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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 제9편 (판공초)

(판공초를 향한 험난한 여정)

by Yong Ho Lee

여행지 : 인도

여행일 : 2016년 4월 30일(토)~5월 14일(토) 14박 15일

누구랑 : 산찾사 부부. 구름님 부부. 에게해님. 만보님. 소쿨님.

제12일 차 : 2016년 5월 11일 수요일

- 레 잘 게스트 하우스 08:05

- 카루 09:25~10:25

- 창라고개 11:50~12:05

- 탕체(TANGTSE) 13:45~14:05 (중식)

- 판공초 15:35

(인도 위치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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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에 온 목적이 판공초라 할 수 있다.

드디어 오늘 그곳을 간다.

이른 아침....

우리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

만보님이다.

함께 살며시 숙소를 빠저 나간 이른 새벽...

숙소에서 빤히 처다 보이던 산티 스투파를 다녀올 참이다.

그곳을 보며 골목길을 들어선 우리들...

그런데...

도중 길이 끊겼다.

돌고 돌아서 산티 겨우 스투파를 향한 계단길과 마주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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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계단길을 올라섰다.

새벽이라 해도 이미 날은 훤 하다.

고산준령을 헤치고 해가 올라서려면 아직은 멀은 시각이다.

해발이 낮은 지역엔 이미 해는 중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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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 스투파로 향한 마지막 오름길의 암벽엔

암각화의 부처님이 새겨있어 눈길 한번 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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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장 대웅전을 거처 스투파에 올라서자

시원시원한 조망이 발아래 펼쳐진다.

햐~!

이른 아침 올라온 보람이 있다.

레의 도시 전망이 이리 좋은 곳도 드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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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너울이 넘실대는 설산아래

싱그러운 포플러 사이로 레의 도심은 고요한 아침을 맞고 있다.

이곳 산티 스투파는 불교를 통해 세계 평화를

전파하고자 했던 일본 승려가 건립하여 1985년 완공 기념식엔

14대 달라이 라마까지 방문 축하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야욕으로 그득한 너네 조국 일본에나 이런 걸 세워야지

이곳엔 불심으로 가득한 부처님 마음을 갖고 있는 백성들 뿐이라

이런 건 그리 필요치 않아 보인다.

우야튼...

덕분에 이른 새벽 올라와 레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으니 그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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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된 차량이 숙소에 도착하자

드디어 판공초로 향해 장도에 들어간 우리는

모든 짐을 패킹하여 한방에 모여놓고 길을 떠난 얼마 후...

카루라는 작은 동네의 식당에서 소박한 아침식사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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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몇 백 미터를 진행했을까?

전날 하얀 히말라야 여행사에서 부탁하여 미리 받아 둔

퍼밋과 우리들의 여권을 들고나간 운전기사가 출입을 허락받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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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초로 향한 초반의 도로는 무쟈게 좋았다.

그곳을 향하다 바라본 멋진 건물이 유명한 곰파라 했는데 이름은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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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곰파를 지난 얼마 후...

지금부터 시작인가 보다.

꼬부랑의 산길로 접어든 차량은 이후 징그럽게도 머나먼 길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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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산길은 진행방향 좌측이 천길 낭떠러지...

그러나 그 아래엔 황무지가 아닌 오아시스 같은 푸르름을 간직한 마을이 펼쳐진다.

그런 마을은 지형상 설산에서 내려오는 계곡이 있어 가능한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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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내려 보이던 마을이 끝날 즈음에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되자

도로는 더욱 험악하고 풍광은 황량함 그 자체인데...

가끔씩 도로에서 굴러버린 형체만 남아 있는 차량들이 눈에 띈다.

사고 차량들이다.

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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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올라선 고갯마루...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도로라 알려진 5360m의 창라 패스다.

그곳의 길이 열린 지 얼마 안 됐다는 말을 증명하듯 눈이 쌓여 있다.

이 길은 6월이 돼야 열린다는데 온난화의 덕인지 예년보다 일찍 개통된 덕에

우린 이곳 창라 패스를 넘길 수 있었다.

이건 완전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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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라패스에 잠시 머물며 우린 휴식한다.

그런데...

다들 고산이라 그런지 정신이 멍~ 한 상태인데

춥기는 얼마나 춥던지 몸이 사정없이 떨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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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았다 일어서면 어질어질...

이게 바로 고산의 증세다.

처방은 곧바로 고도를 내리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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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참았던 몸물만 빼고

차에 올라 타 고개를 내려서기 시작한 얼마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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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TANGTSE(탕체)란 곳에서 점심을 식사를 하였다.

그런데 이곳 식사는 라면과 라이스 외엔 메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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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원주민들...

그들의 순박함에 끌려 우린 그냥 음식을 팔아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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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외로 카레가 들어간 라면과 밥이 괜찮다.

난...

