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nia Apr 07. 2021

고양이, 선인장 그리고...|극동아시아타이거즈

나를 공감해주는 노래

고양이, 선인장 그리고...

작사작곡 명지수 | 편곡 장지훈, 공격, 명지수, 이태경


오래된 선인장 나무 사이로

자그맣게 핀 저 어렵게 이겨낸 꽃처럼

바람 불고 어두워도 꺾이지 않게

웃으면서 지낼 수 있어


오래된 선인장 나무 사이로

자그맣게 핀 저 어렵게 이겨낸 꽃처럼

바람 불고 어두워도 꺾이지 않게

웃으면서 지낼 수 있어


아무리 구름이 해를 막아 어두워져 버린다 해도

나는 또 꺾일 수 없고

사방에서 나를 자꾸 건드려서 화를 나게 하면

나는 참지 않을 거야


잃어버린 나의 마음과 사라져 가는 별들 그 사이로

작은 비행기가 나의 마음을 가로질러 찾고 있네

무엇을 잃어버린 지도 잊고서 한참을 돌아다녀 봐도 모르겠고

무엇을 잃어버린 지 생각하면 뒤처질 것만 같아


새까만 아스팔트를 달려 날아오르는 저 비행기처럼

조금만 나를 기다려서 천천히 날 수 있는 그날을


새까만 아스팔트를 달려 날아오르는 저 비행기처럼

조금만 나를 기다려서 천천히 날 수 있는 그날을



의미 있게 사는 삶을 추구한다.

한동안, 의미 있게 사는 삶은 재미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금욕주의가 의미 있는 삶은 아닌데.


이제 의미가 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삶을 살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요즘 행복하다.

요즘 나의 행복 중 하나는 인디 음악들을 듣는 일.


꽤 오랜 시간 클래식과 또 다른 한 장르의 음악 말고는 가요건, 팝이건 다 듣지 않았던 시간이 길었다.

스무 살 독일로 등 떠밀리듯 건너가 살면서 가요를 듣거나 한국 드라마를 보면 지독한 향수병에 시달렸다.

보고 싶은 거리가 떠올라 힘들었고, 두고 온 사람들이 기억나 힘들었다.

그렇게 '살기 위해' 가요를 끊었다.

그 이후 다른 이유가 생겨 더 이상 듣지 않게 되었고 그러면서 '나를 즐겁게 하는'류의 행동을 절제하며 살았다.


어느 순간, 금욕주의적 삶, 수도원적 삶이 오히려 나를 파괴하고, 누군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가는 것을 느꼈다.

행위로 구원에 이르는 것이 아니건만, 어느새 행위 안에 갇혀 스스로를 정죄하고,

안 그런 척하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타인을 정죄하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 다시 첼로를 시작하고, 조금씩 음악을 듣는다.

듣지 않았던 장르의 음악들도 들어본다.

남편이 듣는 음악이 그저 시끄럽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같은 음악을 들으며 대화를 하고

아이들과도 함께 '시끄러웠던' 음악에 맞추어 몸을 움직여 본다.


요즘 새로 생긴 취미는 '극동아시아타이거즈'의 노래에 맞추어 빨리 걷는 것!

식후 30분, 무조건 파워 워킹을 시작해야 하는 당뇨인인 나에게 최고의 노래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노래들이 빠르고 재밌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가사가 기가 막힌다.


세상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 선인장처럼


바람이 불고, 구름이 해를 막아 어두운 삶,

사방에서 욱여싸여 마음까지 잃어버리게 되는 삶.

그럼에도 작은 소망의 비행기를 바라보는 마음.

기다림 끝에 천천히 날아갈 소망.


투잡 이상을 가져야 음악을 할 수 있기에,

음악을 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하고,

일을 하다 보니 음악 할 시간이 모자라고,

음악을 하며 일을 하다 보니 음악으로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닌..

참 쉽지 않은 길을 걷는 인디밴드 아티스트들.


더 젊었을 때 인디밴드들을 알았더라면, 코로나 전에 알았더라면,

그들을 응원하며 마실 수 있는 내 위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 두 배 이상의 음료캔을 시켜놓고

홍대 카페 구석 어딘가에 앉아서 조심스레 몸을 흔들어 보았을 텐데.

그러다 노래가 끝나면 그 음료들을 살며시 건네보았을 텐데.

아쉬움을 안고 극아타를 비롯한 인디밴드 아티스트들을 응원한다.

그들 아니면, 그들의 상황에서가 아니면  쓸 수 없을 가사들을 음미하며 오늘도 방구석에서 파워워킹을 해본다.



오래된 선인장 나무 사이로  
자그맣게 핀 저 어렵게 이겨낸 꽃처럼
바람 불고 어두워도 꺾이지 않게  
웃으면서 지낼 수 있어



오늘도 뜨거운 사막의 바람 같은 것이 불어오겠지.

오랜 시간 물 없이 살아야 하기에 몸속에 물을 채운 선인장처럼

그리고 그 물로 피워낸 꽃처럼

모래바람이 뒤덮어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모래바람으로 사라질 것들을

너무 힘들어하지는 말자.

인내는, 온유는, 결국 견뎌야 하는 시간과 수많은 도전들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일 테니.


아무것도 모를 때의 웃음과

오래된 선인장 나무 사이로 자그맣게 꽃을 피운 후의 웃음은

분명 다를 테니까.



앨범 소개

극동아시아타이거즈 [고양이, 선인장 그리고...]

사막의 선인장을 실제로 많이 본 사람은 많이 없으시겠지요? 세상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 선인장처럼, 모두 어려움을 이겨내고 각자의 꽃을 피워내길 바라요! 극동아시아타이거즈의 이번 앨범은 아름다운 꽃을 피운 선인장처럼 많은 시련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도전으로 만든 앨범입니다!! 이번 앨범은 마스터링을 제외한 녹음의 모든 과정을 홈레코딩으로 손수 마무리 한 노래로써, 극동아시아타이거즈의 앞으로의 미래와 도전을 슬쩍 엿볼 수 있는 노래입니다요!! 극동아시아타이거즈의 우당탕탕한 비행에 같이 탑승하여 힘차게 비상하시지요!!


[Credit]

보컬: 명지수

기타: 장지훈

드럼: 이태경

베이스: 공격

작사.곡: 명지수

편곡: 장지훈, 공격, 이태경

믹싱: 장지훈

마스터링: 821사운드

앨범자켓: Meghann H.   

발매사 (주)미러볼뮤직

기획사  Cats And Animals


[함께듣기]

홈레코딩으로 탄생한 노래

https://youtu.be/8599bjPQZ-U

극아타 녹음기


https://youtu.be/SgO3iTJRklo

노래 전곡

https://youtu.be/CCK5S3ijgEw




이전 14화 무당벌레 | 전유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