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마라톤 기록증 제출을 위해 10키로, 하프, 풀 대회를 각각 하나씩 신청했다. 9월말에 있는 10키로 대회를 신청했었는데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다시 급하게 인천송도 국제마라톤 10키로를 신청했다.
10키로를 59분에 달리려면 1키로를 6분 이내 페이스로 10번 달려야 하는데 나는 한 번도 그렇게 달려본 적이 없는 거북이 러너이다. 5년을 달려도 늘 편안한 속도로 달리는데 익숙했다. 그리고 속도를 내면 등이 아프고 혈압이 올라갈까 두렵기도 해서 늘 몸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달렸다.
이번에도 안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마라톤 직전까지도 속도를 내며 달려보지 못했다.
남편이 1키로 6분10초 페이스로 시작해 점점 5분40초 페이스로 올리라고 했지만 속으로 어렵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대회 당일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한 시간 이내에 10키로를 달려냈다. 대회 에너지가 있다해도 57분 정도에 달려낸게 참 신기했다.
물론 5년 이상 꾸준히 달려 왔던 달리기 습관도 한 몫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번 대회에서 10키로를 한 시간 이내로 달려낼 수 있었던 몇 가지 요인이 있었던것 같다.
우선, 인천 송도 국제마라톤 대회 코스에는 업힐 다운힐이 없다. 99프로 평지이다. 그리고 대회 당일 날씨가 무척이나 선선했다. 마지막으로 레이스 시작 전 2키로를 달려서 몸을 예열했던 것도 레이스 시작 직후 바로 속도를 올리는데 도움이 된듯 하다.
대회 공식 기록은 56분 21초, 300미터 모자란 거리이므로 대략 10키로를 57~8분대에 달려낸 셈이다.동아 마라톤 참가가 가능해 졌다. 그리고 10키로 대회 기록으로 이제 나머지 하프와 풀코스 대회에서는 부담없이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아픈데 유난이다, 별나다 얘기하는 주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달려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달리기가 주는 몸과 마음의 유익을.
이렇게 나는 달려야 사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기록 없이 참가를 못하는 동아 마라톤 주최측이 야속하다 생각했었는데 덕분에 조금 더 나의 한계를 넘는 도전을 하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