투잡으로 다양한 일들을 해보고자 했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실행하고자 '완전한'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직장 생활에서 유일하게 일을 할 때 재밌었던 업무가 ‘교육’이었습니다.
저는 약 2년 정도 교육담당자로 근무했는데 누군가에게 저의 말을 전하고, 지식을 나누며 제 자신을 사람들 앞에서 표현할 때가 가장 즐거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육 업무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들도 많이 받을 수 있었어요.
그럼 그냥 계속 교육담당자로 근무했으면 됐지 않냐 하실 텐데, 저는 인사팀의 교육인 HRD(조직문화 및 역량 교육 개발)에 관심이 있다기보다 코칭•강사에 좀 더 가까운 관심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올해 초부터 고민하고 있던 직업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필라테스 강사였습니다.
평생 하고 싶고 또 잘할 수 있는 일 = 교육
평생 하고 싶고 또 즐거운 일 = 필라테스
저는 필라테스를 19년도부터 시작했는데요.
필라테스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하는 만큼 발전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점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수업에 따라가지도 못하고 운동 신경도 없었던 제가 (잠시 필태기를 거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 결과,
이제는 몸의 움직임도 잘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근육의 쓰임, 자세 정렬, 필라테스 호흡법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실력이 느니까 더 재미있고 안 되는 자세를 되게 만들었을 때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더라고요.
저는 평생 필라테스와 함께 하고 싶고, 더 잘 알고 싶고 더 잘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과 나만의 강점인 교육 분야의 교집합이 ‘필라테스 지도자’를 떠올리게 했고, 저의 경험들이 강력한 무기가 될 거라고 확신했어요.
혹시나 훗날 후회를 하더라도, 일단 해보겠습니다.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니까요.
책임감 있고 현명하며 따뜻한 강사
요즘 필라테스 업계는 이미 포화 상태죠.
검증되지 않은 자격증들과 수없이 쏟아지는 책임감 없는 강사들..
그리고 양심 없는 센터 사장들까지..
구글에 필라테스 강사를 치니까 아래처럼 연관 검색어가 나오더라고요.
참 속상한 일이지만, 저 역시 인성도 실력도 별로인 강사님들을 많이 봐왔고 이 직업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만큼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죠.
하지만, 저는 어느 곳에서나 책임감 없고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깊게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부정적인 시각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하나 편견을 갖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왜냐하면 저처럼 필라테스의 매력에 빠져 열심히 다니는 회원님들도 계시고, 열심히 본업을 하면서도 강사로서도 실력 있으신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또, 제 주변만 보아도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매 수업마다 책임감이 넘치는 강사님들도 계세요. 그래서 이 업계의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기 위해 저도 부단히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강사가 되려면 무엇보다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원과의 시간 약속이 정말 중요하고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일인 만큼, 수업에 많은 열정을 쏟아야 하니까요. 퀄리티 높은 수업을 위해 늘 공부하고 이해하기 쉽게 가르칠 수 있는 현명함. 회원님들 한 명 한 명에 세심히 신경 쓰는 친절함과 따뜻함. 저는 이 모두를 갖출 수 있는 강사가 되려고 합니다.
제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말이 '플롯 걸 서머(Plot girl summer)'인데요.
'뒷 일은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자!'라는 의미예요.
플롯(Plot)은 영화나 소설의 구성을 뜻하는 단어인데,
이 단어의 의미에서 가져와 '나는 영화 속 주인공이고, 잠깐 망하더라도 그건 성장 서사일 뿐이다. 그러니 올여름 안 해본 일들을 해보자!'라는 뜻으로 쓰여요.
저는 의미 있는 일을 할 때 행복한 사람이더라고요. 제가 필라테스의 매력에 빠졌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도 필라테스를 즐기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맨즈 필라테스에 초점을 맞춰 많은 남성 분들도 필라테스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고, 초보 강사 분들께 도움을 드리는 교육강사의 꿈도 갖고 있어요.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한 번 신나게 해 보려고요.
혹여.. 이 직업이 저의 적성에 안 맞게 되더라도 괜찮습니다. 그때 또 다른 길을 찾아보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