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를 주문하니 육회가 나오네

폴란드 여행 -3

by 박희성

쇼팽 박물관 근처에 있는 신세계 거리는 바르샤바 최대의 번화가이자 올드 타운으로 통하는 길이라 수 많은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모여 있습니다. 지동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폴란드의 천재 코페르니쿠스의 동상을 시작으로 길게 이어진 도로 양 옆에는 수 많은 식당과 상점이 즐비합니다. 마치 서울 명동을 연상케하는 북적거림으로 어디를 지나가도 콧노래가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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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을 기점으로 거리를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폴란드 전통의상을 입고 서빙하는 레스토랑이 있는가 하면 다양한 기념품으로 눈 돌리는 기념품샵, 그리고 시원한 맥주도 함께 파는 카페는 사람이 넘쳐납니다. 거리에는 단순한 상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쇼팽의 심장이 묻혀있는 성 십자가 성당이나 1816년에 지어진 바르샤바 종합 대학 등도 있습니다. 무지한 저로서는 세계 대전의 피해자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사도 깊고 위인도 많은 나라입니다. 역시 여행은 아는 만큼 보입니다.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올 껄이라는 후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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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대학교까지 구경을 마치고 나니 벌써 시계는 1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뱃속 시계는 어떤 시계보다 정확히 울립니다. 사람이 많은 식당이 맛집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많으면 종업원을 부르기 눈치가 보여 사람 적은 레스토랑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랫만에 손님이 들어와서 종업원들이 부담스럽게 돌아가며 저에게 말을 겁니다. 추천받은 폴란드 전통 스프와 함께 고기를 먹고 싶어 아무 스테이크나 골라서 시켰습니다. 로즈 우드 색으로 어둡지만 선술집 느낌이 나게 꾸며져 있어 레스토랑은 미국 남부식 펍에 온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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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전통 스프인 쥬렉이 먼저 나왔습니다. 계란과 폴란드식 소세지가 들어간 초록빛 도는 스프인데 신맛과 감칠맛이 균형잡히게 나며 먹기 좋습니다. 입맛을 돋구기 좋아 빵과 함께 남김없이 먹고 있으니 타르타르 스테이크가 서빙됩니다. 그런데 생긴게 신기합니다. 생고기 색이 나서 포크로 찔러보니 육회입니다. 어떻게 먹는 지 몰라 물어보니 고기에 달걀 노른자를 올려 원하는 채소를 적당히 섞어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육회를 먹을 때 노른자를 꼭 섞듯이 여기서도 노른자가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육회를 먹을 때는 주로 배를 함께 먹는 우리나라와 달리 다진 피클이나 양파를 넣어 식감을 살립니다. 고소한 맛의 타르타르 스테이크는 마치 참치를 먹는 기분입니다. 폴란드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는데 우연히도, 그리고 깜짝 놀라게 만나게 되니 기쁩니다. 부드러운 타르타르 스테이크는 한입씩 입으로 사라질 때마다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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