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그린 아포리즘, 시로 엮은 한 줌 에세이
-시집 『햇빛 두 개 더』(문학동네, 2024)
-진순희
어느 날, 서점에서 ‘우리는 어디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철학책을 찾으려 했지만, 긴장한 탓인지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먹는가”라고 말해버렸습니다. 직원은 한참을 바라보더니, 웃으며 요리 철학에 대한 책을 내밀었습니다. 엉뚱한 질문이 예상치 못한 답을 끌어내는 순간, 어쩌면 더 중요한 질문을 찾았을지도 모릅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주춤대는 순간에도 발밑의 길은 변함없이 놓여 있습니다. 잘못 들어선 골목에서 오래된 공방을 발견하는 일, 헷갈려 누른 전화번호로 뜻밖의 안부를 묻는 일, 예상과 다른 메뉴를 주문해 새로운 맛을 알아가는 일. 실수는 곧 발견입니다. 우리는 종종 우연 속에서 더 정확한 우리 자신을 찾게 됩니다.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삶의 무게를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삶이 무겁기만 했다면, 우리는 벌써 지쳐버렸을 것입니다. 가벼움이 있기에 삶은 유연하고, 실수가 있기에 길은 열립니다. 때로는 단단한 계획보다 작은 실수가 더 좋은 곳으로 우리를 이끌기도 합니다.
한 번은 지인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물으려다 순간 헷갈려 “요즘 어디 사세요?”라고 말해버렸습니다. 그 지인은 잠시 멈칫하더니, “어디 사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나요?”라고 답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실수가 삶의 본질을 건드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실수는 때때로 불편함을 주지만, 그것이 던지는 작은 파문 속에서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문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길을 잘못 들어섰기에 새로운 골목을 보게 되고, 엉뚱한 말실수 덕분에 더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삶의 가벼운 착오들은 우리를 흔들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깨달음이 있습니다.
삶은 완벽할 필요가 없습니다. 틀린 말과 어긋난 길, 실수로 남긴 흔적들조차도 결국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갑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함이 아니라, 그 속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어떤 의미를 남기는가가 아닐까요? 실수의 여백 속에서 삶의 새로운 빛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로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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