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들을 가르친다.
앞에 나의 이야기를 읽으신 독자분들이라면, 내가 도대체 학원강사를 왜 하는 건지 의문을 가지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화가 나고, 아이들 태도가 마음에 안 들고, 잘해도 잘한 게 아니라면서.
이 나이 때의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님이시라면, 본인 자녀의 태도와 비교하여 내 이야기가 공감이 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
(뭐 저런 쌤이 다 있어?라고 생각하실지도.)
그러나 어디까지나 내가 쓰는 내 이야기들은 누군가에게 '이거 아니면 안 됩니다.'라고 주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내가 느낀 점, 이렇게 하면 더 잘할 텐데 라는 나의 생각, 내가 실제로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오로지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매일 화가 나고, 속이 상하고, 안쓰럽고, 안타깝고, 고맙고, 대견하고, 웃픈 일 들이 내 감정을 좌지우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아이들은 가르친다.
도대체 왜?
그 이유는 단 하나다.
내 아이들이니까.
본인들의 소중한 시간을 들여서 수학을 배우겠다고 나를 찾아온 아이들이니까.
우선 왔으면 책임을 다해서 가르친다.
이 아이가 정말 '수학'을 할 때까지.
앉는 자세부터, 글씨 교정, 필기하는 방법, 문제 읽는 방법, 풀이 과정 쓰는 방법, 그래서 공부를 제대로 하는 방법.
내가 갖고 있는 모든 노하우를 아이들에게 전수하며, 나보다 좀 더 나은 학창 시절을 보내며, 본인들이 목표로 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지금의 시험 성적이 목표가 아니라, 진짜 공부를 하는 아이를 만드는 게 나의 목표이다.
고등부에 가서 저 한 구석에 앉아 풀지도 못하고, 질문도 하지 못하고, 선생님 눈치만 보며 하루를 때우며 그 학원의 전기세를 내주는 아이가 아니라,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아이로 만드는 게 나의 목표이다.
그래서인지, 중등부를 하고 있음에도 성인이 돼서 찾아오는 아이들도 많다.
오면 그때의 혼났던 기억들을 끄집어내며, 그때 진짜 무서웠는데, 그때 진짜 재밌었는데,
기억도 가물가물한 옛날이야기를 하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나에게 하는 말은,
그래도 쌤이 있어서 제가 공부했어요.
그때는 무서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저를 그만큼 생각해 주는 쌤은 없더라고요.
그때가 가장 재밌었던 것 같아요, 다시 돌아가라면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글을 쓰는 지금도 아이들의 진심 어린 말이 떠오르면 울컥 눈물이 난다.
'내 진심이 통했구나, 다행이다.'
그리고, 점점 수동적으로 변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힘들지만, 졸업생들의 한마디에 또 힘을 낸다.
내가 아직 학원강사인 이유는
나를 믿어주는 내 아이들 때문이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우리 학원의 슬로건처럼 오늘도 진심은 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