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새로이 시작하거나, 응원이 필요할 때 함께해주는 친구와 동료들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하지만 때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슬픈 감정이 밀려올 때, 마음이 찢어지듯 아플 때는 곁에서 위로하려는 누군가의 존재가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힘내'라는 말이 폭력으로 다가올 만큼, 힘을 내고 싶은 생각조차 들지 않고 그저 혼자 숨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아무리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미 겪은 후 훌륭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도 온전한 위로가 되지 못한다. 아무 말도 거들지 않고, 나도 다 지나간 길이니 너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격려도 하지 않고, 그저 곁에서 함께 울어주면서 간간히 등을 쓰다듬어주는 존재에게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가끔은 정말 오롯이 홀로 견뎌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그 홀로의 시간, 견디기 어려운 그 시간에도 온전히 홀로이기는 너무 외로울 때가 있다.
내게 그럴 때 가장 위로가 되는 건 노래였다. 평소에는 그저 좋은 멜로디로 귓가에 맴돌다 어느 시점, 어느 순간에 가슴을 울리는 가사들. 괜찮아, 해주는 것 같은 노래들.
그동안 모아 온 '공감해주는 노래들에 기대어'는 살아오며 겪었던 순간순간 위로로 다가왔던 노래들에 대한 짧은 단상들을 모아놓은 매거진이다. 위로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어떤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머릿속이 하얘질 때, 오히려 가만히 등을 쓸어주고 싶을 때, 가사들에 기대어 끄적였던 글들이다. 이제, 모아진 글들로 브런치 북을 발행하려 한다. 아직 부족한 글들이지만 수줍고 조심스럽게 세상에 내어 놓아 본다.
나보다 더 내 마음을 알아주는 노래들에 감사한다.
이런 노래를 지어주는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공감해주는 노래에 기대어 이렇게 짧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 다행이다.
누려온 감사의 순간들을 공유하며, 단 한 분이라도 이 브런치 북을 통해 위로받으실 수 있기를 조심스레 두 손 모아 기도해본다.
LP판을 올리며, 지지직거리는 작은 소리로 프롤로그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