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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응민 Jan 03. 2021

가장 아름다운 단어, 변화

5분 글쓰기 : 작년과 올해, 변한 것과 변할 것

'변화'라는 단어는 엔도르핀 같다. 그것은 우리를 꿈꾸게 만들고 동시에 고통을 잊게 한다. 때로 생활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중독성이 높다. 여기에 사람은 본능적으로 '향상심'을 추구하는 바, 땀 흘리지 않고 '변화'만 좇는다면 그것은 '콤플렉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변화에 수반되는 '계기'만을 찾는다면 더욱 그렇다.


어쨌든 변화는 우리를 설레게 한다. 멀찍이서 보면 아름답고 가까이서 체험하면 고통스러운 애증의 그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나 또한 변화를 꿈꾼다는 사실은 변함 없다. 자연스레 계기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





1. 작년에 변한 것


우선 감정기복이 현저히 줄어들고 루틴이 생겼다. 또 불안감이 현저히 줄어 이전에 비해 하루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날이 손에 꼽는다.


더욱이 충동적인 행동(흔히 노빠꾸라 불리지만)을 저지르는 일이 적어 원만한 사회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해왔다. 바디프로필 촬영 또는 체중감량에 적극 나선 건 아니지만 폼롤러 등을 통한 스트레칭을 지속했다. 이는 허리, 목 통증이 한동안 악화된 까닭도 있다. 대개 바르지 못한 습관 때문이다.


꾸준히 스트레칭을 실시해 통증이 많이 사라졌고 몸이 가벼워졌다. 특히 겨울철에 약 10kg 전후로 체중이 늘어나곤 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여름철과 비슷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 새로 마련한 NIKON D800


(의사에 따르면) 남성으로선 드물게 폭식증 등 섭식장애를 앓았는데 많이 개선됐다. 주로 야식이 문제였다. 지금은 이전처럼 식사에 준하는 야식을 하지 않는다. 간단하게 빵, 과자 등을 섭취하긴 하는데 크게 문제가 되는 것 같지 않다. 그래도 앞으로 줄여갈 생각이다.


루틴과 관련해, 새로운 업무와 코로나 확산 여파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서 출사를 나가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 SNS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앞으로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가늠은 안 되지만 우선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우연히 합격한 브런치. 운영이 쉽지 않다는 걸 처음 깨닫는다.



네이버 블로그 테마에 올라와 신기해 캡쳐한 이미지컷. 호들갑을 좀 떨어봤다.



특히 5월 초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생각의 폭이 넓어진 게 컸다. 또 코로나 속 일상을 함께 겪다보니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연을 이어온 것 같다.


항상 배우려는 자세가 좋았다. 이에 영향을 받아 앞서 사진 출사, SNS 운영 외 인스타그램을 개설해 지인들과 소통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 그리고 한동안 손을 놓았던 만화,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모바일게임을 시작해 여가 시간을 마련했다.


괄목할 만한 점은, 사람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운 것이다. 이전에 나는 일상을 공유한다는 개념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로 나의 일상에 대한 사소한 에피소드 또는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


또 메신져를 통해 사진을 공유하는 것도 해본 적 없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변하는데 정작 뒤쳐지고 있는 가운데 소통하는 방식을 배우게 된 것이다.



카페 <데일리피크닉>과 <OTR>


다른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굉장히 향상됐다. 업무 능력은 논외로 쳐도 고객사나 협력업체, 회사 직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비즈니스 이외에 사람과 마음을 나누며 함께 일한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어 좋았다.


일부러 작년 결산이 엄두가 안 나서 손도 대지 않고 있었는데 쓰다 보니 무척 길어져 여기서 줄이려고 한다.



2. 올해의 변화 목표


일단 첫 째는 건강이다. 실제로 일상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건강이 악화된 건 사실이다. 따라서 스트레칭을 중심으로 꾸준히 운동을 진행하려 한다.


특히 야식을 끊으려 한다. 이와 관련해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 시청을 줄이는 등 습관을 쌓을 예정이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울 생각이다. 지난해는 주식을 시작해 스터디도 했고 앞서 밝혔듯 사진 출사, SNS 운영 등 생전 해보지 않은 활동을 전개했다. 올해는 커리어를 위한 영어 공부(구체적으로는 오픽 시험을 치르는 것)를 시작하려고 한다. 토익 외에 오픽 등은 공부한 적 없어 주변에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정작 올해에 대한 구체적 목표를 적으려 하니 이 또한 손이 가질 않는다. 무엇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다보면 자연스레 목표가 생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마음이 생긴다는 판단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3. 마치며


어제 만화 카페를 갔다. 살면서, 딱 한 번 후배와 간 적 있는데 그게 10년 전의 일이다. 앞서 언급한 5월 초에 만난 민정과 함께였다. <어제 저녁 뭐 먹었어?>라는 만화를 보았다. 평온한 시간이었다.


금세 3시간쯤 흘러 저녁이 됐다. 또 생전 처음으로 브런치 카페를 가봤다.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몰라 전부 시켜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민정이가 익숙하게 조정해줘 음식을 남기는 불상사는 피했다. 생각해보니 논현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에 처음 같이 가기도 했다.


브런치카페 <브로테>


그리고 (또 처음으로) 오일 파스텔을 통해 그림을 그려봤다. 민정이는 확실히 색상에 대한 감각이 달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나는 정물화를 떠올리면서 손으로는 인상파의 그것을 재현하는 데 그쳤다.


오랜만에 봐도 마음이 편했다. 그만큼 단기간에 여러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가장 큰 이벤트였다. 결과론에 가깝지만 혹여 인연이 닿지 않았다면 사고의 성장 폭이 좁아졌을 거라는 판단이다.


올해도 나는 변화를 꿈꾸고 몸부림칠 게 분명하지만, 변화라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 앞에 '혼자'가 아닌 '함께'가 어울리기를 바란다.


민정이가 그려준 자화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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