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치마을 & 스피툭 곰파)
여행지 : 인도
여행일 : 2016년 4월 40일(토)~5월 14일(토) 14박 15일
누구랑 : 산찾사 부부. 구름님 부부. 에게해님. 만보님. 소쿨님.
제11일 차 : 2016년 5월 10일 화요일
- 레 잘 숙소 08:50
- 니모마을 10:05~10:55 ~ 아침식사
- 알치마을 11:40~13:00
- LIKER GOMPA 13:35~14:10
- NANAK HILL 15:10~15:40
- SPITUK GOMPA 16:00~16:25
- 레시티 16:50
(이동 동선 개념도)
우리는 곧바로 판공초로 갈 경우
고산병에 시달릴 수 있다는 하얀 히말라야 사장의 권유로
오늘은 레의 명소를 둘러보는 투어로 고산에 대한 적응과 그간 기나긴
이동으로 지친 몸을 쉬어가는 컨셉으로 하루를 할애하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고 나온
숙소의 앞마당에서 보는 풍광이 아름답다.
연간 강수량이 116mm밖에 안 되는 곳이라 그런지
이곳엔 풀 한 포기 제대로 자랄 수 없는 환경인데 유독 쭉쭉
하늘로만 뻗어 올라간 나무가 있다.
온통 주위의 황량함에 비해 푸르름을 간직한 나무...
처음엔 미루나무인 줄 알았는데 그건 포플러였다.
이곳의 집들을 보면 모두 포플러를 건축자재로 삼은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아주 잔 가지까지...
우리를 태운 차량이 레의 중심지를 벗어나자
운전기사가 포토. 존이라며 언덕에 차를 세운다.
강줄기를 따라 주위의 황량함에 푸르름이 더 돋보이던
포플러의 군락을 따라 드문 드문 사람이 살까 싶은 민가들이 보인다.
또다시 얼마를 달리던 차량이 멈춘 곳...
현지 아주머니 두 분이 빗자루로 도로를 청소하다 식사를 하고 있다.
빵과 짜이라는 음료수가 전부다.
그런데...
황량하여 모래먼지만 날리는 이 도로를 청소할게 뭐가 있을까 싶다.
오늘은 시간이 여유롭다 보니
운전기사가 가는 곳곳 차량을 세워 쉬게 하는데
그중 이곳의 풍광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인더스의 강물이 합류하는 곳....
저 아래가 래프팅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그곳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담은 우리들..
그런 후 찾아든 니모라는 작은 마을에서
우린 늦은 아침 식사와 함께 뜨거운 물을 달라고 하여
한국에서 가저온 커피를 마신다.
물론...
다들 고급스러운 커피를 마시는데 반하여
난 아주 달달한 믹스 커피가 좋다.
아침 식사 후..
인더스의 강을 따라 이어진
황량한 사막지대를 달려가던 차량이 교량을 넘어서다 우릴 내려준다.
이곳이 우리가 공식적으로 첫 투어를 하게 된 알치마을의 입구다.
그곳은 마치....
지구가 아닌 우주의 행성과 같은 느낌이 든다.
내리쬐는 태양.
잉크빛 하늘에 뭉게구름.
온통 황량한 사막에 회색빛의 황무지.
그리고...
힘찬 여울에 비명을 지르며 흘러가는 옥색빛의 인더스 강물.
우린 시원하게 불어주는 강바람을 맞으며 한동안 그곳을 떠나기를 꺼려했다.
드디어 도착한 알치마를...
조잡한 기념품을 파는 좁다란 골목을 지나자
우리는 유네스코에 지정된 문화 유적지 곰파를 만날 수 있었다.
레에서 서쪽으로 70km 떨어진 이곳 알치마을엔
900년이란 오랜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라다크의 벽화가 있다.
10세기경...
린첸 장포라는 승려가 세운 이곳 곰파는
대부분의 곰파가 이슬람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평지 숲 속이란 지형지물에 숨겨있어 원형 그대로를 보존할 수 있었다.
티베트양식과 결합된 카슈미르 양식이 남아있는
유일한 이곳의 사원엔 6개의 법당이 있다.
