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6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소년의 눈빛, 어른의 눈빛

잔나비의 꿈과 책과 힘과 벽을 들으며

by FriendlyAnnie Dec 11. 2024
아래로
해가 뜨고 다시 지는 것에
연연하였던 나의 작은방
텅 빈 마음 노랠 불러봤자
누군가에겐 소음일 테니
꼭 다문 입 그 새로 삐져나온
보잘것없는 나의 한숨에
나 들으라고 내쉰 숨이 더냐
아버지 내게 물으시고
제 발 저려 난 답할 수 없었네
우리는 우리는
어째서
어른이 된 걸까
하루하루가
참 무거운 짐이야
더는 못 갈 거야
꿈과 책과 힘과 벽 사이를
눈치 보기에 바쁜 나날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무책임한 격언 따위에
저 바다를 호령하는 거야
어처구니없던 나의 어린 꿈
가질 수 없음을 알게 되던 날
두드러기처럼 돋은 심술이
끝내 그 이름 더럽히고 말았네
우리는 우리는
어째서
어른이 된 걸까
하루하루가
참 무거운 짐이야
더는 못 간대두
멈춰 선 남겨진
날 보면
어떤 맘이 들까
하루하루가
참 무서운 밤인 걸
잘도 버티는 넌
하루하루가
참 무서운 밤인 걸
자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
하루는 더 어른이 될 테니
무덤덤한 그 눈빛을 기억해
어릴 적 본 그들의 눈을
우린 조금씩 닮아야 할 거야

잔나비의 '꿈과 책과 힘과 벽'은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진동을 주는 노래이다. 나 역시 이 노래를 들으며 알 수 없는, 아니 조금은 알 것 같은 이유로 마음의 진동을 느꼈다.


노래 가사와 가수 최정훈씨의 목소리를 통해 청년들은 어른이 되어가는 자신을 비추어 보며,

물리적으로는 어른이 된듯 한 이들은 자신들의 소년기, 청년기, 그리고 현재를 떠올리며 마음의 진동을 느끼고 그 감정이 무엇인지 더듬어가며 생각을 하게된다.


가사 전체가 울림이 있지만 특히 내 마음을 흔드는 부분이 두 군데가 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우리 모두는 준비없이 어른이 되어 간다.

삶은 연습이 없으니.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하루하루가 무거운 짐일 수 있다.

나 역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참 힘겨웠고

앞으로도 삶의 무게는 계속 느껴지리라 생각한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이 부분은 그 삶의 무게를 조금 덜어주는 듯 하다. 하루하루 더 어른이 될테니

자고 나면 괜찮을거라는 위로와

어른이 되어갈 수록 무덤덤한 눈빛과 마음을

가질 수 있을거라는 일종의 안도감.


어릴적 우리가 보아왔던

어른들의 무덤덤한 눈빛을

조금씩 닮아간다는 표현이

어느새 그런 눈빛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에겐 위로인 동시에

순수하고 자연스럽고 살아있는 눈빛을 잃었다는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소년들 처럼,

청년들 처럼,

순수하고 자연스럽고,

불안정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살아 있는 그런 눈빛을

잃고 싶지 않다는 열망이

내 마음 속에 웅크리고 있음을 느낀다.

매거진의 이전글 S야, 너 자신에게 솔직해 봐.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