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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끼리도 편견이 있을까?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by 스튜던트 비

다양한 동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스튜던트 비의 세계에는 모두가 지키려 애쓰는 하나의 예의가 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종(種)의 약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이다. 한편, 동물들은 이를 의식하며 겉으로는 조심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상대 동물에 대해 저마다의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편견이라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 양면성을 지닌다. 수많은 동물이 뒤섞인 세상에서 편견은 상대를 빠르게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상대 동물을 제대로 알아갈 기회를 놓치게 만들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 인간들 역시 쥐와 새, 그리고 개와 돼지들을 편견의 시선으로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조류


조류는 동물 세계에서 머리가 작다는 이유로 무식하다는 편견을 받아왔다. “새머리”라는 말은 동물들 사이에서도 욕이며, 많은 새들이 직업을 얻지 못한 채 나무나 절벽 위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이러한 편견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어떤 새들은 그 누구보다도 세상을 높이서 그리고 멀리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지니고 있다. 스튜던트 비 스토리에서 가장 깊은 통찰력을 지닌 동물들이 대체로 새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파충류


동물들 사이에서 파충류는 종종 외모로 놀림을 받는다. 대머리에 거친 피부를 가진 파충류를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의 세계에서도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 파충류는 한 번 피가 끓기 시작하면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또 피가 식으면 놀라울 정도로 침착해질 줄 아는 존재들이다. 공룡의 후예인 파충류들의 진짜 매력은 겉이 아니라 속부터 천천히 데워지는 그들의 가슴에 있다.





설치류


동물들은 설치류를 “쥐 같은 녀석”이라고 말하면서 그들의 산만함을 지적한다. 많은 동물들은 설치류들에게 전반적으로 ADHD가 있다고 흉보지만, 그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ADHD로 인한 끊임없는 탐색이 창조적인 아이디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의외로 많은 설치류들이 다른 동물들이 상상하지 못한 창조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유대류


캥거루 같은 유대류들은 모두 극성 부모라는 동물 세계의 편견이 있다. 다른 동물들, 특히 파충류의 입장에서는 왜 그렇게까지 자식을 품에 끼고 다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극성 부모의 이미지는 유대류가 가장 심하긴 하지만, 영장류 그리고 제왕펭귄 1) 같은 일부 조류들도 그런 이미지가 있다.






개가 동물 세계에서 받는 편견은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다. 개들은 사람과 가까워지기 위해 자연과의 연을 끊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스스로 ‘배신자’로 낙인찍힌 운명을 받아들인 채 평생을 살아간다. 가끔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야생 동물들을 만나면 개와 싸움이 붙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의 대화를 잘 들어보면 야생동물들이 개를 얼마나 혐오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2)






1) 주로 남극에 서식하는 제왕펭귄은 완전 헌신적인 부모이다. 제왕펭귄 수컷은 -60도까지 떨어지는 혹독한 겨울에 수주 동안 먹지도 않은 채 알을 품는다. 단, 이때 말을 시키면 자기 자식 자랑을 쏟아낼 수 있으니 주의하자.


2) 다음은 개의 말싸움을 번역한 것이다. 슬프지만 이것이 개들의 현실이다.


멧돼지: “너, 도대체 얼마 받고 그렇게 사냐? 그렇게까지 해서 사니까 좋아?”

개: “네가 내 인생에 대해 뭘 안다고 평가를 해. 그냥 가던 길 가.”

멧돼지: “배신자 주제에. 됐고,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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