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볕뉘 Sep 07. 2024

또 다른 집 동네 책방바베트의 만찬

동네 책방, 또 하나의 가족

매미 소리가 요란하게 울어대는 여름 뜨거운 햇살에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걷다 보면 숨이 헉헉 막힌다. 퇴근 후 집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을 돌려세워서 멈추게 하는 곳 책방!

동네 책방 바베트의 만찬이다.

한적한 동네 끝자락 빨간 벽돌집 1층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곳, 책방 문을 조심스럽게 연다. 낡은 나무 계단을 한 걸음씩 오르며, 익숙한 책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마치 오랜 친구의 집에 온 듯 편안함이 느껴진다. 맨 처음 반갑게 날 맞이하는 것은 책들이 아닌 책방 주인 별지기님이다.

예쁘고 선한 얼굴에 미소까지 아름다운 지기님은 항상 손님들을 진심으로 맞이해 준다. 세상의 고단함을 한 순간에 잊게 만드는 천사 미소는 나의 날 선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 준다.

이곳 동네 책방은 단순한 책을 파는 곳을 넘어 나에게는 또 다른 집과 같은 공간이다. 피를 나눈 혈연보다 끈적끈적한 무엇이 있는 곳 나는 이것을 '정 또는 다정함'이라 말하고 싶다. 사람이 모이는 곳. 소통하는 곳. 책을 읽는 곳.

나는 책방 문을 열 때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다른 시간의 토끼 토굴 속으로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책방은 나에게 쉼터이자, 나만의 작은 우주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나,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날이며 여지없이 책방으로 퇴근한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이 소중하고 값진 시간들을 여러분들에게도 선물해 주고 싶다. 때로는 책방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과 소소한 일상 상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을 맺기도 한다. 책방은 그렇게 나의 삶에 작지만 큰 영향을 미치며, 나를 성장시켜 왔다. 자주 오는 단골손님들과 일상을 이야기하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행복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동네 책방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동네 책방을 찾지 않는다. 책을 단순히 정보를 얻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책이 가지는 가치는 점점 잊혀 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동네 책방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 책방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고, 지식을 공유하고,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또 하나의 집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동네 책방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정신적인 성장을 돕는 소중한 공간이다.

 이중 가장 으뜸은 독서모임이다. 우리는 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열심히 의견을 소통하고 존중해 주며,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받아들일 줄 아는 어른다운 어른으로 거듭난다. 더듬더듬 말할 줄 모르는 나도 용기를 갖고 독서 모임에 참가한다.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나는 동네 책방 바베트의 만찬이 이렇게 계속해서 우리 곁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동네 책방을 찾아 책을 읽고, 책방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작은 관심과 실천이 동네 책방을 살리고,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어쩌면 동네 책방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이어주는 따뜻한 끈일지도 모른다. 이미 난 이 여행을 시작했고 멈출 생각이 없다. 내가 이 동네에 사는 한 여전히 나의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줄 바베트의 만찬 동네 책방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난 오늘도 바베트의 만찬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