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텔? 꼭 그랬어야만 했냐!
포장마차를 하기 위해 비용을 마련해야 했다. 포장마차를 열기 위해 총알이 확실하게 준비되어 있었다면, 무언가 배우기 위해 포장마차와 비슷한 느낌의 업장에서 일을 했을 것이다. 두 명의 성인 남성이 동시에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흔치 않았다. 오로지 돈벌이 만을 생각한다면 일명 노가다를 뛰는 것도 좋다만, 돈을 벌며 조금이라도 배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고민을 했다. 추후 사업을 하게 된다면 기본적으로 룸을 대여해주고 공간을 파는 생각도 했었기에, 룸카페나 스터디 카페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룸카페에서 동시에 두 명을 고용하는 곳을 찾지 못했다. 우리가 꼭 찾아야 하는 근무조건은 같이 일을 할 수 있으며, 배울 수 있는 곳이어야만 했다. 사람인, 잡코리아, 알바몬, 알바천국 미친 듯이 뒤졌다. 눈 뜨고 지원하고, 눈 감고 지원하고, 누워서 지원하고, 물구나무서서 지원하고 마우스가 부서지도록 클릭만 했다. 그러다 모텔까지 눈에 들어왔다. 모텔도 룸의 대여 일종이니까.
- 숙식제공 OK, 4대 보험 OK
일단 경계했다. 모니터로 글만 보는데도 경계했다. 갑자기 뇌가 회전을 한다.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위치는 경기도 성남. 지금까지 이곳저곳 면접 보러 다녔는데, 교통편이 토 나와서 차만 이용했었다. 근데 역세권이다. 일명 그 유명한 도보 5분 거리다. 지도 로드뷰를 켠다. 근처가 다 모텔이다. 일명 모텔촌. 조건을 보기도 전에 위치를 먼저 보고 정신 차리고 나서 근무환경을 봤다. 모텔이지만 4대 보험 가입하고, 숙식제공까지 한단다. 숙식제공이 생각했던 조건 중 하나라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는데, 동반지원 가능이 바로 다음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통화연결음을 듣고 있었다.
나: "여보세요, 알바몬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모텔 알바 2명 뽑는 거 맞나요?"
그(he): "청소하는 건데 할 수 있겠어요? 일단 어디예요 와봐요"
나: (순간 갑자기 오라 해서 당황) "네? 친구도 한다고 하는데 같이 가도 되는 건가요? 오후에 가겠습니다."
무턱대고 오라니, 무슨 일인지도 모르니까 찜찜했다. 단순히 청소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우리는 시간이 금이다. 빨리 돈벌이를 시작해야 했다. 기본적으로, 숙식이랑 4대 보험은 해준다고 하니까 그 문구를 보고. 성남에 내렸다.
- 그들과의 첫 만남
그는 보자마자 올라오라고 했다. 빈 방으로 들여보내더니, 갑자기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난 이미 고용된 줄 알았다. 말 그대로 모텔에서 사용한 방을 치우는 역할이다. 근데 쓸데없이(?) 체계적이다. 청소하는 방법을 대강 설명하고 앉았다. 주절주절 이야기를 해나간다. 돌려 말한 걸 풀어보면, 그는 여기 지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다고 하더라. 외국인도 많고. 근데 우리가 너무 젊은 거 같다. 할 수 있겠냐? 다. 당연히 할 수 있다고 하고 우리가 확인한 조건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숙식제공, 4대 보험, 급여일 등. 맞다고 한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자고 했지만, 그를 진정시켰다. 여기서 숙식하려면 적어도 짐을 준비해야 하지 않는가? 그렇게 다음날 짐을 챙겨 다시 성남에 입성하게 되었다. 사장에게 인사 후, 바로 방으로 올라갔다. 모텔이 2개 동으로 나눠있다. A동과 B동. A동에는 부부 직원이 있었다. 조선족이었다. 부부 형태로 모텔에서 일을 많이 한다고 한다. 하도 영화에서 이미지가 나빠서 조심스러웠는데,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잘해주셨다. 자식들이 중국에 있는데, 우리랑 연령대가 비슷해서 생각난다고 했다. 그리고 B동에는 아버지뻘 형님이 있었다. 그에게는 뭔가 모를 사연의 기운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삶의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리고 프론트에는 삼촌 이모뻘 부부가 있었다. 자식 자랑이 특기다. 세탁실에는 몸이 불편한 이모가 있었다. 조선족인데, 중국에 간다고 했다. 중국 놀러 오면 맛있는 밥 준다고 중국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그리고 당직 지배인이라 불리는 2명의 사나이가 있었다. 뭔가 사연이 있었다. 그 이야기는 2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