고산에선 소화기관이 약해 항상 말썽을 부린 전력이 있어

조심해야 했는데 그만 식탐에 이끌려 딱 한 입만 먹어 본 다던 라면을

급기야는 그릇째 같다 놓고 싸악~ 비워 냈다.

ㅋㅋㅋ

그런데 사실 이게 또 나중에 문제가 되었다.

으 29~!!!

그놈의 못 말리는 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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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어린이는 놀거리가 없나 보다.

집 짓는 공사장 시멘트 공구리 판에서 어른들이

쉬는 틈을 타 막노동을 하는 시늉을 하며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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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끝낸 우린 다시 길을 떠났다.

계속된 내리막길....

장거리 이동에 다들 서서히 지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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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마침내...

우리가 판공초에 이르자.

구름님은 이곳이 남미의 우유니 같은 느낌이 든단다.

판공초....

인도 북서부 카슈미르주의 라다크에 자리한 판공초는

히말라야 서쪽 해발 4350m에 위치하며 길이만 150km에 이르는 광활한 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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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 수도 레에서 154킬로 떨어진 위치이나

워낙 험준한 고산준령을 넘어야 하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북동쪽 티베트(중국)까지 연결된 판공초는 인도대륙과 아시아 대륙이 충돌하면서

산의 융기와 함께 대륙 사이에 있던 바닷물이 떠올라 생긴 염호다.

그래서...

이곳엔 갈매기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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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초는 국경을 넘어 중국과 연결 돼 있어

예전 중국 리장의 제이가 판공초 다녀온 이야기를 한 게 언뜻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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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초가 세계에 알려진 건 영화를 통해서였는데

인도영화 세 얼간이의 배경이 된 판공초는 아래와 같은 기록이 있다.

- 2011년 네티즌 영화평점 1위

- 역대 인도 영화 흥행순위 ㅣ위

- 전 세계 역대 인도영화 흥행순위 1위

- 타임지 선정 발리우드 베스트 5의 작품으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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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호수라는 판공초....

이걸 보기 위해 우린 그 험난한 여정을 거쳐 여기에 섰다.

우린 침대와 양변기까지 갖춘 천막텐트에 자릴 잡았는데 숙소 앞의

의자에 앉아 멍을 때리기엔 아주 좋은 장소라 마음에 든다.

물론...

룸메이트 만보님과 소쿨님은 멍을 때리기보다는

선경을 보며 구름과자의 맛에 취하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하도 구박을 해서 그런지?

만보님은 아닌 척~

소쿨님은 은근슬쩍 시치미를 떼고 가렸지만 손가락에 걸린 담배를 숨기지는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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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짐을 풀고 나선 산책길....

그러나...

4350m의 고지가 다들 부담스러운가 보다.

숙소에서만 왔다리 갔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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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만보님과 단둘이 길게 산책을 떠났다.

숙소에서 보이는 설산 아래에서 제일 높아 보이던 둔덕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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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올라선 둔덕...

그곳에서 바라본 판공초는 하늘빛을 담은

푸르고 청명한 신비로운 물빛으로 아른거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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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여린 황혼의 햇살이 스며들기 시작하자

산의 연능 골골엔 명암이 짙게 드리워질 때쯤 숙소에 돌아왔는데...

산책을 하고 돌아와 그런지 갈증이 인다.

그걸 노렸는지?

짓궂은 소쿨님이 룸메이트 만보님을 골탕 먹인다.

바로 담배를 물병에 넣어 놓았는데 그걸 모르고 만보님이 들이킨 것.

헉~!!!!

첫날 비누를 먹은 소쿨님과 담뱃물을 들이켠 만보님.

ㅋㅋㅋ

룸메이트 둘은 완전 악동의 개구쟁이이다.

정말 못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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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자 우리는 레에서 준비해 간 닭백숙을

이곳 요리사에게 부탁해 조리과정을 알려주며 지켜보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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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완전히 해가 진다.

그런데...

이걸 어쩐다~!!!!

그때부터 연거푸 난 설사를 했다.

점심에 먹은 라면이 탈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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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차려진 진주성찬...

그러나 난 그림의 떡이다.

더럭 겁이 난다.

지사제를 먹어 설사는 멎었으나 그 약의 부작용인지 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그래도...

그 식탐이 어디 가겠나?

대신 백번을 씹는다 생각하고 많이 씹어 삼켜 그런가

속은 편안해진 느낌이라 마지막엔 맥주도 한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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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초의 밤이 깊어간다.

다들...

거나하게 드셔준 기분 좋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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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가지...

인터넷과 이곳을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엔

무수한 별들이 쏟아지는 황홀한 밤이라 그 밤을 그냥

잠들기엔 차마 아까울 지경이라 했는데

왜 그러니~?

그날밤 판공초의 밤하늘엔 북두칠성만 뚜렷하게 확인했을 뿐....

날이 흐리긴 했었도 별들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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