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챗GPT 생성)
브런치스토리 작가이거나, 또는 이곳에 관심을 갖고 방문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인 글쓰기에 불편을 느끼지 않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챗GPT(또는 다른 AI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잘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에게 던지는 질문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문장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이면서 잘 정리된 문장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이 기술을 그대로 챗GPT에 적용하면 됩니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출장지에서 챗GPT에게 "점심에 뭘 먹을까?"라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질문하면 실제로 내가 먹고 싶은 메뉴와 식당을 AI가 정확히 알려 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차라리 "내가 지금 [현재 주소]로 출장을 나와 있는데, 점심 먹기에 좋은 식당을 추천해 줘. 걸어서 10분 안쪽에 있으면 좋겠고, 예산은 1인당 12,000원 이내로 하고 점심은 직장 동료와 나, 이렇게 두 명이 먹을 거야. 내가 점심 식사로 선호하는 메뉴는 한식과 중식이고, 가능하면 너무 맵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추천 식당 목록 마지막에는, 내가 예상하지 못할 깜짝 추천 식당도 추가해 줬으면 좋겠어." 이렇게 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요? 조금 길어지긴 했지만, 평소에 문장 짓는 연습이 되어 있는 분이라면 이것보다 훨씬 더 정돈되고 필요한 정보는 다 들어있는 문장을 쓰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인공지능에게 질문을 하는 방법론을, 보통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이라고 합니다. 사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이미 많은 연구, 실험 및 실무 활용이 전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유튜브나 책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부하신 분들도 있을 것으로 압니다. 제가 앞에서 든 예는 애들 장난 같은 수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챗GPT와 같은 AI를 활용할 때, '일단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부터 제대로 배우고 시작해야지'라고 생각했다간, 흥미를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실 제가 처음에 챗GPT를 접했을 때 그랬습니다.
오히려 내가 평소에 하는 말투나 문체대로 질문을 쓰되, 그 질문을 일단 구체적이고 '길~~~ 게' 입력하는 연습하기 시작한 것이 저에게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다 보면, 조만간 자신에게 최적화된 질문 양식을 찾게 되겠지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들은 어떻게 프롬프트를 잘 쓰나, 하고 들여다보면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떨 때는 질문을 자세하게 하다 보니 내용이 길어져 그 양이 한 페이지를 넘어가기도 합니다. 이럴 때 드러나는 챗GPT의 장점은, 나의 긴 질문을 지루해하지 않고 참을성 있게 기다려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복잡한 문제에 관한 답변을 요청해야 할 때,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긴 프롬프트를 적어서 입력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다음은 제가 작성해 본 프롬프트 예시입니다.
나:
나는 조울증(양극성 장애) 환자이며, 여러 차례의 조증과 우울 삽화를 겪어왔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경미한 경조증 상태에서 스스로 위험신호를 감지하고 적절한 수면 조절, 자극 회피, 약물 복용 등의 방식으로 비교적 빠르게 안정적인 상태(관해기)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어. 이 상태는 나의 일상적인 사고 흐름이 너무 들뜨지도, 너무 위축되지도 않고, 감정의 진폭이 줄어들고, 타인과의 관계도 비교적 부드럽게 이루어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이 상태에서는 자기 관찰이 가능하고, 현실 감각이 유지되며, 집중력과 실행력도 회복된다는 것이야.
하지만 이러한 관해기(안정기)가 항상 오래 유지되는 것은 아니야. 외부 자극이나 내부 스트레스, 수면 리듬의 흔들림,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혹은 지나친 몰입이 방아쇠가 되어 다시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시작되는 경우도 있어. 특히 '잘 지내고 있는 나'에 대한 자의식이 높아질수록, 혹은 '이제는 회복됐다'는 성급한 낙관이 생겨날수록 균형을 잃는 일이 과거에 반복되었어. 그래서 나는 이 '관해기'라는 안정된 상태를 하나의 일시적인 결과물이 아닌, '지속 가능한 과정'으로 다루고 싶어.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질문이야. 내가 경조증에서 벗어나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에 있을 때, 이 상태를 체계적으로 유지하고, 심리적, 생물학적, 생활 습관 측면에서의 취약 요소들을 관리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전략을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 나는 생물학적 배경 지식도 갖추고 있고, 자기 관찰에도 비교적 능숙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예기치 못한 변동성 앞에서는 취약한 개인일 뿐이야. 따라서 이 질문에 대해, 정신의학적, 심리학적, 그리고 뇌신경과학적 관점까지 통합하여 체계적이고 실천 가능한 조언을 얻고 싶어.
가능하다면 다음과 같은 형태로 조언해 주었으면 해:
- 심리적 자기 관찰과 조기경고체계 구축 방법
- 일상생활 루틴 및 수면 리듬 조절 전략
- 지속적인 약물 복용과 조절
- 사회적 관계 관리
- 운동, 영양, 스트레스 대처 등 신체적 루틴 구성
- 관해기를 재정의하고, 거기에 목표를 두는 방법
답변은 가능한 한 실제 임상적 사례에 기반해서 해 주고, 내가 자기 실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구체적인 도표나 체크리스트 형태로 정리해 주면 더 좋겠어. 이 질문이 단지 '불안한 예후를 막는 일반론'에 그치지 않고, '삶의 질을 유지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대한 힌트가 되었으면 해.
(*참고로 입력 프롬프트에서 줄 바꿈을 하려면 Shift+Enter를 눌러야 실행 모드로 들어가지 않고 계속 이어서 쓸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챗GPT는 몇 가지 보완 질문을 한 뒤 다음과 같은 답변을 주었습니다(내용이 A4 3페이지 정도로 많아 항목명만 적었습니다).
챗GPT:
개인 회복 전략 노트
주제: 조울증(양극성 장애) 관해기 지속 전략
1. 심리적 자기 관찰과 조기 경고 체계 구축
2. 일상 루틴 및 수면-각성 리듬 관리
3. 약물 복용의 지속성과 조절 기준
4. 사회적 관계와 자극 관리
5. 운동, 영양, 스트레스 대처 등 신체 루틴
6. 관해기의 재정의 및 목표 설정
통합 체크리스트
마무리 조언
위와 같이 질문을 길게 하는 것은 문제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더 좋은 결과물을 내놓게 하는 데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긴 문단으로 된 프롬프트를 바로 쓰기가 어렵다면, 주요 포인트를 짚어 주고 챗GPT와 질문을 만들어 갈 수도 있습니다.
이번 글의 요지는, 특별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이론을 몰라도 비교적 쉽게 질문을 작성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평범한 사용자 입장에서 AI를 활용할 때, 질문을 잘 구성하고 그에 따라 나온 결과물의 이유를 알아보려 애쓰면서 겪는 시행착오를 통해 하나씩 배워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독자분들도 챗GPT의 입력용 빈칸이 한 줄만 표시된다고 짧은 질문만 하지 마시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길게 써 보신다면, 챗GPT로부터 의외로 풍성한 답변을 얻게 되실 지도 모릅니다.