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러운 경험이고 그것은 동물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시험은 스트레스로 인해 반복적인 꼬리 돌기를 하게 할 만큼 그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다.
동물들에게는 ‘25점’이 넘기 힘든 벽이다. 시험이 처음 시행되었을 때에는 그나마 20점 근처까지 간 고릴라를 제외하고, 돌고래나 코끼리처럼 똑똑하기로 알려진 동물들조차 10점을 넘기지 못했다. 1) 2)
25점이라는 기준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4지선다형의 시험에서 답을 무작위로 고를 경우 얻을 수 있는 점수가 바로 25점인데, 이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생각을 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맞출 가능성을 낮춘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자세’로 동물들이 공부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많은 동물들이 25점을 넘게 되고 어느새, 인간들의 평균이라고 알려진 90점을 넘는 동물들까지 등장하기 시작한다.
1) 동물세계에 4지선다형의 시험이 처음 치뤄진 것은 젊은 사자가 새로운 왕이 되면서부터였다. 초대 오라클은 세상을 구할 동물 ‘스튜던트 비(Student B)’가 B로 이름이 시작되는 동물이라고 믿었지만, 동물 본부는 그보다는 시험을 통해 그 동물이 누구인지 알아보려 했다.
참고로 동물 세계의 학점 체계는 우리의 것과는 조금 다르다. 90점 이상이면 A학점이 주어지며, 25점에서 90점 사이는 B학점 그리고 25점 이하는 C내지는 F로 분류된다. 그 중 25점을 넘어 B학점을 받는다는 것은 동물본부의 눈에 띄기 위한, 즉 스튜던트 비(Student B)의 후보로 여겨질 최소 조건이 된다.
A 100 - 90
B 90 -25
C~F 0 -25
2) 초기 시험 결과에서 사자는 12점, 돌고래와 코끼리는 나란히 8점, 까마귀는 4점이라는 처참한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사자는 시험 중 분을 참지 못하고 포효를 터뜨려, 시험장에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이유로 퇴장당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