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 vs 크리스피크림 vs 팀 홀튼 비교
평소에 도넛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던킨에 가는 걸 좋아했다. 먼치킨과 스트로베리 필드를 특히 좋아했는데, 한 손에는 도넛을 다른 한 손에는 쿨라타(스벅으로 치면 프라푸치노나 블렌디드 느낌)를 쥐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까지 근본 추구미(무엇이든지 오리지널이나 기본이 되는 그 무엇을 추구하려는 성향. 필자가 만든 말)로 인해 얇게 설탕 코팅이 된 도넛, 글레이즈드 도넛을 주로 먹게 되었다.
그러다 크리스피크림이라는 브랜드를 만나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도넛을 접했는데, 상당히 자극적인 단맛과 함께 넘치는 중독성을 가져서 그런지 한동안은 이 브랜드만 찾았던 것 같다. 선물하기에도 좋은 구성이다. 6개 혹은 12개를 각각 하프와 더즌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직사각형 박스에 담아준다.
그러다 바로 어제는 팀 홀튼을 갈 기회가 생겼고, 거기서도 같은 종류지만 이름만 다른 '허니 글레이즈드 도넛'이 있는 걸 발견했다. 이제 머릿속에는, 아니 내 뱃속에는 세 브랜드의 주력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글레이즈드 도넛’ 삼자대면이 펼쳐진 셈이다.
도넛계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글레이즈드 도넛.' 세 브랜드를 모두 맛 본 경험을 토대로 비교해 봤다.
팀 홀튼
가장 최근에 먹은 브랜드. ‘허니 글레이즈드 도넛’의 외형은 후술할 크리스피크림처럼 반투명한 설탕 코팅이 되어 있다. 세 브랜드 중에서 가장 무광에 가까운 느낌이랄까.(위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처음 치아와 맞닿을 때의 느낌은 흡사 던킨의 ‘올리브 츄이스티’와 비슷하다. 빵을 잘라낼 때 다소 탄력감이 있으면서 통~하고 튀는 식감이랄까. 하지만 이내 일반 도넛과 비슷해진다. 빵 결은 던킨의 그것과 가깝다. 설탕 코팅의 경우 보이는 것처럼 두껍게 덮여 있어 마치 물 한 방울 섞인 설탕처럼 파삭거리는 느낌이 세 브랜드 중 가장 컸다.
얇은 코팅이었다면 바작하고 깨지는 느낌이 났을 텐데, 팀 홀튼의 도넛은 퍼석함에 더 가까웠다. 한편, 던킨의 ‘먼치킨’ 격인 ‘팀빗’이라는 동그란 녀석들이 있는데, 거기에는 아주 약간의 메이플 시럽 향이 났다.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
던킨
꾸준함의 대명사랄까.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다. 팀 홀튼이 외국물 먹고 폴로 셔츠 카라 깃을 한껏 세운 느낌이라면, 던킨은 수수한 반팔티에 작은 로고 플레이로 소박하게 가져간달까. 그래서 설탕 코팅의 양도 세 브랜드 중 가장 적다. 하지만 단 맛을 내기엔 충분하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가장 오래된 브랜드로서 한국의 절제와 여백의 미를 비로소 이해한 것이려나. (그러나 던킨도 사실 미국 브랜드였다는 걸 뒤늦게 알아버렸다) 덕수궁 바로 옆에 위치한 ‘던킨 시청역점’에서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도넛 하나를 가지고 나와 한옥과 돌담길을 보며 먹으면 그 진정한 美味(아름다운 맛)를 느낄 수 있겠다. 한편, 빵이 다른 두 브랜드에 비해 노오란 편이며 발효의 문제인지 기름기가 가장 많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일리로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자주 들러 글레이즈드와 먼치킨 몇 개를 포장하곤 한다.
크리스피크림
주인공은 언제나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다고 했던가. 크리스피크림의 오리지널 글레이즈드가 사실상 오늘의 주연이다. 축구로 따지자면 육각형 선수다. 적당한 설탕 코팅, 그에 비해 녹진한 단맛, 부드럽게 찢어지는 빵결, 그러나 씹을수록 느껴지는 쫄깃함까지. 공수 양면으로 활약하는 박스투박스 도넛이라 평할 수 있겠다.
바디프로필을 찍거나 보디빌딩 대회를 나간 사람들이 목표했던 일정이 끝나자마자 6개 한 팩을 두 손으로 꾹 눌러 한 입에 먹는 것은, 괜히 그러는 것이 아니다. (아니면 그 누르는 움직임 마저도 ‘프레스’라고 생각하려나..?)
하지만 요즘 치아 건강을 고려한다면 이 주인공은 다소 강렬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조금은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아주 단 것이 당길 때나 한두 개 정도 먹기에 좋다.
정리하자면 데일리로 커피 한 잔과 곁들이기 좋은 것은 던킨이라 할 수 있고, 진짜 ‘당 떨어진다’라고 생각이 들 때 먹기 좋은 건 크리스피크림이다. 또, 새로운 탐험과 경험에 흥미를 느끼는 인디아나 존스 같은 성향이라면 팀 홀튼을 들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가능하다면 세 브랜드의 글레이즈드 도넛을 한 자리에 두고 비교하면서 먹는 것도 좋겠다. 본인의 취향을 확실히 알기 전에, 혈당 체크를 먼저 진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각자의 입장을 존중한다. 또 다른 사람의 취향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다. 어느 브랜드의 글레이즈드가 진정한 '근본'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