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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헌문학 Oct 22. 2023

생각의 향기


한 작은 시골마을에 어느 날부터인가 배낭을 맨 노인이 매일 아침 마을을 분주히 청소하시곤 하셨는데요. 사실 노인이 하시는 일은 청소가 아니라 바로 마을 주민들의 머릿속 생각을 모으고 계신 거였데요. 사람들에 생각의 소리를 듣는 할아버지는, 머리에서 새나오는 고운 생각, 거친 생각. 너그러운 또는 단순한 생각들을 모았고 온 종일 모은 생각조각을 흙 속에 정성껏 심었는데요. 그런 다음 날이면 할아버지의 화단엔 어김없이 달콤한 향내 풍기는 생각꽃들이 한아름 지천으로 만발했다네요.     

'생각을 듣고 피워내는 할아버지'라...     

프랑스 동화작가 모니카페트의 <생각을 모으는 사람>이라는 동화의 줄거리 입니다.

글쎄, 어떨까요. 우리들 마음속 비밀한 기쁨과 슬픔, 또 소망이 꽃으로 피어서 마당 앞의 정원에 펼쳐진다면요.      

왜 저 먼 남미엔 사체화(死體花)'라는 별명을 가진 지독한 악취를 내뿜고 곤충을 잡아먹는 '타이탄 아룸'이란 세상에서 제일 큰 꽃도 있구요. 최근엔 신기하게도 파란색 장미까지 개발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요. 사람들은 모두 천차만별 다양한 꽃들인지 몰라요.     

여러분 생각의 꽃밭은 과연 어떤 빛깔과 향취로 채워질까요. 각자가 강약과 빛깔은 다를지라도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의 체취와 성품에서 우러나는 향기를 지니고 있쟎아요. 유일무이한 당신만의 향내. 이는 바로 내 안에 씨앗 발아해 틔어낸 '생각 꽃'의 향기가 오랫동안 자아에 배이게 된 건 아닐까요. 매사 긍정적이고 이타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의 생각 꽃은 싱싱하고 매혹적인 꽃술로 바라보는 이에게 박하처럼 상큼한 느낌, 안겨주겠죠. 그런가 하면 묵묵한 근성을 지닌 사람들은 신뢰감을 선사하는 원두 커피같은 은근한 향을 품고 있어서 천천히 느끼게 되는 건지도 모르구요.      

하나 둘 꽃잎 지는 5월. 

진하고 그윽한 추억 꽃의 향기, 음악의 향기, 

당신과 당신, 그리고 당신의 흥그러운 사람 향기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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