법당 안에는 오래된 프레스코화의 보존을 위해
사진 촬영이 금지된 한 곳은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물론 다른 법당도 사진촬영은 금지다.
그곳 건물이 오래됐음은 법당의 기둥이 말해 준다.
알치마을을 되돌아 나오던 우린
그곳 기념품 가게에서 야크털로 짠 양말과 모자를 하나씩 샀다.
리장의 가이드 제이가 극찬하던 야크털로 짠 양말이다.
그게 얼마나 따스한지는 판공초에서 그 효과가 입증 됐다.
지금 생각하니 몇 켤레 더 사 올 걸 이란 후회가 인다.
되돌아 나오던 길...
기사가 도로옆에 차를 세우더니 저 멀리 건물을 가리킨다.
바로 저곳이 두 번째 투어장소.
그곳 주차장에서 우릴 내려준 기사가 다녀오라 손짓하던 곰파.
그런데...
날이 너무 뜨겁다.
다들 걷기 귀찮은 게으른 걸음들...
이건 모~!
시간을 때우기 위한 행사 같단 느낌을 지울 수 없는 투어다.
힘들어도 트래킹이 좋긴 한데....
그래도...
그곳 옥상에서 쳐다보던 풍광은 정말 좋았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을 풍광이다.
투어가 심드렁해지고 있다.
그런 우릴 또 데려다 놓아 풀어놓은 곳은 아까 내려올 때
포토. 존이라며 세워준 인더스강의 함류 지점.
차라리...
이곳에서 래프팅이나 할걸...
그런데...
날씨는 뜨거운데 강물을 만져보니 너무나 차갑다.
래프팅 하다 물에 빠지면 얼어 죽게 생겼다.
ㅋㅋㅋ
모든 게 심드렁하다.
관광투어는 사실 내 체질상 맞지 않는다.
그런 나를 위해 그랬나?
레로 돌아가던 길목에서 차를 세운 기사가 언덕 하나를 가리킨다.
NANAK HILL...
그런데 다들 올라설 생각들이 없다.
만보님과 내가 그곳을 향하자
구름님과 혜숙 씨가 따라나서긴 했는데...
역시 고산이라 힘들다.
한발 두발 내딛는 게 고역이다.
바람은 또 어찌나 심하게 불어 대던지.
뒤늦게 힘들어하는 옆지기 혜숙 씨를 되돌려 보내고 올라선
구름님의 표정에서 그 고단함이 읽힌다.
올라선 수고로움에 대한 대가?
그냥 그저 그렇다.
내려서서 보나 올라서서 보나 똑같은 풍광이다.
그렇다고 별 볼일 없다는 건 아니고
아이러니하게도 황량한 풍광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란
그저 이해할 수 없는 물음표만 뇌리에 남겨진다.
이젠 그냥 숙소에 가 쉬고만 싶은 우리들...
그런 우리의 바람과 다르게 자기의 의무에 충실한 기사가 한 군데를 더 들린다.
스피툭 곰파...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원이다.
겔룩파라는 불교 종파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
Tshongkhapa 대사의 일대기를 담은 36장짜리 탕카가 있어
볼거리가 풍부한 곳인데 곰파야 다 그렇고 그럴 거란 지레짐작으로
다들 탐방할 의지가 꺾여 들어갈 생각이 없다.
다만 그 입구에서 내려다본 레의 시가지 풍광에 다들 마음들이 뺏겼다.
스피툭 곰파에선
가끔씩 비행기가 내리고 뜨는 풍광과
한가로운 라다크의 수도 레의 도심을 바라보는 풍광만 으로도 찾아온 보람이 있다.
우린 늦은 아침에 점심을 거른 허전함을 이곳 매점에서 바게트 빵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허기를 속이고 좀 이른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되돌아온 레...
내일 판공초 투어를 위한 준비를 하기로 했다.
구름님은 모자랄 듯싶은 루피화를 환전하러 가시고
나와 두 여인은 과일을 비롯한 먹거리 구입을 그리고 소쿨님과 만보님은
어제 우리가 맡긴 세탁물을 찾으러 각자 레의 시내로 흩어져 볼일을 본 후 숙소로 향하며
레의 2일 차 투어를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