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분석 기초 이론.
현대사회에서 과학적 기법을 범죄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활용하려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최근에는 사회과학적 분석기법 또한 활용이 되고 있는데, 특히 진술신빙성 평가 분야가 대표적입니다. 이 분야의 기법들에 대해 논하려면, 먼저 진실과 거짓의 조작적 정의를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술의 진위여부를 판단하는 기법은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진실과 거짓의 개념과는 조금 다른 개념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기법의 기초가 되는 조작적 정의가 다르면 그 결과에 대한 해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객관적인 사실과 어긋나는 진술을 하였는데, 거기에 거짓을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봅시다. 이 사람은 감각기관 또는 인지적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단순한 착오로 그러한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록 이 사람이 사실과 맞지 않는 진술을 하였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알고도 사실처럼 꾸몄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과연 이 사람의 진술을 거짓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학자들의 정의에 따르면, 진실은 실제로 자신이 경험한 것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입니다. 이와 달리, 거짓은 거짓을 말하려는 의도(고의성)를 가지고 상대방이 사실을 모른다는 전제하에 행하는 것입니다. 거짓 탐지에서는 "의도(고의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거짓말한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거짓 여부를 탐지할 수 있을만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술이 참인가 거짓인가를 판단하는 기법은 크게 나누어 볼 때 진술분석(SVA/SCAN), 폴리그래프(polygraph) 검사, 행동분석이 있습니다.
진술분석은 넓은 의미로 사람의 말과 글을 분석하는 것이고, 대표적으로 진술의 진실성을 탐지하는 분석 절차인 진술타당도분석(Statement Validity Analysis; SVA)과 거짓을 탐지하는 기법인 과학적 내용분석(Scientific Content Analysis; SCAN)이 있습니다.
폴리그래프 검사는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거짓말 탐지기’를 의미하는데, 일련의 질문에 대해 응답을 할 때 동시에 나타나는 여러 생리적 반응(심박동, 뇌파, 체온, 땀 분비량 등)을 기록하여 그 수치상의 변화로 판단을 내립니다.
행동분석도 마찬가지로 진술을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표정이나 몸짓의 변화로 판단하는 기법입니다.
이러한 기법들 간의 큰 차이는 분석 대상과 방법에 있기도 하지만, 진실과 거짓에 대한 개념적 접근 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즉 아래와 같이 진실을 탐지하는 기법인지 거짓을 탐지하는 기법인지, 그 목적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흔히 '진실의 반대는 거짓이다'라는 상식적인 개념을 토대로 진술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술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기법들은 진실-거짓의 개념을 일차원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각기 독립된 이차원의 개념을 토대로 개발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각 분석기법들의 결과에 대해서도 제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