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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나무 Jul 03. 2023

9. 독서 검사하지 않기

독서 습관을 위한 엄마의 루틴

"오늘 읽은 책은 재미있었어?"

"그냥 뭐."


아침 독서 4년 차인 두 소년들에게 내가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이 있다. 제목에도 있듯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을 위한 독서 검사는 하지 않는다. 이 정도 뜨뜨 미지근한 반응이면 책 내용이나 느낌을 더는 물어보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자녀 독서습관을 만들기 위한 나의 원칙이다.  


공부머리 독서나 문해력 향상을 위해서는 독후 활동이 필수겠지만, 이 모든 것은 독서를 좋아하고 습관처럼 나의 일부로 받아들일 때 큰 효과가 있다. 지속가능한 독서 습관을 만든 후 또는 독서 습관을 만들면서 천천히 시도하면 된다. 꾸준히 독서하다 보면 독후 활동을 할 기회는 언제든 생긴다. 나중에 충분히 발현된다.


독서를 공부처럼 성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엄마는 아이가 읽는 모든 책에 의미를 부여하고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한다. 독서 습관을 만들고자 한다면 그러지 않는 편이 좋다. 특히 자녀가 누구나 읽는다는 책, 추천도서를 읽을 때에는 더 힘을 뺀다. 유명하다는 책을 읽어주는 것도 감사하다. 어른도 서점의 베스트셀러가 모두 내 취향은 아니며 한번 읽은 책을 술술 말하기도 어렵다. 아이 독서에 대한 결과나 성과는 꾸준히 책을 읽고 있는 것 자체다. 책을 읽는 양이 많아지면 생각은 저절로 깊어진다. 인풋이 많아야 아웃풋이 저절로 나온다. 


아이들이 자발적 독서가가 아닌 경우에는 가정에서 독후 활동 없는 독서 습관을 만드는 것이 꾸준한 독서를 위한 첫걸음이다. 물론 아이의 취향에 맞고 재미있는 책이 우선이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의무적으로 독후 활동이나 테스트를 받는다면 '독서는 엄마가 내주는 어려운 숙제다.'라고 느끼기 때문에 독서하는 순간조차 스트레스로 여길 가능성이 많다.


독서 검사를 하지 않으면, 엄마는 독서 상태를 확인하려는 에너지를 쏟지 않아서 좋다. 가늘고 길게 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아이들을 위한 책을 구하는 것만으로도 고된 일인데, 독후 활동까지 신경 쓰면 아이보다 엄마가 먼저 번아웃이 올지도 모른다. 자녀 독서 습관을 위해서는 엄마가 지치지 않아야 꾸준히 할 수 있다. 


중학생이 된 큰 아들은 학교에서 독서기록장을 쓰고, 수업 시간에도 다양한 글쓰기 활동을 하고 있다. 초등학생인 둘째 아들 역시 독서기록장을 쓰고, 교과서 활동에 대한 답을 기록하고, 학교 과제로 생각글쓰기를 하는 등 글쓰기를 매일 하고 있다. 어른보다 더 다양한 글쓰기를 한다. 엄마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엄마, 이리 와봐."

"왜?"

"내가 책 읽어줄게."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묻지 않아도 스스로 인상 깊었던 장면을 말해준다. 재미있는 건 나눠야 제맛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질문에 답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때 호응을 잘해주고, 하고 싶었던 질문을 하면 된다. 


독서의 습관과 공부머리 독서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독서 습관을 먼저 만들기를 권한다. 물론 재미있는 독서가 우선이다. 독서의 양과 질 중에서는 양을 먼저 선택하시라. 여러 책 중에서 아이가 자기만의 책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양질의 독서를 함께 만들고자 하면 아이와 엄마가 지치고 질릴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독서의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다음은 독서 검사를 하지 않고 자녀 독서 습관을 만들 경우 생기는 변화이다.


- 책을 읽어주지 않아도 아이가 스스로 책 읽는 순간은 온다. 

- 그러면 엄마는 고요한 시간을 선물 받는다.

- 독서 시간을 유연하게 연장할 수 있다.

- 독서 시간을 확보해 두었으니 독서를 안 하더라도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다. 

- 중고등학생 때에도 확보한 독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 독후 활동을 추가할 수 있다.

- 아이들은 쉴 때도 자연스럽게 책을 본다.


독서 습관은 단 하루 만에 이루어질 수 없다. 단순한 행동도 내 습관으로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읽고 생각하는 뇌를 활용하는 독서는 습관으로 만들기 더 힘들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책을 만나고, 의무적인 독서 검사만 하지 않으면 독서를 꾸준히 할 수 있다.




습관 2. 독서 습관을 위한 엄마의 루틴

 - 기다려주기 https://brunch.co.kr/@cdt1004/16

 - 쉬운 책 많이 읽기 https://brunch.co.kr/@cdt1004/18 

 - 독서 검사하지 않기 (현재글)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인 두 소년은 평일에 아침 독서 1시간(6:30~7:30) 하고 있습니다.

  - 3년 동안 아침 7시에 독서했습니다.

  - 자녀 독서 기록 : https://instagram.com/readingtree_smallbig 

  - 인스타그램 @readingtree_smallb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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