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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작가 Jan 22. 2021

PM 직무 준비하기

Product Manager가 뭔데?

2년 전,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활동하다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서 퇴사하게 됐다.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던 퇴사라는 상황이 내게 닥쳐오자 고민이 많아졌다.

'바로 직장을 알아봐야 할까? 아니면 쉬다가 찾아볼까?'
'일을 한다면 무슨 일을 하면서 살지? 마케터는 나와 잘 맞는 포지션이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 즐길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지?'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누나들과 여행도 다녀오고 여러 책도 읽어보면서 고민했고, 당시에 소설을 적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들어 꽤 긴 시간 동안 일을 쉬면서 소설을 적었다. 내가 봐도 부끄러운 실력이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국 써냈다는 사실만은 성취감을 줬다. 그중 단편들은 지난 5월 말 창비 신인문학상 공모전에 제출하며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사그라들었다.


앞으로 뭐하고 살지?


19년 3월까지 일을 했으니 당시 약 1년 반 정도의 공백기가 생겼다. 30살까지는 책을 내겠다는 버킷 리스트를 생각하면 후회는 없었다. 하지만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은 상황에서 소설을 쓰며 보냈던 시간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지난 회사의 대표였던 형한테 연락이 왔었다. 현재 BD로 일하고 있는 형은 내게 사업팀 PM 포지션이 TO가 있는데 지원해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셨다.(이력서도 못 내봤다는 그곳) 당시 나는 PM이라고 하면 Project Manager를 먼저 떠올렸고 이와 비슷한 포지션은 회사마다 원하는 업무의 범위가 상이하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지난번에도 한번 제안을 주셨던 만큼 일단 좋다고 답변하고 회사로 찾아가 포지션에 대한 설명을 듣는 걸로 이야기를 마쳤다. 회사에 가기 전, 급하게 검색을 통해 구성원들에 대한 정보를 찾아봤고 해당 TO의 PM이 Product Manager를 말한다는 걸 알게 됐다.






1. PM이 뭔데?


회사는 특정한 Role을 수행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수행하는 일과 요구하는 역량이 어떤 것인지 살펴봐야 내가 일을 수행할 수 있을지 판단하고 어떤 점을 어필할지 고민할 수 있다. 이런 이해를 위해 '프로덕트 매니저 (Product Manager/PM)는 어떤 일을 하는 무슨 직업인가요?' https://www.youtube.com/watch?v=1XlV1AJbXI8 )라는 유튜브 시청을 시작으로 세세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PM이라고 볼 수 있는 포지션은 많았다. 서비스 기획자나 UX기획자, UX 디자이너일 때도 있고, 프로덕트 오너, 프로덕트 디자이너,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그램 매니저, 프로젝트 매니저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당연히 비슷해 보여도 차이는 있었고, 똑같이 PM이라고 표기돼 있는 것도(PdM/PjM/PgM 등) 요구되는 role은 달랐다. 하지만 PM직무에 관심이 있거나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면 크게 차이를 못 느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Product Manager? Project Manager? Program Manager?

PdM: 하나 이상의 제품의 설계, 개발 및 생산 등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데 초점(Why)
PjM: 고유한 제품 or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수행되는 임시 작업 또는 작업 그룹. 프로젝트 계획을 작성하고 할당하고 진행 상황과 과제를 추적하는 등 관리에 초점(When)
PgM: 회사의 목표와 일치하는 프로젝트 그룹. 방향성을 잡는데 초점(How)

각 PM의 일을 Why, When, How로 구분해서 생각하면 차이점을 이해하기가 좀 편했다. 제품의 이유, 제품의 시기, 제품의 방법! 정확히 표현해내는 말은 아니지만 뉘앙스의 차이를 받아들이기엔 꽤 괜찮았다. Product Manager를 설명하는 말은 "고객들이 가진 문제를 이해하고, 그 문제에 대해서 가장 정확한 솔루션을 만드는 사람."이 가장 가까워 보였다.


여기서 말하는 제품매우 커다란 범주의 개념이다. 기능이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UX 디자인, 수익모델 등 이것도 제품이라고 할 수 있나? 싶은 것들도 대부분 제품의 범주에 포함된다. 전자상거래 상 상품의 주문과 반송하는 경험도 제품이라고 할 수 있고, 상품을 검색하는 것도 제품이다. 그렇기에 한 회사에 여러 개의 제품팀으로 나뉘어서 활동하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책 INSPIRED 참고) 글로벌 팀, 검색 서비스팀, xx팀, yy팀, zz팀처럼 말이다.


내가 소개받았던 포지션은 Product Manager, 팀은 Vertical 팀검색 서비스팀이었다. Vertical팀에서 가장 요구되는 역량은 시장분석 및 침투 능력이었고, 검색 서비스는 검색 서비스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메인 지식)와 Data-driven사고로 보였다.




2. PM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소설을 적을 때 일생 중 가장 많이 자신에 대해 고민해본 것 같다. 주로 '나는 어떤 사람일까?'였다. 나는 자신이 성실하고 열정적인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상은 좀 달랐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나태할 때가 많았다. 돌이켜보면 성실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나타났을 땐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았다. 나는 인정받길 정말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한테 인정을 받는 걸 보람으로 여겼고, 그런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을 쏟았다. 나의 행동으로 나타난 결과라면 그게 자신이 아닌 제품이나 서비스여도 보람 혹은 실망을 느꼈고, 그렇기에 PM에 대한 소개를 받았을 때 매력적인 직무라고 느꼈다.


