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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g Ho Lee Oct 17. 2024

바람의 땅 파타고니아 제13편

(센다 알 피츠로이 트레일)


배낭여행 제14일 차  

여행일 : 2023년 3월 18일 토요일

여행지 : 나탈레스~엘 칼라파테~엘 찰튼

누구랑 : 산찾사 & 오석민

경로  

             숙소 앞에서 셔틀버스 승차 08:00           

             센다 알 피츠로이 트레일 주차장 도착 08:48           

             포인세놋 야영장 입구 갈림길에서 피츠로이 전망대 왕복           

             카프리 호수 경유           

             엘찰튼 도착 16:44           

산행거리 : 20.7Km    산행시간 : 07:56 (오룩스 맵에 기록된 산행정보로 표기)


  (센다 알 피츠로이 트레일 이동 경로를 표기한 지도)


엘찰튼은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두 세편 버스만 다니던 오지마을였단다.

그런 이곳이 이젠 지구촌 트래커의 성지가 될 수 있었던

일등 공신은 아마도 세로토레와 피츠로이 트레일 때문일 것이다.

여긴 2012년 이명희, 한미선, 채미선으로 꾸려진 파타고니아 

원정대가 아시아 여성팀 최초로 3,405m 피츠로이 등정에 성공한 곳이다.

그런 엘찰튼에서 일정상 우린 피츠로이 트레일 한 곳만 걸었다.

지나고 나니 그게 나에겐 두고두고 너무나 아쉽다.

세로토레도 반드시 걸었어야 했는뎅~!!!

그런 생각이 든 건 아마도 센다 알 피츠로이를 걷고 난 감동 때문일 것이다.

전날 우린 호텔 프런트에 부탁해 셔틀버스를 예약했었다.

당일 오전 08:00 정각에 호텔 앞에서 우릴 픽업한 셔틀버스는 

작은 도심의 엘찰튼 이곳저곳 호텔을 다니며 예약된 트래커들을 싣고 

센다 알 피츠로이의 트레일을 시작하는 주차장까지 우릴 실어다 주었다.



셔틀버스에서 내린 트래커들이 죄다 교량 앞 좌측의 계곡으로 들어선다.

우리도 그들 뒤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등로는 초입부터 경사가 전혀 없어 걷기엔 참 편안한 길이나



주위의 아름다운 풍광에 그만 시선을 뺏기다 보니 아주 게으른 걸음이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건 이렇게 가까이 설산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트레일은 그리 흔한 풍광이 아니라 그런 건데



그래서 그랬나?

나는 칠레의 파타고니아 W트레일 보다 오히려 이곳이 더 좋았다.

더구나 여긴 파타고니아처럼 비싼 입산료마저 없어 호감도 급상승이다.

ㅋㅋㅋ



등로 곳곳엔 이정목도 친절하여 길 잃을 염려는 애초부터 없었다.



강변길은 이내 곧 숲 속으로 연결되고

걷다 보면 피츠로이의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는 조망터가 반긴다.



그중 이곳에서 바라본 풍광은 완전 압권....



나중에 지도를 확인해 보니 리오블랑코 전망대가 바로 여기일 듯싶다.

그런 확신이 든 건 거대한 빙하아래에 호수가 보였기 때문인데

그럼 분명 저건 분명 블랑코 호수가 맞다.




그렇게 한동안 아름다움에 취해 걷던 

우리 앞에 삼거리 갈림길의 이정목이 선택을 강요한다.

그러나 우린 한치의 망설임 없이 포인세놋 야영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삼거리에서 포인세놋 야영장은 몆 걸음만 

옮겨 놓음 되었는데 그곳을 스쳐 지난 등로는 계곡을 넘겨



너덜길 일색인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지고 있다.



우린 한동안 오름질에 열중했다.

다행히 오늘은 도시락과 간식 그리고 물병만 넣은 배낭 하나만 준비했기에 몸은 가볍다.



힘겨운 오름길 정면엔 아름다운 피츠로이 암봉들이 펼쳐지고 있어 위로가 된다.



지금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저 언덕 너머엔 어떤 풍광이 또 반겨줄지?



드디어 우린 올랐다.

그러자...

파아란 하늘아래 설산과 그 모습을 담고 있는 호수가 반긴다.

와우~!!!

한동안 우린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 앞에 말을 잊었다.



멋진 풍광에 빠저 이리저리 정상을 거닐던 우린 호수 가까이 내려가 자리를 잡았다.

그런 후....

전날 엘찰튼 시내에서 준비한 샌드위치와 콜라로 

점심 식사를 하며 아주 오랫동안  그곳의 풍경을 맘껏 즐겼다.



이젠 내리막길에 든다.

내리막길 우측 편엔 마드레와 이하 호수 뒤편으로 카프리 호수가 확인된다.

오늘 우린 두 호수 뒤편의 카프리 호수로 이어진 등로를 따라 

엘찰튼 시내를 경유 숙소까지 걸어갈 예정이다. 



우리가 비교적 일찍 시작을 해 그런가?

내려가는 사람보다 이제 막 올라서는 트래커들이 더 많다.



너덜길만 있던 등로를 벗어나자

오우~!



가을색 곱게 내려앉은 단풍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어느덧 왔던 길 그대로 내려선 포인세놋 야영장에서 우린 직진의 엘찰튼을 향했다.

그러자...

와우~!

맑은 계곡과 어우러진 단풍숲이 바쁘게 걷던 우리 발목을 꽁꽁 묶어 놓는다.

여긴 가을의 중심 속을 깊게 들어선 계절이다.



얼마나 멋진 풍광인지?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린 오늘 하루 중 이곳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언제 까지나 머물고 싶던 그곳을 벗어나

이후 한동안 걷기에 열중했던 우린 카프리 호수를 넘겼다.



그러다 만난 갈림길에선 이쪽저쪽 다 만나게 되는 길이긴 하나

좌측 방향의 피츠로이 전망대를 가리킨 등로를 외면하고 그보다 더 짧은 직진길을 택했다.

왜~?

이곳까지 걸어오며 보고 느낀 감동 만으로도 충분히 우리 눈은 이미 베려 버렸다.

그러니 그곳 전망대에선 별 감흥이 없으리란 생각 때문였다.



엘찰튼으로 향한 등로는 숲 속을 벗어나자

오늘 아침 셔틀버스를 타고 지났던 강변을 내려보며 걷는 길이 길게 이어진다.



하염없이 이어질 것 같던 내리막길은  

암봉으로 둘러 쌓인 분지 아래에 자리한 엘찰튼 시내가 보이자



이내 등로는 센다 알 피츠로이 트레일을 상세하게 소개한 안내도를 만났다.



안내도엔 오늘 우리가 걸었던 센다 알 피츠로이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런 안내도가 반대편에도 있었음 좋았을 텐데...

잠시 후 우린 엘찰튼 시내를 향하며 종일 감탄사를 내뱉던 감동의 트래킹을 끝냈다. 



트래킹을 끝낸 우린 엘찰튼 시내에서 

피자를 시켜 저녁식사를 대신한 후 숙소로 귀환하여 편안한 휴식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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