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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애 Aug 25. 2024

요즘 나는, 우리 아이는

오르락내리락


요즘 나는,

오늘은 아이도 나도 잠을 못 자서 출근을 못하고 sick call을 해야 했다.

내가 쉬는 날 집에 하루 종일 있으면 아이는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다. 그래서 웬만하면 외출을 잠깐씩만 한다.

먹을 음식을 사러 슈퍼에 가고

아픈 무릎을 운동하러 수영장을 한 시간 안에 다녀오고

(35 분 수영하고 5분 동안 씻고 운전 시간 오고 가고 20 분 그래서 토털 한 시간)


아이의 상태에 따라 천국과 지옥과 불안감을 경험하는 몇 달 동안 남에겐 표현하지 않지만 우울감에 빠져 있다.

 아이가 떠나면 닥쳐올 상실감

그리고 떠나보내야 하는 고통을 아직도 나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으니까.

세 번째 아이를 혼자서 보낼 생각을 하면 가장 두렵다. 그래서 불안하고 아이상태가 안 좋아지면 슬프고 눈물이 난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모임을 하면서 잘 버텨내고는 있다.  나의 감정을 티 내고 싶지 않다.


요즘 우리 아이는,

이뇨제 맥시멈

심장약 체중에 꽉 맞게 맥시멈

그리고 밤에 숨이 차면 어쩔 수 없이 이뇨제를 한번 더 먹여야 한다.


병원에 데려가도 숨이 차면 이뇨제 주사를 맞히고, 엑스레이 찍고 초음파를  하면서 심장이나 폐에 물이 많이 차고 있는지 확인한다.

수의사 선생님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셔서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인지는 하고 있다.

숨소리가 이미 1분에 60 분을 넘는 날이 아주 많다.

밤에 숨이 차면 나도 아이도 깨서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불안함을 줄인다.

엄마 여깄다 아가야

엄마가 내 옆에 있구나…

내가 더 숨이 차면 엄마는 약을 줄 거야…

오줌을 싸자고 하고

이뇨제도 먹이고

나를 도와줄 거야 하는 눈으로 날 쳐다본다.


번개나 천둥이라도 칠 듯 비가 오면

발작을 하기 전에 바로 진정제를 먹이고

하루종일 멈출 때까지 안고 있거나, 업고 있거나 입안에서 줄줄 침을 흘려도 이불 안에 숨게 해 주고 옆에 내 몸을 딱 붙여서 불안하지 않게 해 준다.

페닉어택( 공황장애) 이 오면 심장이 제멋대로 미친 듯이 뛰어 판막이 더 망가지니까… 최대한 진정을 시켜주려고 노력한다.


난 이제 천둥과 번개가 너무 싫다.

아이를 너무 힘들게 하니까…

일하다가도 비가 많이 오면 걱정이 앞선다.


최대한 행복하게 살다 가게 하려고 웬만하면 여전히 데리고 다니고 옆에서 지켜주려고 노력해 본다.

그래야 스스로 후회하지 않을 테니…

헥헥거려도 함께 하면 행복해하는 모습이 정말 짠하다.

마냥 아직도 아기 같기만 한 아이가 언제 떠날지 몰라 몰래 눈물 흘리는 나도 짠하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내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다.

아무에게도.

우리 아이에게도..

이렇게 환하게 웃고,

이렇게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가

아직도 내 곁에 있으니까

그것으로 감사하고 그것으로 됐다.


매일매일 오늘만 살아내자.

오늘 하루하루만을

너무 힘들지만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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