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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Jul 18. 2023

말이 차곡차곡 쌓인다.

그래서 속이 터질 것 같다. 

 남편이 매우 바쁘다. 거의 매일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일이 빈번하다. 올해 초에 바쁜 부서로 배치된 남편은 점점 더 바빠져서 7월에 바쁨의 절정을 그리고 9월에 한 번 더 그 피크를 찍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와중에도 남편은 육아와 가사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여러 과정이 있었다.) 그런 남편을 보면 짠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하지만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기에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의 가사와 육아의 양은 큰 편이다.


 이렇게 육아와 가사를 혼자 도맡아 하다 보니, 몸은 몸대로 아프고 정신은 정신대로 힘든데 그래도 예쁜 아이를 보면 어느 정도 상쇄되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예쁜 아이의 성장으로 상쇄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내에 말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 같다는 것이다. 


도무지 '대화'라는 것을 할 일이 없다.

남편이 바쁘기도 하지만, 어쩌다 칼퇴하는 날이라 하더라도 아이목욕시키고 집정리 하다 보면 둘이 보내는 시간은 고작 1시간-2시간, 게다가 남편은 다음날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늦게까지 이야기할 수도 없다.(심지어 그런 날조차 별로 없다는...) 


 


 아이와 놀아주고, 아이에게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해주만 이것은 대화가 아니다... 혼잣말이나 다름이 없다.  친구들과 또 동네 애기엄마 단톡방에서 열심히  깨톡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부족함이 있다. 




사람마다 하루 말 해야 하는 단어수가 정해져 있다던데, 나는 그 단어수가 특별히 많은 것 같은데, 이 단어를 30프로도 소진하지 못하고 지금 100일이 다되어가고 있으니.... 어느 날 이 말하지 못한 단어들이 폭발해 버릴 것 같다. 




 내게 대화상대를 구해달라...아이 아빠를 가정으로 보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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