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그린 아포리즘, 시로 엮은 한 줌 에세이
-양선희
누가 참숯을 한 가마 보내왔네. 쌀통에 두면 벌레를 막고, 옷장에 두면 습기를 먹고, 냉장고나 화장실에 두면 악취를 제거하고, 거실에 두면 공기를 정화하고, 장독에 넣으면 장맛이 좋아지고, 베개에 넣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곱게 갈아 물에 타 먹으면 속병이 씻길 거라며, 참이지 못한 것을 속속 흡수하는 놀라운 색을 얻은 참숯을 보내왔네.
나도 생을 잘 불태우면
한번 더 타오를 수 있는
불씨를 얻을 수 있을까
-『그 인연에 울다』, 「참숯」
-진순희
오래전, 참숯을 집안 곳곳에 두며 살던 시절이 있었다. 참숯은 쌀통의 벌레를 몰아내고, 냉장고의 악취를 빨아들였다. 장독에 넣으면 장맛이 깊어지고, 베갯속에 품으면 머리가 맑아진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끌린 것은 그 검고 선명한 빛깔이었다.
새까맣게 그을린 표면. 그 안에는 불길이 지나간 나무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다. 단단하게 굳어버린 결은 한때 푸른 잎을 피우고 햇살을 머금었던 나무의 기억을 품고 있었다. 모든 것을 태우고도 남은 흔적들. 그 고요한 존재는 아무 말 없이, 그러나 모든 것을 품어내는 듯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참숯은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었다. 더는 불꽃을 내지 않아도, 그 침묵 속에는 시간이 남긴 단단한 힘이 깃들어 있었다. 인간의 삶도 참숯과 닮지 않았을까? 불길 속에서 모든 것을 잃고 난 뒤에야, 비로소 자신의 본질과 마주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삶은 때때로 우리를 불길 속에 던진다.
희망과 욕망의 불꽃이 모든 것을 태울 때, 우리는 잃어버린 것들만을 바라본다. 그러나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는 여전히 무언가가 남는다. 그것은 재가 아니라, 가장 단단한 본질이다.
참숯도 한때는 나무였다. 바람에 가지를 흔들고 햇살을 머금던 나무는 자신의 생명을 불 속에 던져야만 참숯이 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태워낸 뒤에야, 세상을 정화하고 공간을 맑게 하는 존재로 거듭났다.
삶도 다르지 않다. 불길 속에서 모든 것을 잃었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오히려 우리 자신을 이루는 가장 순수한 정수와 마주한다.
검은 참숯 한 조각이 방 한구석에 놓여 있다. 더는 타오르지 않아도, 그 자체로 공기를 정화하고 세상을 맑게 한다. 불꽃은 사라졌지만, 그 안에 남은 흔적은 고요 속에서 조용히 이어져 간다.
모든 것을 태운 뒤에도, 삶은 여전히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을 허락한다.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것도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고요 속에 남은 맑은 숨결이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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