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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오리 Aug 08. 2020

뻣뻣한 여자의 발레 도전기

2.  거울 속 나와 만나는 시간





몇년전에 자존감이라는 키워드가 유행 했었고 지금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자존감: 자신에 대한 존엄성이 타인들의 외적인 인정이나 칭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 내부의 성숙된 사고와 가치에 의해 얻어지는 개인의 의식을 말한다.
라고 사전에는 적혀있다.
그리고 한때는 자존감과 자신감의 차이를 언급하는 책과 강의들도 참 많았던 것 같다.



지금도 네이버에 ‘자존감 높이는 방법’이라고 검색을 해보면 여러가지 정답을 말해주는 듯한 글들이 많이 있고 연관검색어에는 자존감 낮은사람 특징, 자존감 높이는 책, 자존감 높은 사람 특징 등 자존감에 관련된 사람들의 궁금증 녹아져있는 글들이 많이 있는걸 보게 된다.

그런데 그 글들을 클릭해서 보게 되면 ‘명상을 하라’’너 자신을 알라’’너의 내면을 들여다 보라’ 등 여러 가지 글들이 해결책으로서 나온다.
이 걸 아는 사람들이 이런 검색을 했을까? 나 자신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라는 새로운 의문점들이 생기는 글이었고 고민이 많은 검색자와는 다른 단순한 답변들이었다.

나도 ‘나를 아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과 갈증이 항상있었다.
BTS의 노래중에 있는 것처럼 ‘Love yourself’- Love myself 하고 싶다.

하지만 이 것도 식당에서 뭐먹을래?’하면 ‘아무거나.’다 괜찮은 나같이 우유부단하고 무딘 사람들에게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걸 싫어하는지 파악하는 것 조차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나도 상단의 검색자들 처럼 ‘내가 자존감이 낮은게 아닌가? 왜이렇게 나는 취향이 없는 걸까,’
나에 대한 궁금증은 많은데 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또한 요즘 사회는 ‘나를 나타내라!’ ‘다른 사람 눈치보지 말고 나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라’’너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라’ 라고 말하는데
나를 알아야 나를 보여주지.. 어떻게 나를 알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왔었다.

그런데 발레를 하면서 나에 대해 아주아주아주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

나를 아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몸을 보는 것이다! 내 자세를!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나의 모습을 얼마나 보게 될까?
씻을 때, 화장할 때, 출근하기 위해서 준비할 때, 화장실 갈 때 잠깐잠깐 거울을 보았지
내 몸을 그렇게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시간은 없었다.
한시간 내내 통거울로 된 공간에서 발레를 하는데
운동 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에 엄청난 힘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 정신적인 면을 알기전에 몸을 거울로 보면 알게 된다는 걸 왜 몰랐을까?
몸을 거울로보면 나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내 자세가 이랬구나 가만히 앉아있으면 생각보다 구부정하구나!, 서있을때 양 무릎이 잘 안닿구나 ㅎㅎ’
나도 모르는 나를 보게되고 남들이 날 보면 이런 모습이겠구나 하고 자세를 바르게 하게 된다. 객관화된 시선으로 나를 다시한번 보게 된다.

나 자신을 본다는 것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호불호가 강하지 않는 나의 모습 자체를 아는것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아는것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아는 것이었다.



허공에서 다리가 흔들리는 모습에서 이제 조금씩 동작을 외우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도 느낀다.
감미로운 음악에 맞추어 ‘바뜨망 탄듀: 뻗는다,펼치다’ ‘바뜨망 제떼:약간의 높이를 두고 뻗는 동작’ 들어도 헷갈리는 프랑스어 동작을 몸에 익혀나간다.
아직도 뻣뻣하고 유연하지 못한 나의 몸은 그대로이지만 발레를 하면서 느끼는 잠깐 느끼는 한템포 여유로움의 시간이 나를 발레의 매력속으로 더 빠지게 한다.
그리고 나를 이제서야 조금 알게 되고 있다.



발레라는 것을 하면서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될 줄이야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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