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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은의 공부장 Nov 09. 2022

관계의 마침표

마침표가 쉼표가 되는 이야기

살면서 얻게 되는 관계가 많은 만큼 떠나보내게 되는 관계도 많습니다. 원하지 않았지만 끝나버린 관계, 내가 끊어 버린 관계, 자연스럽게 멀어진 관계들이 있죠. 


그중에서도 우리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이별을 정말 힘들어합니다. 예고가 있었다 해도 애써 외면한 이별이죠. 저 역시도 이별은 아무리 많이 경험해도 아무 일 없단 듯이 넘겨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계라는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멀어지기도 하고, 가까워지기도 하는 것임을 이해한다면 끝이 나는 관계로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끼는 것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잠시 이별해도 괜찮아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통보받으면, 영영 보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순식간에 패닉에 빠지게 되죠. 당장 붙잡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하루아침에 남이 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고, 이렇게 멀어지긴 싫다는 마음에 매달려도 보게 될 거예요. 


간혹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주변에서는 그만 잊으라며, 인연이 아니었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 말들은 마음을 추스르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죠. 어찌된 것인지 못 해준 것만 생각나고, 내가 잘못 해서 이렇게 된 것 같고, 아쉬운 마음은 날로 커져가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관계가 ‘끝’이 나더라도 그것은 그 '순간’의 이야기입니다. 


내가 끝을 내고 싶지 않다면 잠시 쉼표를 찍는 시간에 머무른다 생각해보세요. 쉼표의 시간 동안, 다시 만날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관계인지, 단지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려워서인지, 충분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후에 다시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죠. 


이때는 무엇보다 ‘나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별을 말하는 상대의 의견을 무시한 채 나의 감정만 앞세우는 것은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과 그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은 무척 괴롭고 참담하지만, 일단은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합니다. 


인정하고 난 후 객관적으로 관계의 모습을 바라보고 톱니바퀴의 망가진 부분을 찾아내야 합니다. 관계가 삐걱 거리는 원인이 상대방일 수도 있고, 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보다는 연애의 패턴, 가치의 불균형, 잘못된 헌신 등으로 그려진 상황과 환경이 그렇게 되도록 만든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나 다양한 저마다의 사연으로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은 현재 이별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별 직후에는 판단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렵죠. 


그래서 감정이 요동치더라도 이별을 받아들인 후, 이별에 관해 깊이 있게 다룬 칼럼을 읽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관계를 이어 붙이는 데만 초점을 맞춰 나를 마냥 내려놓고 내 세상이 상대방 위주로만 돌아간다면, 그 부작용으로 인해 끝을 내는 것이 옳았다는 결정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쉼표가 더 길어지겠죠?


여러분의 가치를 되찾고 상대방과 다음 이야기를 쓰기 위한 내면을 가꾸는 데 힘쓰셔야 합니다. 


재회란 가치와 관계의 불균형을 맞춰갈 시간이 필요할 뿐, 여전히 내 마음이 그곳을 향하고 그 사람을 원한다면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면 다시 만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고 하루하루 나의 가치를 가꾸는 데 집중해보세요.


의외로 시간이 지나고는 내가 너무 아까워서 그 사람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아질 수 있고, 내가 너무 그립다며 그 사람이 다시 찾아올 수도 있으며, 더 멋지고 예쁜 상대와 호감을 나누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외부의 환경이 아닌 내 의지로 말이죠. 


지금 이별로 너무 힘든 분들이 계신다면, 헤어진 연인들이 재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차머스>와 <재회연구소>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헤어진 이후 쓰린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석적인 칼럼들이 많이 있습니다. 칼럼을 읽으며 여러분의 상황에 직접 대입해보고 앞으로의 마음가짐과 방향을 잡아보길 권합니다. 


내가 끝내지 않으면 이야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다만 변화하지 않으면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만 기억하세요. 


모든 관계의 ‘마침표의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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