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휴직 - 해외석사 - 국내복귀
최근 내 인생 소개는 쉽다.
증권사 다니다가 장기휴직을 하고
스위스 가서 석사를 마치고 은행에서 일하다가
한국에 복귀하여 다시 직장을 다니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Kpop댄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하나 질문을 듣다보면
뭔가 대답으로 할말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쁘고
결과만 듣고 싶어하기 때문에
나도 어느 수준을 말할까 가끔 고민이 된다.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은 예상했던 대로
"왜 돌아왔어?(negative)" 인 것 같다.
거기서 있지, 왜 왔어, 거기 좋을텐데 아쉽겠다,
요즘 회사 상황 그렇게 좋지 않아,
등등의 곁다리 정보도 같이 온다.
사실 나도 이번에 내가 왜 왔는지 잘 모른다.
사람의 인생은 연속성을 띄기 때문에
그 때 당시에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계속 변하기 마련이며 생각도 계속 바뀌잖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 강아지.
내가 스위스에서 나이가 들어가는 동안,
우리 베리는 더 빠른 시간의 속도로
나이가 들며 병원을 데려가면 어느덧
'노견'으로 칭해지는 나이가 되었다.
너무 슬픈 현실이다.
게다가 내가 없는 동안 수술도 했다... ㅠㅠ
나도 내가 이렇게 스위스에 오래 있을줄 몰랐지
넘넘 미아내
스위스 생활이 너무 재밌었고,
친구들도 오지게 잘 사귀고
취미생활도 뿜뿜하면서 지냈지만,
밤에는 자꾸 꿈에 베리가 나오고
항상 너무 보고싶었다.
1인거주자라 베리를 데려오는건
강아지에게 못할일이라 절대 노노.
한국에 돌아온 이후로는
예뻐하기 바쁘고 매일 난리이다.
하하하 너무 좋다!
베리의 인생이 나보다 짧을 확률이 높으니,
베리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싶다.
지금도 베리를 무릎에 앉히고 글을 쓰고 있다.
어떤 이유든 따지고 들어가다보면 많다.
사람들이 주로 "왜?"를 물어보니까
자꾸만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거 같아서
나도 언젠가 왜일까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봤다.
그런데 내가 나에게 왜인지를 자꾸
묻다보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가?"의
문제로 계속해서 귀결되더라.
결국 "왜 돌아왔어?" 의 대답은
내 스스로에게 그렇게 중요한 질문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왜?"라는 질문은 그저 그 때 그 때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일 뿐었다.
내게 중요한 점은, 이유를 찾는 것보다는
내가 마음가는 대로 선택하고,
내가 선택한 이 길을 계속 가는 것.
인생에서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것은 내 삶이고, 나는 언제든 그 길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살고있더라.
내 삶은 내가 선택하는 대로 계속 변하고,
그렇기 때문에 의미있다!
그게 바로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항상 이런 마인드로 살아왔고,
때로는 잘 되고, 때로는 안 되더라도
그것도 내 삶의 일부분이니,
결국은 단단한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나 스스로는 그저 나를 믿는 것이다.
내가 좋으면 좋고, 내가 싫으면 싫다.
내가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하고, 아니면 만다.
난 89년생인데 나이 이야기를 꺼내며,
이젠 XXX 할 수 없다거나
해야하지 않냐거나 등의 말을
(정말 너무 오랜만에) 듣기도 했다.
거의 생각해본적이 없는 문제라
질문 자체에 적응 시간이 필요했음.
내가 주로 생각하는 나이의 문제는
진짜 물리적인 문제(춤 때문에 관절이
더 빨리 닳고 있다거나 호르몬 변화)이고
정신적으로는 정말로 별 생각이 없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많은 사람들이
나이 이야기를 해서 '맞다 여긴 그렇지' 싶었다.
스위스에서는 나이를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어.
근데 언제든 난 뭐라도 하겄지...
뭐 그게 잘 안되면 또 다른거 하겄지...
신체 나이숫자가 걸리는 무언가가 있으면
문제가 안되는거 찾겄지...
무엇이 되었든,
내가 좋아하는걸 지속하려고 하면서,
계속 나를 위한 결정을 해나갈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 걱정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이 좋고 안 좋고는
현재 시점에서의 판단인데,
또한 그 상황을 바꾸는 것도 나이다.
따라서 지금은 이렇게 판단하고 돌아온 것일뿐.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나조차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