인턴 PM? 주니어 PM? (시니어) PM!

그러면 PM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채용 사이트에 'PM'이나 '프로덕트 매니저'같은 단어를 집어넣으면 무언가 많이 나오긴 한다. 하지만 경력 기간을 '신입'으로 바꾸면? 확 줄어든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다. 남은 공고도 들어가 보면 '~경험 X 년 이상'이라는 문장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 대부분의 PM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


해당 직무의 Role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다. 업무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하면 당장 디자이너, 엔지니어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 가장 중요한 고객이 가진 문제를 이해하고, 그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능력은 시니어들한테도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경력 있는 사람을 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턴이나 주니어 PM을 채용하는 곳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주니어를 모집한다고 해도 최소 2년의 경력은 요구하는 편이다. 관련 경력이 없는 나로서는 입사하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실제로 업무에 들어간다고 해도 문제가 생길 것은 안 봐도 뻔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미 경력이 없는 건 없는 거고, 나름의 준비라도 해 나가는 수밖에.


Role Playing

현장에서 일을 해보는 게 경험치를 쌓기에는 가장 좋겠지만, 그게 불가능한 취준생 입장에서 PM에 대한 간접 경험을 쌓는 방법은 'Role Playing'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어떤 회사의 어떤 제품을 담당하는 PM이라고 가정을 해보고 연습해보는 것이다.


Product Manager(2011. Martin Eriksson.)

Martin Eriksson은 PM에게 필요한 3가지 영역을 UX, Tech, Business로 나누어 표현한 바 있다. 모든 영역을 깊게 수행할 능력은 없더라도 필요한 만큼의 역량은 갖춰야만 하는 직무란 뜻이다. 물론 훌륭한 PM이라면 원이 겹치는 영역이 더 넓어질 것이고, 3개의 원이 온전하게 겹칠 수만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대부분의 PM은 3가지 영역 중 한 가지 영역에 특히 더 강점을 지니는 걸로 보였다. (PM은 제너럴리스트로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와 더불어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따라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생각은 Business/UX/Tech 3가지 영역으로 구분해서 글을 작성하는 거다. 대충 목차를 짜 보면 아래처럼 적어볼 수 있겠다.


[Business]
1. 추구하는 가치
2. 수익구조
3. 마케팅 활동
...

[UX]
1. XD를 활용한 IA
2. ...

[Tech]
1. 해당 회사의 개발 언어 (어떤 부분에서 어떤 언어를 사용했는가와 그 이유)
2. ...

조금만 적어봐도 바로 문제점이 나타나는데, 자신이 UX와 Tech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하단 점과 지금의 나로서는 실제 업무와는 상관없이 뜬구름 잡는 소리만 가득 채우게 될 가능성이 높단 점이다.


그래서 검색을 통해 다른 방법에 대해서 찾아봤고, https://brunch.co.kr/@rachelykim/11#comment(해외 면접 앱 크리틱을 통한 UX 실력 상승시키는 방법, chel), https://brunch.co.kr/@rainofflowers/147(누구나 할 수 있는 앱 크리틱 분석법, 꽃비내린)를 참고해 앱 크리틱을 기반으로 입맛에 맞게 변형해서 쓰는 것부터 해보기로 했다.


1. 앱의 목적과 사용자 층
1) 서비스의 목적(어떤 문제를 해결하나?)
2) Primary 유저, Secondary 유저(유저는 어떻게 서비스를 이용하나?)
3) 나는 왜, 그리고 언제 이 서비스를 이용하나? (타 경쟁사보다 많이 쓰면 왜 이 서비스를 쓰나? 나는 어느 사용자 군에 속하는가?)

2. 앱의 전반적인 정보 구조
* IA, 핵심 활동 도식화
1) 어떤 점이 강점인가? 왜 강점인가?
2) 어떤 점이 단점인가? 어떤 부분의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가?

3. 앱의 디자인 시스템 및 인터랙션
1) UI 디자인
2) 인터랙션

4. 앱의 시장 위치 및 경쟁자
1) 서비스 마켓 포지션
2) 경쟁자
3) 확장 가능성

5. +@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야 가득하지만 모를 때는 남들이 먼저 한 것들부터 따라 하라고 하지 않는가. 기업이든 사람이든 후발주자의 입장에서 큰 이점은 앞서 남들이 행했던 바를 흡수하고 발전시킬 수 있단 점이니까. 퍼블리의 CPO 이승국 님은 신입 PM이라면 Quality Assurance, Feature Specification 같은 Product Execution에서 강점을 갖춰야 한다고 하셨다. 앱 크리틱 분석을 하는 과정이 Product Execution을 기르기에는 썩 괜찮아 보이니 일단 도전해보려고 한다.




Product Mangager

PM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눌 때 많이 들은 말이 'PM이 뭔데?'라는 직무에 대한 질문'그 일이 잘 맞을 것 같아?'나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야?', '평생 일할 직업으로 삼으려고?'와 같은 직무 적합성, 직무에 대한 열정을 묻는 말이었다. PM이 뭐냐는 질문에는 INSPIRED에 적힌 내용을 참고해서 설명했고, 후자에 대한 답은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평생이라는 말 자체에 어폐가 있어서 '지금은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이다.'라고 답하는 거야 쉬웠지만, PM의 일을 시작할 수 있을지나 막상 입사를 해도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모르는 건 모르는 거고 계속 마음 다지면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봐야지. 일단 소설을 쓸 때 애용했고 최근에 다시 쓰기 시작한 '밀리의 서재'부터 다음 주에 쓰도록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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